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무부가 호르무즈 해협 통항과 관련해 이란과 오만이 합의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이란과 오만은 상선에 '서비스 비용' 명목의 통행료를 부과하고 싶어하지만, 미국은 이에 반대하고 있다.
선박들이 2026년 8월3일 호르무즈 해협에 갇혀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5일(현지시각) 이란 국영 통신에서 "오만 정부와 구상하는 항로의 지리적 좌표에 합의했다"며 "특정 제3자가 이 과정을 막지 않는 이상 주요 고려 사항과 합의점을 담은 양국 공동 성명은 순조롭게 최종 검토 및 초안 작성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바가이 대변인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을 향한 경고로 보인다. 이란 혁명수비대의 공식 매체인 세파 뉴스는 한 이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국의 군사적 위협이 오만과 이란 사이 합의 도달의 주요 장애물로 남아 있다"고 보도했다.
본디 호르무즈 해협은 개방된 국제 수로였으나 이란 정부는 이번 전쟁이 발발한 다음부터 해협에 관한 통제권을 강화했다. 미국은 군사적 위협과 종전협상을 통해 이란의 해협 통제권을 깨려 했으나 현재까지도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았다. 바가이 대변인도 이날 "오만과의 지속적 통행 및 해상 운송 경로에 관한 합의가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또는 즉시 개방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는 5일 소식통 발언을 인용해 "페르시아만으로 향하는 선박은 이란이 통제하는 해안선 인근 해협을 통과할 것"이라며 "페르시아만을 떠나는 선박은 오만 인근 해협을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오만과 이란의 합의안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에 통행료가 신설될 것인지 여부도 주목을 받았다. 바가이 대변인은 통행료 관련해서 아무 언급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란 정부는 이번 합의를 바탕으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정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통행료를 부과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이란 관료들은 국영 방송과 나눈 인터뷰에서 "오만과의 합의안에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 운항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화물과 유조선의 보안, 인력 배치 등을 충당하기 위한 서비스 요금이 포함돼 있다"며 "서비스 요금으로 얻은 수익은 이란과 오만이 반반씩 나눌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번 협상에 전쟁당사국인 미국은 참여하지 않았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은 이와 관련해 이날 이란 국영 방송 인터뷰에서 "이란과 오만이 협상하는 동안 미국과 별개의 협상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란과 오만이 해협 통항 체계를 정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통행료 부과에 실제로 나선다면 미국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미국은 통행료 부과를 강하게 반대하며 이란에 군사적 위협까지 서슴지 않지만, 이란의 통제권을 깨뜨리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노력이 최종적으로 실패한다면, 이란은 결과적으로 이번 전쟁으로 해협 통제권이라는 새로운 전략 자산을 확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