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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이 1년 만에 ‘조 단위’ 영업이익을 회복하며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매출 감소에도 이익창출력을 높이며 2020년 12월 분사 이후 본격적으로 실적이 본궤도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LG그룹이 LG디스플레이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주요 계열사들이 주춤한 성적표를 거두고 있는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이 실적을 떠받치고 있는 모양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사장. ⓒ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사장. ⓒ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사업을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는 지속되고 있다. 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을 일컫는 ‘전기자동차 캐즘’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배터리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수장 가운데 유일하게 입사 때부터 배터리 분야에서만 일한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 ‘9조 수주 증발’ 포드발 계약 해지 충격, 부진은 이보다 더 빠른 4분기부터?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연결기준 매출 23조2864억 원, 영업이익 1조4303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9% 줄지만 영업이익은 149% 뛰는 것이다.

올해 전반적으로 실적 후퇴를 피하지 못했던 LG전자, LG화학(LG에너지솔루션 제외), LG이노텍 등 주요 계열사들 속에서 LG그룹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최근 포드와 2달 전 맺었던 9조 원대 배터리 공급계약이 취소되면서 중장기 실적 공백 우려가 나오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7일 유럽을 공급지역으로 하는 포드와 9조6031억 원 규모의 계약이 해지됐다고 공시했다. 포드가 일부 전기차 모델 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후속 절차다.

다음날 삼성증권 LG에너지솔루션의 목표주가를 기존 55만 원에서 48만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2027년부터 매출에 반영될 예정이었던 포드와 대규모 계약이 사라지면서 중장기 실적 전망에 경고등이 커졌다는 관측이다.

당장 4분기에도 GM에 공급하는 배터리 출하량이 감소하면서 올해 처음으로 분기 기준 영업손실을 볼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전기차 수요의 감소가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 유일한 ‘원조’ 배터리 전문가 김동명, AMPC 이외의 카드 준비한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의 수익성에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세액공제(AMPC)의 비중이 매우 큰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AMPC 수취 금액을 제외하면 9천억 원가량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올해도 AMPC를 빼면 2천억 원대 적자가 예상된다.

AMPC는 배터리 등 친환경 제품을 미국에서 생산하면 그 규모에 맞춰 세액공제를 제공하는 제도다. 배터리 공장 건설에 2~3년가량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AMPC로 얻는 효과는 2024년 3월부터 공식 임기를 시작한 김동명 사장이 취임하기 이전에 계획된 증설에 따른 결과로 볼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지역 연간 배터리 생산능력은 2022년 말 15GWh(기가와트시)에 그쳤던 올해 말 기준 112GWh로 늘어난다.

바꿔 말하면 김 사장이 배터리 분야의 전문성을 살려 전기차 캐즘을 뚫어낼 자신만의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기도 한 셈이다.

김 사장은 1969년생으로 연세대학교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 재료공학과에서 박사학위까지 취득한 뒤 1998년 배터리 연구센터로 LG화학에 입사해 지금까지 배터리 분야에서만 30년 가까이 일해 왔다.

현재 국내 배터리3사 대표이사 가운데 유일하게 배터리 ‘외길’을 걸은 인물이다. 각 사의 전임자들을 모두 포함해도 김 사장처럼 배터리 한 분야에만 몸을 담은 리더는 찾을 수 없다. LG에너지솔루션도 김 사장을 선임하면서 “배터리 사업 전반에 대해 다양한 경험을 확보하고 있는 ‘최고 전문가’”라고 강조했다.

◆ 발 빠른 ESS로의 전환, 중장기 폼팩터 다양화도 추진

김 사장은 전기차 불황에 대응하기 위해 신속하게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향후 글로벌 변동성이 커지면서 전기차 중심의 수요 성장세가 둔화했지만 북미를 중심으로 ESS용 배터리 사업 기회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LG에너지솔루션이 최근 시장 데이터를 토대로 전망한 글로벌 배터리 수요를 보면 지난해 예측과 비교해 전기차용은 향후 3년 동안 연평균 성장률이 23%에서 19%로 감소하는 반면 ESS용은 같은 기간 24%에서 30%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사장은 올해 6월부터 미국 미시간 공장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 가운데 17GWh 규모를 ESS용 리튬·인산·철(LFP)배터리 라인으로 전환하는 결정을 내렸다. 북미에서 ESS용 LFP배터리를 곧바로 생산해 공급하는 유일한 업체로의 강점을 선점한 것이다.

이어 연간 글로벌 ESS용 배터리 생산능력을 올해 말 30GWh에서 내년 말 50GWh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가운데 미국에서는 전체 80%가량인 40GWh 생산능력을 구축해 북미 시장을 공략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인사와 조직개편에서도 ESS에 힘을 실었다. 올해 LG에너지솔루션이 전무 승진 1명, 상무 신규선임 6명 등의 임원인사를 실시한 가운데 유일한 전무 승진자로 김형식 ESS전지사업부장이 이름을 올렸다. 또 ESS전지사업부의 조직 규모와 역량을 대폭 보강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김 사장의 전략이 빛을 볼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내년 LG에너지솔루션의 ESS용 배터리 매출은 9조 원대, 영업이익은 2조 원대를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예측치와 비교하면 매출은 3배 이상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기존 수백억 원대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이는 것이다.

우상향 전망이 여전한 전기차 배터리 수요에는 폼팩터(배터리 종류) 다양화로 대응할 여력을 마련하겠다는 복안도 지니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2월부터 GM과 함께 각형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이는 2028년 양산해 GM의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한다는 계획이다. 고객사인 완성차업체별 전략이 세분화하는 데 발을 맞춰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파우치형, 원통형, 각형 배터리를 모두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장기적으로 성능이 우수한 삼원계(니켈·코발트·망간, NCM)배터리와 가격 경쟁력이 높은 LFP배터리의 중간 영역에 해당하는 리튬망간리치(LMR)배터리를 각형으로 구현한다. 또 ESS용으로도 각형 LFP배터리 개발을 추진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에서 중국 업체의 ESS용 배터리 공급이 제한된 만큼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핵심 역량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전기차 시장 전반이 점차 성숙해 가는 과정에서 가격, 폼팩터 등에서 다양한 제품군을 확보한 기업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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