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여름 폭염을 산업재해 예방의 핵심 과제로 삼으면서 물류업계도 단순한 냉방시설 지원을 넘어 건강관리, 작업중지권, 디지털 안전관리 등으로 대응 수준을 높이고 있다.
과거에는 얼음물과 냉방용품 지급 중심의 대책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폭염을 노동자 안전과 직결된 경영 이슈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고용노동부가 건설업을 시작으로 주요 물류·유통기업들을 대상으로 폭염 대응 점검을 확대하면서 관련 기업들도 ‘예방 중심 안전관리 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한국의학연구소(KMI)가 쿠팡과 손잡고 택배기사들을 위한 '찾아가는 건강 관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김경연 KMI 직업환경의학센터장이 지난 11일 경기 남양주2 캠프를 방문해 택배기사들에게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주의 사항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 쿠팡CLS가 폭염을 맞는 방법, ‘종합 건강관리’로 위험 최소화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올해 폭염 대응을 개인별 건강 상태를 고려한 예방 중심 안전관리로 확대했다.
대표적 사례가 전문 의료진이 직접 현장을 찾아가는 건강관리 프로그램이다. 최근 한국의학연구소(KMI) 의료진은 남양주2 캠프를 방문해 택배기사들을 대상으로 혈압·혈당·콜레스테롤·체성분 측정과 문진을 실시하고, 개인 건강 상태에 맞는 온열질환 예방 상담을 실시했다.
이는 건강 상태에 따른 위험 요인을 사전에 파악하고 관리하는 예방 체계를 구축하려는 시도로 파악된다. 특히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등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온열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는 만큼, 맞춤형 건강 상담과 사전 관리로 폭염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현장 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CLS는 물류 작업 환경 특성을 고려해 냉기 유출 방지 커튼과 천장형 시스템 에어컨을 설치한 '차폐식 대형 냉방 구역'을 운영하며 작업자들이 무더위 속에서 충분히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CLS의 산업재해 예방 대응 체계가 ‘폭염 대응’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건강검진과 의료 상담, 작업환경 개선을 연계한 ‘종합 안전관리 점검 체계’로 전환되고 있는 셈이다.
◆ CJ대한통운이 폭염을 맞는 방법, 근무자 ‘멈출 권리’ 보장에 방점
CJ대한통운은 폭염 상황에서 현장 근무자의 자율권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대표적 사례가 업계 최초로 시행되고 있는 '작업중지권'과 '면책권'이다. 택배기사가 폭염으로 인해 건강 이상을 느끼면 배송을 중단하고 업무용 앱(애플리케이션)에 '폭염 미배송' 사유를 등록할 수 있으며, 이에 따른 불이익은 없다.
고령자나 기저질환 보유 택배기사의 경우에는 혈압·체온 등을 확인하고 필요하면 배송 물량을 조정하는 특별관리 체계도 운영한다.
휴식 기준 역시 정부 권고보다 강화했다. 체감온도와 관계없이 실외 작업은 50분 근무 후 10분 휴식, 실내 작업은 100분 근무 후 20분 휴식을 의무화했다.
또 전국 물류센터에는 자체 개발한 온습도 관측 시스템을 도입했다. 실시간 온·습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체감온도를 계산해 위험 수준을 안내하는 방식이다.
CJ대한통운의 폭염 대응은 근무자가 스스로 위험을 판단하고 기업이 이를 제도와 기술로 뒷받침하는 '현장 자율형 안전관리'로 고도화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