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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외고-연세대 출신 20대 여성이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도배일은 혼자 하는 작업이라 남과 비교할 필요 없고, 노력한 만큼 성장이 보인다'며 사회복지사에서 도배사로 직업을 바꾼 이유를 밝혔다.
이화외고-연세대 출신 20대 여성이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도배일은 혼자 하는 작업이라 남과 비교할 필요 없고, 노력한 만큼 성장이 보인다"며 사회복지사에서 도배사로 직업을 바꾼 이유를 밝혔다. ⓒ배윤슬 씨 제공

이른바 명문고와 명문대를 졸업하고 전문 도배사로 일하는 20대 여성의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 

7월 14일 경향신문은 청년도배사로 2년째 살아가는 28살 여성 배윤슬씨 인터뷰를 실었다. 배윤슬 씨는 이화외고와 연세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한 뒤 일명 노가다로 불리는 도배사로 ‘전향’했다. 그는 매일 새벽 5시, 통이 넓은 작업복과 안전화를 착용하고 경기 신도시의 아파트 건설 현장으로 출근한다. 

배씨는 “솔직히 도배 일은 처음엔 도전이라기보다는 퇴사를 위한 도피처로 선택했던 일”이었다며 “그런데 생각보다 일이 잘 맞았고 무엇보다 투자한 만큼 실력이 늘어 일터에서 내 가치를 인정받는 게 좋았다”고 밝혔다. 불투명한 미래보다는 현재를 중시하는 MZ세대의 특성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청년도배사 배윤슬씨가 지난 10일 경기 남양주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도배 작업을 하다가 잠시 일을 쉬고 있다.
청년도배사 배윤슬씨가 지난 10일 경기 남양주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도배 작업을 하다가 잠시 일을 쉬고 있다. ⓒ배윤슬 씨가 경향신문에 제공한 사진

그는 “졸업 후 사회복지사로 일했지만 업무가 내 이상과 달랐고, 조직문화의 불합리성을 느껴 기술직을 찾아보게 됐다”며 “비록 도배일이 사회적으로 아직 크게 인정받지 못하지만 이 일을 시작한 후 하루하루가 즐겁다”고 말했다. 고교 시절 꿈이 사회복지사여서 대학도 관련 학과로 갔고, 첫 직장도 노인복지관이었지만, 폐쇄적인 조직문화에 영 익숙해지지 않았다는 것.

배씨는 ”새로운 일을 시도하려고 하면 ‘그냥 하던 거 열심히 하라’고 하고, ‘너 없이도 이 일 할 사람 많다’는 말도 많이 들었다. 그러다보니 조직 안에서 제 존재가치를 찾기가 힘들었다”고 밝혔다. 이후 도배 학원에서 일을 익힌 뒤 곧바로 건설현장에 투입됐고, 부모님도 딱히 반대하시진 않았다. 

이화외고-연세대 출신 20대 여성이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도배일은 혼자 하는 작업이라 남과 비교할 필요 없고, 노력한 만큼 성장이 보인다'며 사회복지사에서 도배사로 직업을 바꾼 이유를 밝혔다.
이화외고-연세대 출신 20대 여성이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도배일은 혼자 하는 작업이라 남과 비교할 필요 없고, 노력한 만큼 성장이 보인다"며 사회복지사에서 도배사로 직업을 바꾼 이유를 밝혔다. ⓒ배윤슬 씨가 한국일보에 제공한 사진

당연히 힘든 일이 없는 건 아니다. 하루 종일 움직여야 하다 보니 일을 시작한지 2개월 만에 7㎏가 빠졌고, 온몸은 성한 곳이 없다.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꼬박 주 6일 근무라 친구들 만날 시간도 없다. 도배사로서 초보 딱지는 뗐지만 기술자라고 불리기엔 갈 길이 멀기도 하다.

그럼에도 배씨는 “도배 일은 노력한 만큼 성장하는 것이 보이고 회식이나 모임 등 다른 사회생활의 비중은 적어서 만족스럽다”며 “또 혼자 하는 작업이다 보니 스스로를 돌아보며 남과 비교하지 않고 나의 과거와 현재의 나를 돌아볼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도배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던 친구들까지 요즘엔 자신을 응원해준단다. 배씨는 “친구들의 경우 부모님이 권해서, 또는 당시 얼떨결에 특정 회사 채용이 나오니 시험봐서 현재 직장에 들어간 경우가 많다”며 “그러다보니 적성에 잘 맞지 않는 것 같고 그런 상황에서 기술직으로 전향한 나를 통해 자신들의 직장과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화외고-연세대 출신 20대 여성이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도배일은 혼자 하는 작업이라 남과 비교할 필요 없고, 노력한 만큼 성장이 보인다'며 사회복지사에서 도배사로 직업을 바꾼 이유를 밝혔다.
이화외고-연세대 출신 20대 여성이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도배일은 혼자 하는 작업이라 남과 비교할 필요 없고, 노력한 만큼 성장이 보인다"며 사회복지사에서 도배사로 직업을 바꾼 이유를 밝혔다. ⓒ출판사 제공

배씨는 최근 <청년 도배사 이야기: 까마득한 벽 앞에서 버티며 성장한 시간들>(궁리출판)이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그는 말한다. “가끔 ‘젊고 똑똑한 아가씨가 왜 이런 일을 하느냐’는 소릴 듣는데 남들의 평가와 시선은 한순간이잖아요. 그러니 내가 좋아하고 발전할 수 있는 일을 하는게 맞다고 생각해요. 몸쓰는 일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좋지 않지만 몸으로 터득한 기술도 가치있고, 어떤 부분에선 경쟁력이 있음을 다른 청년들도 생각해봤으면 해서 책을 내게 됐어요.”

배씨는 향후 계획은 “단기적으론 1~2년 내 소장님으로부터 독립해 아파트 한 동을 책임지고 맡는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평소 여행과 집꾸미기에 관심이 많았는데 두 분야를 접목해 각 지역의 특색을 살린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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