해킹 사고 여파로 2025년 3분기 영업이익이 484억 원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영업이익이 1002% 늘어날 것으로 예측한 것이다. 이는 사고 이전이었던 2024년 3분기의 5333억 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 연구원은 "무선 ARPU 상승과 마케팅비·감가상각비 안정화로 이익 정상화 진행 중"이라며 SK텔레콤의 실적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바라봤다.
SK텔레콤은 이미 올해 2분기부터 해킹 여파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만 1조1036억 원을 거둬 지난해 영업이익 1조732억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2분기에 유심 교체 비용 등 2500억 원가량의 일회성 비용이 들어갔던 만큼 기저효과도 컸다.
가입자 지표는 실적보다 먼저 반등했다. 지난해 4분기 2175만 명까지 줄었던 휴대전화 가입자는 올해 1분기부터 순증으로 돌아섰고,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도 1분기 2만9103원으로 사고 전 수준을 되찾았다.
이익 회복은 배당 정책 복원으로 연결되기도 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10월13일 보고서에서 SK텔레콤의 배당 정책에 관해 "2026년 우수한 실적을 바탕으로 DPS(주당배당금)가 2024년 수준으로 회귀할 전망"이라며 "영업이익이 1조8천억 원이면 3320원, 2조 원이면 3540원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SK텔레콤의 2024년 주당 배당금은 분기마다 830원씩 세 차례에 기말 1050원을 더한 3540원이었다. 그해 4월에는 2024~2026 회계연도에 매년 연결 조정 당기순이익의 50% 이상을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으로 돌려주겠다는 3개년 주주환원 정책도 공시했다.
사고 이후인 지난해 10월 SK텔레콤은 3분기 배당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고, 올해 2월에는 2025년 기말배당도 건너뛰었다. 지난해 주당 배당금은 1660원에 그쳤다. 3개년 정책은 그대로 두었지만 연결 순이익이 4084억 원으로 줄면서 배당 총액도 줄었다.
올해는 1분기와 2분기에 다시 주당 830원씩 배당하기로 했다. 박종석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5월 1분기 실적발표에서 "예년 수준의 배당을 시행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 사장도 3월 정기주주총회 뒤 "실적부터 회복하는게 우선"이라며 "실적이 회복되면 그간 추진해온 주주 친화적 정책도 당연히 회복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한 바 있다.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이 끝난 직후인 내년 3월에는 1조9천억 원 가까운 현금이 들어올 예정이다. SK텔레콤은 8월27일 SK브로드밴드의 데이터센터·해저케이블 사업을 떼어 SK호라이즌을 세우고, 이 회사 지분 일부를 KKR과 IMM인베스트먼트·스톤브릿지 컨소시엄에 1조8811억 원에 넘기기로 했다.
SK호라이즌이 내년 2월 분할을 거쳐 출범하면 SK텔레콤이 지분을 넘기고 대금을 받는 구조다. 처분 일정은 관계기관 인허가 같은 선행조건 충족 여부에 따라 바뀔 수 있다. 두 투자자는 이와 별도로 SK호라이즌 신주 1조2천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거래가 끝나도 SK텔레콤은 지분 51%로 경영권을 유지한다.
1조8811억 원의 쓰임새로 공시에 적힌 것은 '성장사업 투자재원 확보'라는 처분 목적뿐이다. 매각대금을 어디에 얼마씩 쓸지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성장 투자 쪽에는 이미 약속해 둔 출자가 있다. SK텔레콤은 7월 AI 데이터센터 개발 자회사 SK하이퍼를 세우며 2030년까지 7500억 원을 출자하기로 했고, 이 가운데 4200억 원은 사업 진행에 따라 나중에 넣는다.
중장기적으로는 15GW(기가와트)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단계적으로 짓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재원은 글로벌 빅테크와 해외 자본 같은 전략적 파트너를 끌어들여 마련하는 방안을 살피고 있고, 투자 규모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SK브로드밴드 노조는 투자 계획을 확실히 밝힐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9월 성명에서 "현재 공개된 거래구조상 SK브로드밴드로 직접 유입되는 자금은 확인되지 않고 데이터센터 사업 분리에 따라 돌아오는 대가가 있는지, 분사 이후 미래 성장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회사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는 분할 이후 사업계획과 투자금액 배분은 아직 논의 중이라는 입장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투자 유치를 긍정적으로 보는 평가도 나온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10월16일 보고서에서 SK호라이즌 신설 계획을 두고 "향후 계획된 투자와 증설이 실질적 사업 성장 및 기업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사이버 침해 사고 여파에서 벗어나 무선 사업의 안정적 영업 기반을 회복하고 있다"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