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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이 해외 가스전의 탐사부터 도입까지 모든 과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한 바로사 가스전의 액화천연가스(LNG)를 처음으로 도입했다. 2012년 최초 투자로부터 14년 만의 결실이다.

추 사장은 직접 일궈온 LNG 사업의 성과를 밑바탕 삼아 SK이노베이션 미래 성장전략의 중추인 ‘전기화(Electrification)’ 전략의 선봉에 설 것으로 보인다.

추형욱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사장이 2024년 8월7일 SKE&S 대표 시절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SK이노베이션과 합병을 앞두고 사업 경쟁력 등을 발표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추형욱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사장이 2024년 8월7일 SKE&S 대표 시절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SK이노베이션과 합병을 앞두고 사업 경쟁력 등을 발표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24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23일 충남 보령 LNG터미널에 호주 바로사 가스전에서 생산한 첫 LNG 카고(물량)가 입항했다. 이번 물량은 호주 북서부 해상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현지 다윈 LNG터미널에서 액화해 들여온 것이다.

이번 첫 해외 LNG 카고 입항은 국내 에너지업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썼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민간기업이 해외 가스전 탐사 단계부터 참여해 개발, 생산, 도입까지 모든 과정을 독자적으로 완수한 최초 사례이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 E&S는 이번 첫 입항을 시작으로 향후 20년 동안 매년 130만 톤의 LNG를 국내에 공급한다. 한국 연간 LNG 전체 도입량의 3%에 이르는 규모다.

이번 호주 바로사 가스전의 결실은 추 사장에게도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닌 것으로 풀이된다.

추 사장은 2010년부터 SK그룹의 LNG 사업 기획 과정 전반에서 주축 역할을 맡아왔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의 사내독립기업(CIC)인 SK이노베이션 E&S(옛 SKE&S)가 바로사 가스전에 지분을 투자한 것도 2012년이다.

추 사장은 2021년 1월부터 SK이노베이션과 SKE&S가 합병한 2024년 11월까지 SKE&S 대표로서 한때 원주민의 반대로 지연됐던 바로사 가스전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추 사장은 임기 동안 호주 기후변화에너지부장관, 자원장관 등과 만남을 갖고 현지 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청하는 등 SKE&S 바로사 가스전 프로젝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해 말 인사 이전까지는 SK이노베이션 E&S 사장을 겸하며 최근까지 직접 사업을 챙기기도 했다.

SK그룹은 고 최종현 선대회장의 ‘무자원 산유국’의 꿈에서 시작해 해외 자원개발의 영토를 확대해왔다. SK이노베이션의 바로사 가스전 LNG 도입의 의미가 큰 이유다.

SK그룹은 1983년 인도네시아 카리문 광구에 처음으로 투자했고 1984년에는 북예멘 마리브 광구에서 석유를 발견하고 이어 민간기업 최초로 1987년 상업생산에 성공했다. 이후 베트남, 페루 등에서 잇따라 석유개발에 성공하며 자원빈국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기여했다.

SK이노베이션과 추 사장의 성과는 선대회장의 유지를 이어받아 경영환경 변화에 발맞춰 석유사업 중심에서 LNG로 사업분야를 넓힌다는 의미가 있는 셈이다.

최근 SK이노베이션은 해외 초대형 LNG 발전사업 프로젝트 사업자로 선정되며 사업 보폭을 더욱 확장하고 있다.

앞서 19일 SK이노베이션은 베트남 응에안성 정부로부터 ‘뀐랍 LNG 발전사업’의 사업자로 선정됐다. 가스복합화력발전소와 LNG 터미널, 전용 항만을 동시에 짓는 대규모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로 총사업비가 23억 달러(3조3천억 원)에 이르는 대규모 발전 프로젝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직접 두 차례 면담을 진행하는 등 전폭적으로 지원에 나섰던 가운데 추 사장도 수시로 베트남을 방문해 부총리 및 산업무역부장관과 만나 SK이노베이션의 사업모델 이행계획과 경쟁력을 적극적으로 설명하며 사업자 선정에 기여했다.

추 사장은 직접 키워온 LNG 사업을 필두로 SK이노베이션의 미래를 책임질 전기화 전략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의 앞으로의 경영 방향은 크게 두 축으로 명확한 편이다. 하나는 기존 사업의 수익성을 강화하고 자회사 SK온의 배터리사업의 근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사업구조 재편이다. 비핵심자산 유동화를 통한 순차입금 규모 감축, 재무구조 안정화도 비슷한 결이다.

또 하나는 전기의 생산-소비-솔루션에 이르는 완결된 가치사슬을 구축하고 글로벌 LNG 인프라를 확장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는 전기화 전략을 추진하는 데 있다.

LNG 사업은 전기화 전략을 뒷받침하는 가장 실질적 수단으로 꼽힌다. 매우 많은 양의 전기가 끊김 없이 안정적으로 공급돼야 하는 AI 시대 LNG는 친환경성과 안정성을 모두 확보할 수 있는 ‘중간다리’로서의 에너지원으로 부각되고 있다.

LNG는 석유보다 탄소배출이 적으면서도 신재생에너지의 한계인 간헐성을 보완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닌다. 원자력 발전과 견줘보면 LNG 발전은 사업 추진 기간이 짧다는 우위로 ‘적기 공급’을 할 수 있는 수단으로 꼽힌다.

SK이노베이션은 2021년 SKE&S 대표 취임 이후 저탄소 LNG, 재생에너지, 에너지솔루션, 수소 사업 등 4대 핵심사업을 기반으로 성장전략을 추진해온 ‘에너지 전문가’ 추 사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베트남 및 미주 사업개발 조직과 함께 에너지솔루션 사업단을 추 사장 직속 조직으로 편제했다.

에너지솔루션 사업단은 2024년 설립된 SK이노베이션 조직이다. 에너지 공급의 안정성에 더불어 비용절감, 탄소감축을 위한 고객 맞춤형 솔루션 제공을 담당한다. 구체적으로 SK그룹 관계사들의 전력수급을 최적화하는 사업과 AI 데이터센터 등에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추 사장은 지난해 산업의 지속가능성 및 미국과 아시아 사이 사업협력 방안을 모색한 자리에서 LNG 사업의 성과와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추 사장은 지난해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아시아퍼시픽LNG커넥트’ 세션에서 “SK는 미국 LNG 프로젝트 초기부터 핵심 장기계약 바이어로 참여해왔고 덕분에 효과적으로 리스크 분산을 실현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아시아와 미국 두 지역의 에너지 안보와 지속가능한 성장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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