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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위원회 신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위원회 신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전 의원이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10일 밝혔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심’ 1위를 달리는 나 전 의원의 이런 선택이 국민의힘 당 대표를 뽑는 3·8 전당대회 출마 선언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나 전 의원의 출마 여부는 전당대회 구도에 최대 변수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나 전 의원은 이날도 “(출마 여부를) 좀더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나 전 의원 쪽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나 부위원장이 오늘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에게 ‘대통령님께 심려를 끼쳐드려 사의를 표명한다’라는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해 10월13일 나 전 의원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장관급)으로 임명한 지 3개월여 만이다.

나 전 의원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를 밝힌 데는 지난 6일 대통령실이 “정부 기조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며 ‘출산시 대출 원금 일부 탕감’이라는 자신의 저출산 대책을 공개 면박한 게 결정적이었다. 대통령실 참모들은 “부위원장 해촉”을 언급하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나 전 의원으로서는 대통령실의 ‘불신’을 확인한 이상 직을 유지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안상훈 사회수석이 지난 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발언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나 부위원장의 저출생 대책에 대해 "윤석열 정부의 관련 정책 기조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 나 부위원장 개인 의견일 뿐"이라고 밝혔다. ⓒ뉴스1
안상훈 사회수석이 지난 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발언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나 부위원장의 저출생 대책에 대해 "윤석열 정부의 관련 정책 기조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 나 부위원장 개인 의견일 뿐"이라고 밝혔다. ⓒ뉴스1

나 전 의원은 ‘부위원장직 사의 = 전대 출마’라는 해석에는 일단 선을 그었다. 그는 이날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당 대표 출마 여부는) 조금 더 고민해 보겠다”고 했다. 특히 그는 이날 부위원장직 사의를 오후에 언론에 공개하기에 앞서, 오전에 서울의 한 호텔에서 친윤석열계 핵심인 이철규 의원과 비공개 회동을 했다. 이 의원은 회동 뒤 “우연히 만난 것이고, 의미 있는 이야기는 없었다”고 했으나 친윤계가 김기현 의원에게 힘을 몰아주는 상황을 감안하면, ‘윤심’을 거스른 전대 출마 강행을 만류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나 전 의원 주변에서는 그가 당 대표 출마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는 얘기가 나왔다. 나 전 의원의 한 측근은 <한겨레>에 “전당대회에 출마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여러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당 대표 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나 전 의원에 대한 대통령실의 거부감이 확인된 데다, 그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현직 국회의원이나 당원협의회 위원장 등 조직적 후원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나 전 의원이 전당대회 출마를 강행하기엔 부담이라는 관측도 끊이지 않고 있다.

나 전 의원이 출마하면 ‘친윤 대표 추대’로 흐르던 전당대회 구도는 출렁일 가능성이 크다. ‘윤심’을 등에 업은 김기현 의원과 ‘당심’(국민의힘 지지층 여론조사)을 내세우는 나 전 의원 사이의 이른바 ‘친윤 대 비윤’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 승부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한 중진 의원은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이야 공천이 걸렸으니까 윤석열 대통령에 줄을 설지 몰라도, 일반 당원들은 다르다”며 “지금 대통령실이나 친윤계가 나 전 의원에게 해도 너무한다는 동정표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불쾌한 표정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대기 비서실장은 나 부위원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배후에는 나 전 의원이 ‘이번 전대는 나서지 말라’는 윤심을 정면으로 거슬렀다는 불편함이 깔려 있다. 주저 앉히려던 나 전 의원이 당 대표에 출마하고, ‘친윤 대표’ 구상이 흔들리는 사태는 대통령실로서는 난감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겨레>에 “다음 행보는 출마로 연결될 거라 본다”며 “나 전 의원이 퇴로가 마땅히 없는 상황에서 정치적 미래를 걸고 도박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다음달 2∼3일 후보등록을 받고, 3월4∼7일 본경선 투표를 한다는 선거 일정을 이날 의결했다. 결과 발표는 3월8일이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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