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참고인 자격 소환 요청에 불응한 것을 두고 5일 정치권에서 이른바 '배신자' 프레임을 벗어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인근 쪽문에서 12·3 비상계엄 1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스1
한 전 대표는 '보수 분열(이간계) 프레임'을 막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4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2024년 4·10 총선 당시 국민의힘을 이끈 사람으로서 총선에서 경쟁했던 상대당 더불어민주당이 정한 민중기 특검의 분열시도에 응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은 김영선 전 의원과 김상민 전 부장검사를 모두 경선자격조차 주지 않고 컷오프 처리했다"며 "절차에 따라 컷오프한 공천에 대해 민주당이 단독으로 정해 정치적 편향이 있는 특검에게 더 이상 보태줄 말이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한 전 대표의 결정이 정치적 셈법이 깔린 행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한 전 대표는 특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경우 '배신자' 프레임이 씌워질 것을 우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 전 대푝 특검에 협조하는 모양새가 연출될 경우 보수 지지층이 와해되거나 자신에게 비난의 화살이 쏠릴 것을 피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만약 한 전 대표가 특검의 포토라인에 선 뒤 참고인 진술을 할 경우, 윤 전 대통령의 사법적 처벌에 힘을 보태는 이른바 '스모킹 건'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한 전 대표는 진술자체를 거부하거나 지연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법적으로 수사기관은 피의자나 참고인에게 출석을 요구할 수 있다. 피의자의 경우 통상적으로 3차례 가량 정당한 사유 없이 소환에 응하지 않으면 영장을 청구해 신병을 확보하게 된다. 하지만 참고인은 재량에 따른 임의출석을 요구하는 것이어서 강제로 구인하기 어렵다는 차이가 있다.
민중기 특검에서 확인하려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은 김상민 전 부장검사가 김건희씨 측에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건네면서 지난해 국회의원 공천을 청탁했다는 내용이 뼈대다. 이 시기는 한동훈 전 대표가 대표로서 공천권과 관련된 업무를 보고받고 관장하던 시기다.
김건희씨는 총선을 앞두고 창원 의창구를 지역구로 둔 김영선 전 의원 측에 의창구에서 김상민 검사가 당선될 수 있도록 지원하라는 취지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상민 전 부장검사는 공천심사 과정에서 탈락했지만 4개원 뒤인 지난해 8월 국가정보원 법률특보에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