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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00살(만 99살)이 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연명 치료를 중단하고 집에서 호스피스 돌봄을 시작한 지 1년을 맞았다. 카터 전 대통령의 ‘1년’이 미국 사회에서 호스피스에 대한 긍정적 시선을 이끌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욕타임스, 에이피(AP)통신 등은 17일(현지시각) 카터 전 대통령의 가족들이 이날 호스피스 돌봄 1년을 하루 앞두고 “카터가 지난해 호스피스 돌봄을 받기로 결정하면서 이 중요한 주제가 전국 가족들 사이에 많은 논의를 촉발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는 성명을 냈다고 보도했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고향인 조지아주 플레인스에서 열린 아내 로절린 카터의 장례식에 참석한 모습. ⓒGettyImages Korea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고향인 조지아주 플레인스에서 열린 아내 로절린 카터의 장례식에 참석한 모습. ⓒGettyImages Korea

호스피스 돌봄이란 더 이상 치료가 어려운 질병을 가진 환자가 생의 마지막 순간을 편안하게 보낼 수 있도록 고통스러운 연명 치료를 중단하고 보살핌과 최소한의 치료만을 제공하는 걸 뜻한다. 보통 의료진이 ‘6개월 이상 살 수 없다’고 판단하는 경우에 이뤄진다.

카터 전 대통령은 지난 2015년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이 간과 뇌까지 전이됐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2월18일 연명 치료를 끝내고 고향인 조지아주 남부 플레인스에 있는 집에서 호스피스 돌봄을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내인 로절린 카터도 지난해 치매 진단을 받은 뒤 남편과 함께 집에서 호스피스 돌봄을 받았지만, 돌봄을 시작하고 이틀 만인 11월19일 향년 96살로 세상을 떠났다. 올해 100살이 된 카터 전 대통령은 ‘최장수 미국 전직 대통령’이라는 기록을 계속 써 내려 가고 있다.

미국에선 카터 부부의 선택이 호스피스 치료에 대한 기존의 부정적인 인식을 크게 개선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카터가 “호스피스 치료를 선택했다고 알려진 최초의 (전직 미국) 대통령”이라며 “그의 결정은 삶의 마지막 단계에서 통증과 불편함을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호스피스 치료의 필요성과 이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넓히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국립 호스피스 및 완화의료 기구의 임시 대표인 벤 마칸토니오는 뉴욕타임스에 “카터 가족의 접근법은 이 문제(호스피스 치료)를 전국적인 논의 대상으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카터가 처음 호스피스 치료를 선택했을 때만 해도 한쪽 방향의 논의가 주를 이뤘지만 이제는 여러 다양한 시선에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카터 부부의 선택이) 논의의 새로운 차원을 열어 줬다”고 평가했다.

에이피는 미국 노인의료보험 지불 자문위원회(MedPAC)를 인용해 2021년 사망한 호스피스 환자의 평균 생존 일수가 92일이며, 중간값은 17일이었다고 전했다. 로절린 여사는 중간값에 훨씬 못 미치는 기간 동안만 생존했지만, 카터 전 대통령은 평균값을 훨씬 넘겨 생을 이어 가고 있다.

워싱턴에 있는 미국 호스피스 재단(Hospice Foundation of America)의 최고의료책임자인 안젤라 노바스는 에이피에 “카터 부부가 그렇게 공개적으로 알려진 건 엄청난 일이었다”면서 “(덕분에) 호스피스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됐고, 사람들이 호스피스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질문들이 제기됐다”고 말했다.

노바스는 “치매가 있거나 크게 쇠약해진 상태인 환자들이 수개월, 심지어 수년 동안 생존하는 경우를 호스피스 현장에서 종종 목격할 수 있다”면서 “지미 카터의 인내심을 설명할 수 있는 요인의 하나로 그의 ‘순수한 투지’(sheer grit)를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인간의 정신력을 측정할 수 없다. 여러 조건이 갖춰진다면 여기에 있고자 하는 누군가가 한동안 머물러 있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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