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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연구개발(R&D) 양대 축인 R&D본부에 이어 첨단차본부(AVP) 수장 선임으로 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기술 경쟁력 강화, 특히 자율주행 분야의 진일보를 위한 리더십 체계를 완성했다.

지난해 말 테슬라의 신규 자율주행기술(FSD·완전자율주행) 출시 및 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나타난 AVP본부장 공백이 겹치며 현대차그룹 안팎에서 자율주행 경쟁력을 놓고 의구심이 적지 않았다.

현대차가 자율주행 사업 이끌 새 AVP본부장 소개하며 '압도적 역량'을 강조했다 : 테슬라·엔비디아 출신 박민우 사장
박민우 현대자동차그룹 AVP본부장 사장. ⓒ 현대자동차그룹.

정 회장은 국내에서 포티투닷 방문 등으로 자율주행 의지를 지속해서 강조한 데 이어 미국 계열사 모셔널의 로보택시 시연, 무게감 있는 신임 AVP 본부장 영입까지 마무리하며 자율주행 사업화에 재차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송창현 전 AVP본부장 사장보다 완성차업계의 특성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은 과거와 비교해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후임 AVP본부장으로 테슬라와 엔비디아에서 자율주행 양산 및 상용화를 이끈 박민우 전 엔비디아 부사장을 사장으로 영입한 것에 시선이 쏠린다.

박 사장은 1977년생으로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에서 전기전자공학 석사학위 및 컴퓨터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2015년 3월부터 테슬라, 2017년 6월부터 엔비디아에서 근무한 자율주행 기술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경쟁력이 기로에 서 있는 현시점에서도 초대 AVP본부장인 송 전 사장에 뒤를 이어 외부 영입 인사로 자리를 채웠다. 현대차그룹 외부에 존재하던 자율주행 리더십을 적극 들여와야 한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 사장이 엔비디아에서 부사장까지 오른 핵심 경영진이었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엔비디아가 최근 CES 2026에서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모델 ‘알파마요’를 공개한 것과 연계해 현대차그룹이 엔비디아와 이 분야에서 협력관계를 맺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알파마요는 완성차업체가 자율주행 AI를 설계하지 않아도 되도록 하는 기반 모델이다.

박 사장은 향후 현대차그룹과 엔비디아에 가교 역할 그 이상을 할 수 있을 만큼 엔비디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엔비디아에 2017년 입사한 뒤 시니어매니저부터 2년마다 승진을 멈추지 않으며 6년 만에 부사장에 올랐다. 게다가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극소수 임원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다.

박 사장이 걸어온 길을 보면 기존에 송 전 사장이 가져왔던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전략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송 전 사장은 현대차그룹 자율주행의 주력 장치를 라이다에서 카메라로 전환하는 일을 추진했다. 실시간으로 AI가 상황을 판단할 수 있고 데이터 축적량에 따라 수행능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할 수 있는 카메라 방식의 장점을 살린 것이다.

카메라 방식의 자율주행기술의 대표주자가 테슬라인데 박 사장이 테슬라에서 이 분야의 기술개발을 주도했다.

박 사장은 컴퓨터 비전 기반 테슬라 최초의 ‘테슬라 비전’을 설계하고 개발을 주도했다. 기존 외부 솔루션에 의존하는 기술구조를 벗어나 자체 카메라 중심의 딥러닝 시스템을 구축하며 자율주행 기술이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중심 구조로 전환하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컴퓨터 비전은 이미지나 비디오에서 정보를 추출하고 분석해 의사결정을 돕는 AI 분야 가운데 하나로 쉽게 말해 컴퓨터로 시각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이다. 박 사장의 링크드인 페이지에 따르면 박 사장은 테슬라 최초의 공식 컴퓨터 비전 엔지니어이기도 하다.

반면 박 사장이 전임자와 가장 큰 차이를 지닌 것은 자율주행 기술의 상용화를 경험했다는 점, 완성차업계 안팎의 생리를 경험했다는 점이다. 모두 지금까지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자율주행 시장 경쟁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했던 것을 극복할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완성차 산업은 개발한 기술을 강도 높은 실전 검증에 적용해 상용화 단계로 나아가야 하는 분야로 꼽힌다. 업계의 다소 딱딱한 내부 문화와 함께 지금까지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분야에서 부족했던 부분으로 지적된다.

박 사장은 최근까지 엔비디아에서 자율주행 개발 체계 전반을 구축하고 소프트웨어의 양산 및 상용화까지 이끌었다.

특히 벤츠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과 진행한 양산 프로젝트를 통해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플랫폼의 차량 적용을 성공적으로 추진한 경험이 있다. 양산 능력에서는 현대차그룹과 비교할 수 없지만 테슬라에서도 일하며 완성차업계의 업무 방식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리더십 공백에 따른 구성원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재차 외부 영입이라는 정면돌파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압도적 역량과 성과에 기반한 박 사장을 새 리더십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박 사장은 테슬라에서는 자율주행 기술을 실제 차량에 적용하는 과정을 깊이 이해하며 소프트웨어 중심 혁신을 주도했다”며 “이후 엔비디아에서는 자율주행 기술을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는 플랫폼 전략에 참여했다”고 평가했다.

박 사장은 현대차그룹 AVP본부장으로 선임되며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중심차(SDV)와 자율주행을 넘어 로보틱스를 아우르는 피지컬 AI 경쟁력을 빠르게 현실화할 기반을 갖춘 기업”이라며 “다음 세대의 지능형 모빌리티를 이끌어 가고 세계 혁신의 기준이 되는데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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