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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했지만, ‘덜’ 잘했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이야기다.

진 회장은 신한금융그룹을 이끌어 2025년에 4조9716억 원이라는 사상 최대 그룹 당기순이익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 비은행 부문의 순이익도 33.6%나 늘었다. ‘역대급’ 실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 실적을 기반으로 주주환원 확대에도 힘썼다. 신한금융그룹은 주주환원율 50%라는 2027년 목표를 무려 2년이나 앞당겨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신한금융그룹을 이끌어 2025년에 4조9716억 원이라는 사상 최대 그룹 당기순이익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문제는 '리딩금융'인 KB금융그룹과의 순이익 격차다. ⓒ허프포스트코리아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신한금융그룹을 이끌어 2025년에 4조9716억 원이라는 사상 최대 그룹 당기순이익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문제는 '리딩금융'인 KB금융그룹과의 순이익 격차다. ⓒ허프포스트코리아

문제는 ‘상대평가’다. 진 회장이 이끄는 신한금융그룹은 이러한 눈부신 성과에도 불구하고 KB금융그룹의 ‘리딩금융’ 자리를 더 가까이 추격하는 데는 실패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과 KB금융이 최근 발표한 2025년 경영실적에서 두 그룹의 희비는 '은행의 성장세'와 '비은행 포트폴리오의 완성도'에서 엇갈렸다. 

◆ '리딩뱅크' 탈환한 KB국민은행, 성장판 닫힌 신한은행

이번 실적 시즌의 가장 뼈아픈 대목은 신한은행의 '리딩뱅크' 타이틀 상실이다.

2024년 3조6900억 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국내 4대은행 가운데 순이익 기준 1위를 차지했던 신한은행은 2025년 들어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됐다. 신한은행의 2025년 당기순이익은 3조77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1% 성장하는 데 그쳤다. 

반면 2024년 3위까지 밀려났던 KB국민은행은 화려하게 부활했다. KB국민은행은 2025년 3조8620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2024년 대비 18.8%라는 엄청난 성장률을 보여줬다.

순이익의 차이는 약 900억 원 수준에 불과하지만, 성장성을 살피면 뼈아픈 대목이다. KB국민은행이 두 자릿수 성장을 질주할 때 신한은행은 제자리걸음을 하며 사실상 경쟁에서 밀려난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은행의 성장성 격차는 그대로 그룹 전체 실적 격차로 이어졌다.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의 2025년 당기순이익 성장률은 각각 15.1%, 11.7%다. 두 그룹 사이 순이익 격차는 2024년 6280억 원에서 2025년 8714억 원으로 벌어졌다.

◆ '5천억 원'의 공백, 손해보험 없는 신한의 비애

비은행 부문에서는 구조적 문제가 두 금융그룹의 희비를 갈랐다. 신한금융이 비은행 부문 이익을 전년 대비 33.6%나 끌어올리며 분전했음에도 KB를 넘지 못한 결정적 원인이 '보험 포트폴리오'의 공백에 있기 때문이다.

KB금융은 KB손해보험과 KB라이프생명 모두 2025년에 순이익이 역성장(KB손해보험 –7.3%, KB라이프생명 –9.4%)했음에도 불구하고 보험부문 순이익 1조 원대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KB손해보험과 KB라이프생명은 2025년에 각각 7782억 원, 2440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반면 보험업계의 전반적 실적 감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신한금융그룹의 생명보험 계열사 신한라이프는 2025년 순이익 감소폭을 3.9%로 제한하는 데 성공했다. 문제는 신한라이프의 선방에도 불구하고, 손해보험사의 부재가 크게 다가왔다는 것이다. 

신한금융그룹의 포트폴리오에는 KB손해보험과 같은 대형 손보사가 없다. 이 때문에 보험 부문에서만 순이익 기준 5천억 원 이상의 순이익 차이가 발생하게 됐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전체 순이익 격차(8714억 원)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규모다.

◆ 흔들리는 '효자' 신한카드, 신한투자증권의 약진은 '위안'

믿었던 '효자' 계열사 신한카드의 부진도 신한금융의 추격 동력을 약화시켰다.

삼성카드와 카드업계 1위 경쟁을 하고 있는 신한카드는 경기 침체와 대출 규제, 고금리 등 경제 상황과 대손충당금 적립 여파로 2025년 당기순이익 4767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6.7% 역성장 한 수치로, 순이익 기준 카드업계 1위인 삼성카드와의 순이익 격차는 925억 원에서 1692억 원으로 대폭 벌어졌다.

KB금융지주의 카드계열사인 KB국민카드 역시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18% 줄어든 3302억 원을 기록했지만, 순이익 절대 수치 기준 신한카드의 낙폭이 더 컸던 탓에 두 회사 간 순이익 격차는 2024년 1694억 원에서 2025년 1465억 원으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신한금융그룹의 위안거리는 신한투자증권의 약진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전년(1792억 원) 대비 113% 급증한 3816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그룹 내 비은행 성장을 주도했다. 물론 6740억 원을 벌어들인 KB증권과의 '체급 차이'는 여전하지만, 성장률면에서는 순이익이 15.1% 증가한 KB증권을 압도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2025년은 신한금융에게 가능성과 과제가 동시에 드러난 해가 됐다”라며 “KB금융과의 격차가 구조적으로 굳어지고 있다는 우려를 지워나가는 것이 2026년 진옥동 회장의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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