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 전문가들은 냉전 이후 가장 중대한 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경쟁 우위를 제공하기 위해 북한 김정은의 프로파일을 작성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이들은 거대한 도전을 마주하고 있다. 북한 지도자는 그에 대해 많은 걸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 비밀스러운 인물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협상을 앞두고 해외 지도자들에 대한 정치적, 심리적 분석 자료 일체로 미국 대통령을 무장시키는 오래된 전통에 따라 정부의 분석가들은 김정은에 대해 모을 수 있는 모든 새로운 정보들을 수집하고 있으며, 그가 어떤 행동을 하는 이유에 대한 기존의 분석들을 수정하고 있다고 미국 정부 관계자가 로이터에 말했다.
트럼프 및 참모들이 김정은을 상대하는 전략을 개발하는 것을 도우려는 목적으로 그들은 불과 몇 주전 김정은을 만난 트럼프 정부 최초의 인물인 마이크 폼페이오 CIA 국장이 받은 느낌에 부분적으로 기대고 있다. 트럼프가 지명한 국무장관 후보자인 폼페이오는 비밀리에 이뤄진 평양 방문에서 돌아와 젊은 북한 지도자를 ”똑똑한 사람이자 (회담을 ) 대비하는” 인물로 묘사했다고 미국 정부 관계자가 말했다. 김정은에 대한 폼페이오의 개인적 시각을 처음으로 밝힌 것이다.
이 프로파일에는 또 과거에 김정은과 접촉했던 다른 이들의 보고에서 취합된 정보들도 담기게 된다. 여기에는 전 미국 프로농구(NBA) 선수 데니스 로드맨, 김정은의 스위스 기숙학교 동기생들, 그리고 한국 특사들이 포함된다고 또다른 미국 정부 관계자가 익명으로 말했다.
이 모든 정보들은 김정은의 행동과 동기, 성격, 리더십 스타일에 대한 미국 정부의 기밀 자료를 업데이트 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미국과 북한 지도자가 역사상 처음으로 만날 회담에서 트럼프 및 참모들이 김정은을 상대하는 전략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백악관 관계자는 김정은에 대한 이해를 높이려는 노력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길 거부했다. 다만 이렇게 밝혔다. ”대통령의 (북미) 회담을 준비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활발한 노력이 펼쳐지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은 5월말이나 6월초에 열릴 예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에 대한 직접적인 지식은 제한적이다. 프로파일링 작업을 잘 아는 미국 정부 관계자는 ”블랙박스(내용을 전혀 알 수 없는 부분)”이라고 했다. 특히 현장에서 활동중인 스파이나 정보원들이 부족한 데다 인터넷 사용이 극히 제한적인 국가인 탓에 사이버 첩보활동도 어렵다.
김정은이 처음 권력을 잡았을 때, CIA는 그의 지배가 오래가지 못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7년 후 그 전망은 폐기됐으며, 그는 지금 기민하고 무자비한 지도자로 비춰진다. 그보다 더 최근으로 오면, 미국의 많은 전문가들은 핵 미사일 무기 개발을 밀어붙이면서 무력을 과시하던 김정은이 재빠르게 외교적 활동으로 돌아선 것에 허를 찔렸다.
″이성적 행위자”
김정은에 대해 미국 정부 내에서 떠오르고 있는 컨센서스는 정부 바깥의 많은 전문가들이 공개적으로 결론 내렸던 것과 비슷하다. 김정은은 트럼프가 한 때 지칭했던 ”완전 미치광이”가 아니라 ”이성적 행위자”로 비춰지고 있다고 미국 정부 관계자가 말했다. 이에 따르면, 그는 국제적 지위를 간절히 원하고 있지만 그의 주요 목표는 ”정권 생존”, 그리고 권력 세습을 지속하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는 김정은이 완전한 핵 폐기에 동의하기 쉽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친족을 처형할 만큼 가차없지만 이제는 권력 유지에 자신감을 갖고 트럼프에 도박을 걸고 있다고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말했다. 성격에 있어서는, 그는 카메라 앞에서 부끄럼을 타던 부친(김정일)보다는 카리스마 넘치던 할아버지 김일성을 더 닮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한국에서 열린 동계올림픽에 여동생을 보낸 것이나 3월 한국 특사단 방문 때 이례적으로 자신의 아내를 등장시킨 것은 바깥으로 드러나는 자신의 리더십을 다정하게 드러내보이려는 시도를 보여준다고 관계자들은 덧붙였다.
