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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무관한 자료사진. ⓒRonald Langeveld, No Revisions on Unsplash
기사와 무관한 자료사진. ⓒRonald Langeveld, No Revisions on Unsplash

한낮 기온이 30도를 넘보기 시작하면서 모기의 계절이 성큼 다가오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서울시가 발표하는 모기예보에 따르면 5월 현재 모기 활동 지수는 아직 ‘관심’ 단계이지만 수치가 20점대를 지난 30점대 후반으로 진입했다.

모기는 흡혈을 통해 병원체를 퍼뜨리는 곤충이다. 매년 수십만명이 모기가 퍼뜨리는 전염병에 목숨을 잃고 있다. 모기가 피를 빠는 이유는 알을 낳는 데 필요한 영양분을 얻으려는 것이다. 따라서 모든 흡혈 모기는 암컷이다. 보통 피를 빨고 이틀 후 산란을 한다.

모기가 흡혈 대상을 찾는 주요 수단 가운데 하나가 후각이다. 사람을 비롯한 숙주의 신진대사 활동 과정에서 방출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이 모기의 후각기관을 자극해 모기를 유도한다.

그러나 모기가 접하는 건 자연적인 체취만이 아니다. 매일처럼 쓰는 비누나 향수, 피부관리제품의 화학물질도 모기의 후각을 자극한다. 몸을 씻은 후 나는 냄새의 60% 이상은 자연 체취가 아닌 비누에서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냄새물질에 노출된 모기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미국 버지니아공대 연구진이 미국에서 많이 쓰이는 네가지 비누(다이얼, 도브, 네이티브, 심플 트루스)로 실험한 결과를 공개학술지 <아이사이언스>에 발표했다. 네 가지 비누는 모두 과일향이나 꽃향이 나는 제품이다.

 

같은 제품이라도 사람마다 반응 정도 달라

기사와 무관한 자료사진. ⓒSincerely Media on Unsplash
기사와 무관한 자료사진. ⓒSincerely Media on Unsplash

연구진은 4명의 실험 참가자를 모집한 뒤, 이들의 한쪽 팔뚝을 나일론 천으로 감싸 체취를 수집했다. 연구진은 다음엔 약 1g의 비누로 다른쪽 팔뚝을 씻고, 물로 헹군 뒤 나일론 천을 감싸 체취를 다시 수집했다.

그런 다음 비누로 씻기 전과 후의 천을 각각 별도의 용기에 넣은 뒤, 16~25마리의 이집트숲모기를 주변에 풀어놓고 모기들의 반응을 살펴봤다. 이집트숲모기는 뎅기열, 지카바이러스 등의 병원체를 옮기는 모기다.

연구진이 체취를 섬유에 흡착시켜 실험에 사용한 것은 사람의 날숨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CO₂)나 체온의 모기 유인 효과를 배제하기 위한 것이다.

실험 결과 4가지 비누 가운데 3가지는 오히려 모기를 유인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플 트루스는 모든 참가자로부터, 도브는 세명으로부터 모기를 끌어들이는 효과를 보였다. 다이얼은 상대적으로 모기 유인 효과가 적었다.

반면 코코넛향이 나는 비누(네이티브)는 유일하게 모기를 쫓는 효과를 드러냈다. 특히 네이티브 제품을 쓴 한 참가자의 나일론 천에는 모기가 강한 기피 반응을 보였다. 연구진은 “코코넛오일에 포함된 특정 지방산이 모기를 비롯한 곤충을 쫓는다는 기존 연구를 확인해준 흥미로운 결과”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화학 분석 결과 비누에 있는 벤즈알데히드, 벤질벤조산, 감마노나락톤 등의 화합물이 모기를 쫓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비누향 바꾸는 것만으로도 효과 볼 수 있어

기사와 무관한 자료사진. ⓒNathan Powers on Unsplash
기사와 무관한 자료사진. ⓒNathan Powers on Unsplash

이번 연구는 개념증명 차원이긴 하지만 비누 냄새가 사람의 체취와 결합해 모기의 행동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친다는 걸 보여줬다. 그러나 그 정도와 방향은 사람마다, 비누마다 달랐다. 연구를 이끈 클레망 비노제 교수(생화학)에 따르면 한 지역에 있는 인간 숙주의 약 20%가 모기 매개 질병 전파의 약 80%를 차지한다. 모기에 더 잘 물리는 사람이 있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앞으로 더 많은 참가자와 더 많은 비누 제품으로 연구를 확장하고, 비누의 모기 유인 또는 퇴치 효과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도 조사할 예정이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은 피부관리 제품이 모기를 유인하거나 퇴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함으로써 사용자 친화적인 모기 기피제를 개발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비노제 교수는 보도자료를 통해 “다른 사람보다 모기에 유난히 잘 물리는 사람은 비누향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모기를 덜 꼬이게 만들 수 있다”며 “개인적으로 모기가 모여드는 것을 줄이고 싶다면 코코넛 향 비누를 고르겠다”고 말했다.

 

*논문 정보

DOI:https://doi.org/10.1016/j.isci.2023.106667

Soap application alters mosquito-host interactions.

iScience

 

한겨레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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