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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 국민의힘이 지방선거 전에 당명을 바꿀 수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보수정당은 선거 국면에서 '쇄신' 이미지를 구축하고자 여러 차례 당명을 변경해 왔는데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방선거 앞둔 국민의힘에서 '당명 변경' 얘기 솔솔, 화려하고 현란했던 당명 변천사 살펴봤다
국민의힘이 5년여 만에 당명을 바뀔지 관심이 집중된다. ⓒ뉴스1

17일 정치권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최근 소속의원 50여 명과 만남을 이어가며 소통하고 있는 가운데 당명 변경 가능성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당 지지도 정체를 극복하기 위해 ‘재창당 수준’의 혁신을 요구하며 그 일환으로 당명부터 바꾸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은 16일 국민의힘 재선 의원 모임인 ‘대안과 책임’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지방선거 관련 토론회에서 “혁신은 가죽부터 벗기는 진통이라고 하는데 우리 당의 당명이라는 껍데기부터 벗겨야 할 때다”라며 “체질까지 바꾸고 여러 노력을 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국민의힘 소속 유정복 인천시장도 “19대 (총선) 때도 이명박 정부의 낮은 지지율 속에서 당명을 새누리로 바꾸고 당색을 빨간색으로 바꾸는 혁신으로 구태에서 벗어났다”고 당명 변경 추진에 힘을 실었다.

유 시장의 말처럼 보수정당 당명 개정은 주로 분위기 쇄신 목적으로 이뤄졌다. 특히 당 지지도가 급락하거나 선거를 앞두고 당의 노선 변화 필요성이 분출되면 당명이 바뀌는 경우가 많았다.

보수정당의 뿌리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자유당’이나 박정희 정권 시절 17년 넘게 유지됐던 ‘민주공화당’(공화당)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지만 현재 국민의힘의 시초는 1990년 김영삼, 노태우, 김종필의 ‘3당 합당’으로 만들어진 ‘민주자유당’(민자당)으로 보는 것이 적합하다.

민자당은 1992년 대선 승리로 노태우 정부에 이어 김영삼 정부까지 재집권에 성공했지만 김영삼 정부 출범 이후 YS계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민정계와 김종필계를 제치고 당 주도권을 장악하는 과정에서 당내 갈등이 심화됐다.

이에 김영삼 전 대통령이 중도보수를 지향하며 바꾼 당명이 ‘신한국당’이다. 신한국당은 전두환·노태우와 연결된 인사들을 쳐내고 이른바 YS 키즈라 불린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같은 인물을 대거 영입했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의 아들 김현철씨 비자금 사건과 IMF 외환위기 등이 겹치면서 신한국당의 지지도는 급락했고 당시 보수진영의 대권주자였던 이회창 신한국당 총재는 15대 대선 직전인 1997년 11월 통합민주당 내 조순계와 손을 잡은 뒤 ‘한나라당’을 창당했다.

한나라당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7년 대선에서 승리하며 집권하는 데 성공하는 등 꽤 오랜기간 이어지는 듯 했으나 2012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이 전 대통령의 레임덕과 당 지지도 하락이라는 상황을 맞자 당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당 혁신 일환으로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바꿨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새누리당은 과감한 혁신 드라이브로 19대 총선에서 100석도 얻지 못할 것이란 예상을 뒤엎고 152석을 차지하며 승리했다. 같은 해 치러진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되며 재집권에도 성공하며 전성기를 누리기도 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말기인 2016년 터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이은 ‘박근혜 탄핵’으로 새누리당은 몰락했고, 2017년 인명진 비대위원장 체제에서 전통적인 보수 이미지를 강조하는 ‘자유한국당’으로 간판을 바꿨다.

‘자유한국당’은 기대와 달리 2017년 대선과 2018년 지방선거 및 재보궐 선거까지 연이어 패배했고 21대 총선을 앞두고 보수진영의 ‘통합’이 화두로 떠오르자 3년 만에 ‘미래통합당’으로 당명을 교체했다. 박형준 통합신당준비위원장은 2020년 2월 “통합의 가치, 연대의 의미를 담는 차원에서 통합신당의 명칭을 미래통합당으로 결정했다”고 당명 변경 이유를 설명했다.

총선용 당명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미래통합당은 21대 총선의 참패로 보수정당 당명 역사에서 가장 짧은 7개월밖에 유지되지 못했다. 미래통합당은 2020년 9월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에 초점을 맞춘다는 의미를 담은 ‘국민의힘’이란 당명을 갖게 됐다.     

아이러니하게도 국민의힘은 처음 당명을 지을 때와 달리 중도층으로의 외연확장에 실패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당명 변경 요구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 위기 타개책 중 하나로 당명 변경이 언급되는 상황을 두고 조롱섞인 비판도 나온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페이스북에서 “당 이름을 바꾼다고 몸에 잔뜩 묻은 x이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는 장동혁은 더 찌질하다”고 꼬집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12·3 불법 비상계엄에 대해 확실히 절연하지 않은 채 당명만 바꿔서 체질개선이 되겠냐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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