북한의 극단적 불투명성을 방패 삼은 김정은은 미국 첩보기관들에게 프로파일링에 있어서 특별한 문제들을 선사한다. 미국 국가정보국장(DNI) 댄 코츠 국장은 이번달 연설에서 북한의 지도체제는 정보 수집에 있어 ”현존하는 것들 중 가장 어려운 수집”이었다고 말했다.
미국 전문가들은 27일 열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의 역사적 회담에서 나타난 그의 발언과 바디랭귀지를 면밀히 들여다 볼 것이라고 정부 관계자가 말했다.
미국 정보기관 분석가들은 여러 해 동안 김정은 가족의 역사, 그의 연설, 사진, 영상을 분석해왔다. 현재는 최근 이뤄진 한국 및 중국 정부 당국자들과의 고위급 회동에서 나온 사진과 보도를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미국 정부 당국자들은 또 탈북자들은 물론, 김씨 일가의 요리사로 근무했던 일본인 스시 셰프의 회고록 같은 2차 정보까지도 검토했다고 여러 관계자들 및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김정은의 프로파일을 취합하느라 애쓰는 와중에 등장한 또 하나의 난제는 얼마나 많은 정보를 트럼프에게 줄 것이냐 하는 것이었다고 정부 관계자가 말했다. 트럼프는 자세한 브리핑이나 긴 문서에 대한 주의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 다음에는 그가 다른 해외 지도자들과 회담에서 종종 그랬듯이 직감에 의해서만 행동하지 말 것을 설득하는 문제도 있다.
브리핑 담당자들은 사진, 지도, 그림, 영상과 함께 요약된 버전의 자료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하게 될 것이라고 한 관계자는 말했다.
정보기관 당국자들이 북한 관련 이슈를 그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시각적 자료를 동원하는 게 처음은 아니다.
트럼프 정부 초기, 보고에 나선 정부 관계자들은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핵 무기 실험장의 축소 모형과 그 안에 들어가는 자유의 여신상 미니어처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여줬다고 두 명의 정부 관계자가 밝혔다. 그렇게 핵 실험장 시설의 크기를 가늠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백악관은 이와 같은 일화에 대한 공식 언급을 거부했다.
트럼프를 변호하는 이들은 그가 팩트들을 시각적으로 흡수하는 데 적응되어 있다고 말한다. ”그의 성공적인 빌딩 커리어는 그가 건축의 렌더링과 플로어 플랜들을 검토하는 매우 뛰어난 능력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그는 시각적으로 습득하는 사람이며, 이건 그에게 꼭 맞는 방법이다.” 백악관 관계자가 말했다.
″절대 완벽할 수는 없다”
지난 수십년 동안 미국 정부는 해외 지도자들, 특히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쿠파의 피델 카스트로 같은 적국의 지도자들에 대한 프로파일 작업을 주문해왔다. 다른 많은 국가의 정부도 비슷한 작업을 실시한다.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미국 정부의 시도에서 유래한 이같은 작업들은 종종 미국 정치인들에게 도움이 되곤 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1982년 발간된 회고록(Keeping Faith)에서 이스라엘 메나헴 베긴 총리, 이집트 안와르 사다트 대통령에 대한 깊이있는 프로파일이 1978년 평화협정 체결에 ”막대한 공헌”을 했다고 적었다.
그러나 ”너의 적을 알라”는 이같은 작업이 잘못될 위험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2011년 김정은이 권력을 잡은 직후 나온 보고서는 그가 내부 갈등에서 살아남기에는 너무 경험이 없을 수 있으며, 그가 만약 살아남는다면 핵무기 개발보다는 황폐화된 경제를 개혁하는 데 더 관심을 둘 것이라는 내용을 뼈대로 삼았다.
CIA에 정치인들의 성격 연구 센터를 설립했으며 김정은과 그의 부친에 대한 프로파일링을 담당했던 정신과 의사 재럴드 포스트는 ”이건 절대 완벽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우리는 김정은이 세계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이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다.”
현재 메릴랜드에서 개인 정신과 의원을 운영하는 포스트는 대통령 보고를 앞두고 있는 한 트럼프 측근에게 조언을 해줬다고 말했다. 어떤 조언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을 사양했다.
미국 측을 대표해 북한과의 협상을 담당했던 웬디 셔먼은 ”우리 모두는 정보 커뮤니티의 법의학 정신과 전문의들의 말을 듣는다”고 말했다. 그는 2000년 당시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과 함께 김정은의 부친 김정일을 만나러 평양에 갔었다.
그는 북한 지도자를 판단하는 데 있어 대면 접촉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정보당국 팀원들과 함께 (평양에) 갔던 마이크 폼페이오가 유용한 정보를 많이 가지고 돌아왔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가 로이터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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