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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자료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인천에 사는 직장인 유승엽씨(27)씨는 새해부터 ‘지출’ 알람을 보기 두렵다. 지난해 청년전세대출을 받으며 2.5∼2.7% 금리로 월 20만원대 초반으로 이자를 내고 있었으나, 최근 3.8%로 금리가 올라 이자가 월 38만∼40만원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아직 사회 초년생인 유씨에게 대출 이자 상승은 큰 압박으로 다가왔다. 유씨는 8일 <한겨레>에 “평소 불필요한 물건을 사지 않기 때문에 결국 고정지출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고 “올해 모든 고정지출을 최소한으로 줄일 것”이라고 했다.

고물가·고금리 기조가 가계경제에 타격을 주면서 외식 횟수와 사치재 구입을 줄이려는 노력을 넘어 고정비용까지 줄이고자 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버는 수입이 적어 고정지출 비중이 큰 청년들 사이에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진다.

‘고정지출 줄이기’를 목표로 유씨가 적어 내려간 항목에는 집값, 관리비, 보험비, 통신비, 보험료, 정기구독서비스 구독료가 있었다. 이 중 유씨는 가장 먼저 줄일 수 있는 보험을 정리했다. 취업 직후 가입한 보장성 보험의 일부 특약이 회사 단체보험과 중복된다는 것을 확인하고 해지했다.

그다음으로 포기한 것은 넷플릭스 정기구독과 쿠팡와우 멤버십이다. 요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정기구독은 청년층에게 필수적인 고정비용에 가깝다. 유씨는 “오티티 시리즈는 보통 결말이 궁금해서 계속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앞으로는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2시간짜리 요약본으로 대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보험료 3만원에, 정기구독 서비스 2만2000원을 합해 월 5만2000원을 줄였고, 이번달에는 관리비와 대중교통비 등을 자동이체할 경우 할인해 주는 카드를 만들 예정이다.

직장인 이근화(31)씨가 교통비를 줄이기 위해 구입한 정기승차권. ⓒ이씨 제공
직장인 이근화(31)씨가 교통비를 줄이기 위해 구입한 정기승차권. ⓒ이씨 제공

교통비를 한 푼이라도 줄이기 위해 알뜰교통카드나 지하철 정기이용권을 이용하는 청년도 있다. 알뜰교통카드는 대중교통비를 최대 30% 절감할 수 있는 카드로, 올해부터 저소득층과 청년층은 각각 50%, 38% 절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알뜰교통카드 이용자 수가 2021년 29만명에서 지난해 48만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직장인 이근화(31)씨도 이날 한달에 60회 사용할 수 있는 5만5000원짜리 지하철 정기권을 구매했다. 이씨는 “이전에는 적금 넣고 주식투자를 하며 남는 돈으로 생활하는 데 전혀 무리가 없었다”며 “과소비를 한 것도 아닌데, 물가가 너무 올라 생활이 힘들어졌다. 이렇게 작정하고 쓰는 돈을 줄인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휴대폰 요금을 줄이기 위해 알뜰폰 요금제로 갈아타는 것도 고정비를 줄이려는 노력 중 하나다. 실제로 알뜰폰 가입자 수도 늘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자료를 보면, 지난해 알뜰폰 가입자(사물인터넷 회선을 제외한 휴대폰 회선)는 지난해 720만6280명으로, 1년전(609만2842명)보다 약 18% 증가했다.

급한 대로 고정비용을 줄였지만 그만큼 불편이 커져 아쉽다는 이도 있었다. 휴대폰 요금을 줄이고자 알뜰폰에 가입한 직장인 박지예(31)씨는 “최근 휴대전화를 분실했는데 고객센터 연결도 오래 걸리고, 위치추적이 어렵다는 답을 받아 애를 먹었다”며 “다들 넷플릭스 ‘더 글로리’를 말하는데 대화에 끼지 못해 친구 계정을 빌려 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겨레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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