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차 종합특검’의 후보자로 전준철 변호사를 추천했던 일과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이 강한 불쾌감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내에서 정청래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졌다. 친명(친이재명)계인 이건태 민주당 의원이 이번 특검 추천의 경위를 따져물으며 친청(친정청래)계 최고위원인 이성윤 민주당 의원의 최고위원직 사퇴를 요구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이건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국호 소통관에서 2차 종합특검 추천과 관련해 당 지도부의 해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건태 페이스북
이건태 민주당 의원은 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5일 2차 종합특검으로 조국혁신당이 추천한 권창영 변호사를 임명했다”며 “전준철 변호사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으로 기소된 김성태 전 회장의 변호를 맡았던 경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성윤 최고위원과 정청래 대표 지도부는 전준철 변호사가 김성태의 변호인이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추천했나”며 “전준철 변호사를 민주당이 특검 후보로 추천한 경위를 국민 앞에 투명하게 밝혀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이 전 변호사를 2차 종합특검 후보자로 추천하게 된 배경에는 서울중앙지검장 출신이자 현재 민주당 최고위원인 이성윤 의원의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전 변호사는 이성윤 의원이 서울중앙지검장을 맡았을 때 반부패수사부장으로 호흡을 맞췄던 관계다.
이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자신이 전 변호사를 적극 추천했으며 전 변호사가 수사능력이 뛰어난 검사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 변호사는 이 의원을 통해 전한 입장문에서 “제가 변론을 맡았던 부분은 쌍방울 측 임직원들의 개인적 횡령, 배임에 대한 것이었고 대북 송금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연합뉴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은 전 변호사가 추천됐다는 보고를 받은 뒤 강한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MBC는 청와대 관계자가 “이 대통령이 ‘이런 사람을 추천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 ‘순수한 의도로만 보이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보도했다.
여당인 민주당에서 검찰이 ‘이재명 죽이기’라는 의도를 가지고 수사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의 변호를 맡았던 인물을 특검 후보자로 추천하는 게 말이 되냐는 취지다. 이 때문에 민주당 중진 의원들도 이번 특검 추천과 관련해 정청래 지도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4선이자 원내대표를 지낸 바 있는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당 지도부는 제정신이냐. 검찰 정권의 내란 계엄을 뚫고 이재명 정부를 탄생시킨 우리 당원들이 얼마나 참담하겠느냐”며 “정청래 대표는 추천 경위 등 사실관계를 조속히 밝히고, 엄중히 문책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전현희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 “김성태 변호인 출신을 민주당이 추천한 것은 정치검찰 피해자인 이재명 대통령을 모독한 것과 다름이 없다”며 “지도부는 인사추천 참사에 대해 대통령과 국민께 사과하고 당원들께서 납득할 수 있는 후속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가 최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강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내부 갈등이 이번 특검 인선 참사를 계기로 '정청래 지도부'에 대한 불신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국회 법사위 민주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특검을 추천할 때 법사위와 상의를 하는데 전혀 소통이 없었다"며 ”검찰 카르텔이 사방에서 작동하는 것 같다. 당내에도 깊숙이 들어와 있는 것 같다. 분노한다“고 비판한 뒤 당 지도부의 해명을 요구했다.
박홍근 의원은 정청래 대표를 겨냥해 “논란 키우는 일 더 벌이지 말고 기본 당무나 꼼꼼히 챙기라’는 당 안팎의 목소리를 무겁게 새겨주셨으면 한다”고 직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