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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상호관세의 위법성을 다루는 판결을 또 미뤘다. 당초 이번 주 결론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론이 나지 않으면서 연방대법원이 행정부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를 재편집한 것. ⓒ 허프포스트코리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를 재편집한 것. ⓒ 허프포스트코리아

25일 외신보도를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부과의 위법성을 다투는 연방대법원 재판은 빨라야 올해 2월 말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4주 휴정 일정이 잡혔기 때문이다.

영국 가디언은 현지시각으로 20일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광범위한 관세조치 합법성에 대해 판결을 내리지 않았다”며 “대법원의 판결일은 현재 명확하지 않다”고 보도했다.

뉴욕포스트는 “대법관들이 4주간의 휴회에 들어가면서 판결이 내려질 수 있는 가장 빠른 시점은 2월20일”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대대적인 관세 정책을 도입했다. 2025년 4월 전 세계를 대상으로 발표한 상호관세도 여기 포함된다. 하지만 직격탄을 맞은 수입업체들이 관세조치가 위법하다며 소송에 나섰고 1심과 2심은 대통령이 IEEPA를 근거로 관세를 부과할 수 없다며 위법 판결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에 연방대법원이 판결 일정을 늦추는 것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막강한 권한에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연방대법원이 대통령의 권한 행사에 제동을 건 역사적 사례가 새삼 주목을 끌고 있다.

대표적으로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군사위원회 설치에 제동을 건 사례와 한국전쟁 중 해리 트루먼의 철강기업 강제수용을 막은 사례, 프랭클린 루즈벨트(FDR) 대통령의 뉴딜정책에 대한 견제가 꼽힌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군사위원회 사건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를 재편집한 것. ⓒ 허프포스트코리아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를 재편집한 것. ⓒ 허프포스트코리아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2006년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범죄자들을 군사위원회에서 재판하려고 했다.  

하지만 연방대법원은 부시 행정부가 이런 군사위원회를 설치할 권한이 없으며, 의회의 승인이 없었다는 점을 문제로 삼았다. 결국 연방대법원은 부시 행정부가 제네바 협약과 군사 정의 통일법(UCMJ)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이 판결은 테러와의 전쟁 같은 비상상황에서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행정권한의 한계를 명확하게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히 의회 승인 없이 이뤄진 것이 주된 쟁점으로 떠올랐다는 점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부과 재판과 닮아 있다.

 

한국전쟁 당시 트루먼의 철강공장 강제수용에 대한 제동

한국전쟁 당시 해리 트루먼 미국 대통령은 전쟁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철강 파업을 막기 위해 철강공장을 강제 수용한 적이 있다. 트루먼 대통령은 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4월 구체적 법령에 근거하지 않고 대통령의 일반적 권한에 기초해 강제 수용에 나섰다. 

전쟁 상황에서 파업이 발생하면 국방 계약업체들에게 심각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 철강 생산시설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한 것이다.

하지만 연방대법원은 트루먼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사유재산을 몰수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 사건은 비상상황에서도 대통령의 권한이 제약될 수 있다는 원칙을 확립했다는 점에서 미국 법조계에서 중요한 판결로 여긴다.

프랭클린 D. 루즈벨트 전 미국 대통령.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를 재편집한 것. ⓒ 허프포스트코리아
프랭클린 D. 루즈벨트 전 미국 대통령.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를 재편집한 것. ⓒ 허프포스트코리아

 

프랭클린 루즈벨트(FDR)의 뉴딜정책과

대법관 증원 정책(Court Packing Plan)

연방대법원과 대통령 사이 갈등이 절정으로 치달은 가장 대표적 사례로는 프랭클린 D. 루즈벨트(FDR)의 뉴딜정책과 관련된 대법관 증원 정책 사건이 꼽힌다.

루즈밸트 대통령 제1기 행정부 때 미국 연방대법원은 보수적 다수파로 구성돼 있었다. 이런 대법관 구성 때문에 연방대법원은 민주당 소속이었던 루즈벨트 대통령이 1930년대 초 대공황을 극복하기 위해 추진한 뉴딜정책과 관련해 위헌이라며 가로막았다. 보수 성향의 법관들이 대통령의 권한에 제동을 건 정치적 판결을 내놓은 것이다.

이에 루즈벨트 대통령은 1936년 두 번째 대통령 선거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둔 뒤 연방대법관의 수를 늘리는 대법관 증원정책(Court Packing Plan)을 제안한다. 이 정책은 대법관을 최대 6명까지 신규 임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대법관 수를 늘려서 보수적 대법관의 영향력을 줄이려 했다.

그런데 루즈벨트 대통령이 이런 정책계획을 공개한 뒤 미국 연방대법원의 다수파인 보수 법관들은 태도를 바꿔 뉴딜정책을 승인하는 판결을 잇달아 내놨다.

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자신의 관세 부과 정책을 연방대법원이 가로막는다면 다른 정치적 승부수를 던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에 대한 퇴진 압력을 노골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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