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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재판소원제 도입 등을 비롯한 법원개혁 3개 법안을 국회 본회의에 상정해 의결하려하자 조희대 사법부가 전국법원장회의를 열면서 조직적 반발 움직임에 나섰다. 법원장들을 앞세워 법원개혁 법안들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높이려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며 취재진들 돌아보고 있다. ⓒ연합뉴스
조희대 대법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며 취재진들 돌아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와 별도로 조희대 대법원장은 퇴임을 앞둔 노태악 대법관의 후임 대법관 후보자 지명을 이례적으로 늦추고 있다. 이를 두고 법원개혁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미루는 게 아니냐는 시선이 나온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25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에서 의장인 박영재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의 주재로 전국법원장회의 임시회의를 연다. 이번 전국법원장회의는 지난해 12월 정기회가 열린 지 두 달 만에 전격 소집됐다. 

전국법원장회의의 구체적인 안건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법원개혁 3법안 처리를 눈 앞에 두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응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조 대법원장이 최근 사법개혁에 공개적으로 반대 메시지를 잇달아 내기도 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23일 대법원 출근길에서 취재진과 만나 민주당의 법원개혁 3법안을 두고 “이번 법안들은 대한민국 사법부가 생긴 이래 80년 가까이 이어져온 사법 제도의 틀을 바꾸는 것”이라며 “헌법 개정 사항에 해당될 수도 있는 중대한 내용으로 국민들에게 직접적으로 그 피해가 갈 수 있는 문제”라고 주장했다.

조 대법원장이 법원개혁 3법안에서 ‘헌법 개정’ 사항을 언급한 것은 재판소원제 도입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읽힌다. 재판소원제는 대법원의 확종 판결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 헌법재판소가 다시 판단할 수 있도록 한 것인데 헌법 제101조 2항의 “법원은 최고법원인 대법원과 각급 법원으로 조직된다”는 규정에 위배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현직 대법원장이 직접 언론 앞에서 여당이 추진하는 법률안에 대해 헌법을 언급하며 부정적 의견을 피력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법원개혁에 대한 반감이 크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러나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민주당의 사법개혁 법안들이 헌법에 위배되는지 여부는 헌법재판소가 판단할 것이라며 조 대법원장의 주장을 통박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분명히 말한다”며 “재판소원제가 위헌이다, 아니다 자꾸 시비 걸 모양인데 위헌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건 헌법재판소에서 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어 “조희대 대법원장이 자꾸 위헌, 헌법을 운운하는데 미안하지만 헌법재판소에 그 결정권이 있다는 걸 분명 말씀드리고 더 이상 딴소리 안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대법원장이 권한에도 없는 법률의 위헌 여부를 왜 직접 언급하냐고 꼬집은 것이다. 

조 대법원장이 퇴임을 앞두고 있는 노태악 대법관의 후임 후보자를 추천을 미루는 것도 사법개혁에 대한 반발 심리가 작용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노 대법관의 임기는 오는 3월3일 종료되는데 임기가 1주일 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대법원장 추천 몫인 대법관 후보자를 제청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법관 인선은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첫 대법관 인사이기도 하다. 대법관 후보 추천위원회는 지난 1월21일 김민기(사법연수원 26기) 서울고등법원 판사, 박순영(사법연수원25기) 서울고등법원 판사, 손봉기(22기)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 윤성식(24기)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등 4명을 대법관 후보자로 추렸다. 

민주당에서는 조희대 대법원장이 법원개혁에 대한 항의하는 목적을 가지고 노 대법관 후임 대법관 후보자 추천을 ‘사보타지’를 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하고 있다. 대법관 후보자가 제청된 뒤 국회 인사청문회와 본회의 표결까지 거쳐야하는 점을 고려하면 노 대법관 퇴임 이후 대법관 공백이 불가피하다. 더구나 노 대법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장도 겸직하고 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23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을 향해 “노 대법관은 선거관리위원장이고 6월에 곧 선거가 오는데 대법관 후임도 추천하지 않고 사보타지 하는 거냐, 정부를 향해서 국회를 향해서 싸우자는거냐, 대법관 후보자를 왜 임명 안하나, 선거는 누가 치르나”고 따져 물었다.

이처럼 사법부가 조희대 대법원장을 필두로 법원개혁에 저항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민주당은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씨가 연루된 사건의 1심 재판에서 국민들의 분노를 자아낸 판결이 이어진 데다 법원개혁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것이 여론에도 불리하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더 인터뷰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을 비롯한 사법부가 저항할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저항하는 것은 ‘개혁의 도도한 물결을 거스르는 것이다’ 이렇게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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