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여자친구를 살해한 30대 남성 김씨(왼)와 서울 금천구 시흥동 소재 상가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사건 현장(오). ⓒ뉴스1
헤어진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에 대해 경찰이 ‘보복살인’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남성은 데이트 폭력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직후, 자신을 신고한 것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 금천경찰서는 27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특가법)상 보복살인 혐의로 30대 남성 김모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자신을 신고한 데 화가 나 범행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경찰은 김씨를 긴급체포 할 당시 적용한 살인 혐의 대신, 보복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이는 최소 형량이 징역 10년 이상으로, 징역 5년 이상인 살인 혐의보다 처벌이 무겁다.
김씨는 전날(26일) 오전 7시20분께 서울 금천구 시흥동 소재 상가 지하 주차장에서 전 여자친구 A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뒤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와 A씨는 술을 마시다 다퉜고, 지난 21일 A씨는 김씨에게 이별을 통보했다. 이후 4일간 PC방에서 숙식을 해결한 김씨는 A씨에게 다시 만나자고 요구하기 위해 26일 오전 4시쯤 PC방으로 불러냈다. 그러나 다툼이 벌어지면서 A씨는 오전 5시37분쯤 김씨를 데이트 폭력으로 신고했다.
헤어진 여자친구를 살해한 30대 남성 김씨(왼)가 26일 서울 금천구 금천경찰서로 압송되는 모습. ⓒ뉴스1
보복 위험성 ‘낮음’으로 판단한 경찰
출동한 경찰은 김씨를 임의동행했으나 오전 6시11분쯤 귀가 조처했다. 피해자 위험성 평가가에서는 결과를 ‘낮음’으로 판단했다. 데이트 폭력이 발생하면 피해자의 진술을 토대로 위험성 체크리스트를 검토하고 총 4단계(낮음·보통·높음·매우높음)로 점수를 매기는데, 경찰은 피해 사실이 경미하고 보복 위험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한 것.
귀가한 김씨는 PC방 지하주차장에 A씨의 차량이 주차된 것을 확인했다. 이어 다른 장소에서 흉기를 챙긴 뒤 다시 차량 인근에서 기다렸고, 뒤이어 조사를 마친 A씨가 도착하자 흉기로 살해했다. 이는 A씨가 지구대에서 나온 지 고작 10분 만이었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목격자 2명에게 “여자친구가 다쳐서 병원에 데려가려고 한다” “여자친구가 임신한 게 맞다”면서 112에 신고하지 말아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주차장에 핏자국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김씨를 추적, 이날 오후 3시께 경기 파주시 주택가에 세워둔 렌터카 안에서 김씨를 붙잡았다. 해당 차량 뒷좌석에서는 A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김씨)가 ‘(A씨가) 자신을 신고한 게 기분 나빴다’며 보복범죄를 시인하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범행 직후 A씨에게 의식이 있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경찰은 오는 30일 A씨 시신을 부검해 정확한 사인과 사망시각 등을 파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