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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일 조선일보의 '"소변처럼 참을 수 있는 거 아냐?"... 생리 모르는 남자들'이라는 기사에 약 6천 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이 기사는 한 쌍의 연인이 주말에 1박 2일간 여행을 가기로 했는데, 여자가 "생리를 시작해서 여행 가기 어려울 것 같다"고 했더니 남자가 "그거 하나 못 참느냐"며 화를 냈다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하이라이트는 여자가 "참을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하자 남자가 "몸 조절 하나 못 하느냐. 여행 가기 싫어서 핑계 대는 것 아니냐"고 쏘아붙였다는 것.

다행히 우리 집은 어머니께서 어려서부터 생리에 대해 비교적(정말 비교적) 자세히 설명해줬다고 생각했다. 여동생이 있어서 가족끼리 함께 살려면 서로에 대해 좀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결혼 전부터 내가 여성의 생리에 대해서라면 좀 안다고 생각했던 이유다.

그런데도 결혼을 하고 나니 지금까지 생리에 대해 진짜 '글로만' 알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면 생리 때면 생긴다는 '호르몬의 불균형'이 그렇다.

남자는 '호르몬이 불균형'하다는 게 어떤 건지 전혀 모른다. 호르몬이라는 건 교과서에만 있는 거지 우리의 일상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적어도 갱년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러나 여자에게 '호르몬'은 수면제나 신경 안정제처럼 매달 실질적으로 격하게 작용하는 단백질 덩어리다. '호르몬이 불균형'이란 게 어떤건지 물어봤더니 아내는 이렇게 답했다.

"남자한테 설명할 방법은 없지만, 소주를 한 병 반 정도 마신 상태에서 정말 싫은 직장 상사들의 꼴보기 싫은 언행이 계속될 때의 격앙된 상태가 사나흘 간 지속한다고 생각하면 좀 비슷하려나?"

정말? 정말 그렇다면 이건 위험한 정도가 아니다. 다른 여성에게 물어봤더니 한 가지를 추가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런데 그 상사들이랑 그냥 사나흘 있는 게 아니고 조그만 사무실에 갇혀서 같이 지내야 한다고 생각하면 더 정확하다."

어떻게 해도 생리는 피할 수 없다는 면에서 그렇다고 설명해줬다. 비유라는 건 어떻게든 억지로 가장 비슷하게 설명하는 하찮은 기술일 뿐이지만, 이런 게 아니면 남자들이 잘 상상하기도 힘든 게 생리다. 여자들은 그런 일을 한 달에 사나흘, 길게는 일주일씩 겪는다.

또 하나 잘못 알고 있었던 건 생리혈이 그냥 '피'라는 생각이다. 내가 알고 있었던 단순한 과학 지식으로 생리는 이런 거였다.

"수정된 정자와 난자가 잘 착상할 수 있게 에스트로겐의 영향으로 자궁의 내벽이 두터워 지고, 프로게스테론이 이 자궁 내벽을 탄탄하게 유지해 주는데, 착상이 일어나지 않으면 이 내벽이 무너지며 체외로 배출된다."

난 이게 물처럼 녹아서 흘러내리는 거로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게 아니었다. 개인의 차이는 있지만, 보통 생리 첫날과 둘째 날의 경우 물보다는 오히려 선지 또는 '뜨거운 생굴'과 비슷한 덩어리로 뭉텅 하고 떨어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잘 못 알고 있었던 건, 평생 해왔기 때문에 이미 익숙해 진 것 아니냐는 단순한 생각이었다. 이에 아내는 이렇게 얘기했다.

"아픔에 익숙해진다는 건 더는 아프지 않다는 뜻이 아니야. 아픔이 끝날 걸 경험적으로 알고 있어서 좀 차분해지는 것뿐이야."

보통 생리를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인 13~17세에서 고통이 좀 심한 건 사실이지만, 생리를 시작하고 꽤 세월이 지난 시점에서도 전혀 익숙해지지는 않는다고 한다.

이런 사실을 삼십대 중반에 겨우 알은 남자가 있다는 게 문제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여성의 몸과 사람의 생식은 중학교 3학년 과학 교과서에 처음 등장하는데, 생식기관부터 임신과 출산까지 사진을 포함해 8페이지 안팎이라고 한다. 내가 배우던 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나마도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주기를 기술적으로 외우는 게 다다. 계속 이래서야 2046년에도 우리는 여전히 여성에 대해 무지한 남성투성이일 것이다.

생리대가 어떤 방식으로 팬티에 부착되는지, 탐폰은 어떻게 삽입되는지, 하루에 생리로 배출되는 혈액의 양은 얼마인지, 첫날에는 생리대를 몇 번이나 갈아야 하는지 이런 걸 다 가르쳐 주는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그래야 이딴 소리를 지껄이는 참사가 일어나지 않는다.

요즘 가정선생님들은 생리대만드는것 안가르쳐주나요

2만원정도면 만들어서 1년정도쓸텐데요 우리학창시절에 배웠어요 창의적으로 사는 법도 배워야 건강에도 좋아요

다양한 교육이 필요한듯

방송을 보고 그게 그렇게좌절할 일일까 생각이들어요

— 백향목 (@Cedarforest777) June 19, 2016

저 같으면 생리대때문에 울지않고 시장에가서 천을 끊어다 만들어서 써보겠어요 그러다가 아이디어도 생기고 문화발전의 원동력이죠. 필요할때뭔가 만들어보는 의식을 교육해야합니다

— 백향목 (@Cedarforest777) June 19, 2016

이게 왜 말도 안 되는 얘기인지, 한 여성 네티즌이 단 한 장의 사진으로 '현실'을 알려줬으니 직접 보자.

그렇게 만든 생리대를 두시간 써보았습니다@Cedarforest777pic.twitter.com/EKz1pgOJdN

— ■석양팡팡겅듀■ (@dd22ee22dd) 22 June 2016

관련기사 : "시장 가서 천 끊어다 면 생리대 만들어 쓰라" 고나리질에 대한 현실적인 답변

이런 엉성한 영상도 제발 좀 그만 나왔으면 좋겠다.

관련 기사 : 남성들이 직접 마네킹에 생리대를 착용시켜 보다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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