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프포스트코리아

  • 뉴스 & 이슈
  • 씨저널 & 경제
  • 글로벌
  • 라이프
  • 엔터테인먼트
  • 영상
  • 보이스
  • U.S.
  • U.K.
  • España
  • France
  • Ελλάδα (Greece)
  • Italia
  • 日本 (Japan)
  • 뉴스 & 이슈
    • 전체
    • 정치
    • 사회
    • 환경
    • 기타
  • 씨저널 & 경제
  • 글로벌
  • 라이프
  • 엔터테인먼트
  • 영상
  • 보이스


나는 백인 남성과 약혼한 아시아 여성이다. 솔직히, 힘들다
ⓒCHIARASHINE PHOTOGRAPHY

“젠장, 또 아시아 여성/백인 남성 커플이야.” 나는 투덜거리며 약혼자의 손을 놓는다.

내가 이러는 것을 그는 싫어한다. 솔직히 나도 싫다. 매정하고 자기혐오적이라는 걸 나도 알지만, 우리와 같은 인종으로 구성된 커플을 볼 때마다 마음이 덜컥한다. 우리는 샌프란시스코에 살기 때문에 이런 일은 흔히 일어난다. 이럴 때면 나는 우리가 다른 관계이길 바란다. 그가 나의 게이 절친이라거나, 우리가 스타트업 공동 설립자라거나, 그가 아시아인이고 내가 백인이거나, 우리가 인종을 짐작하기 어려운 사람들이었다거나, 바닥으로 가라앉는 내 기분처럼 나도 작은 벌레처럼 눈에 보이지 않게 길바닥으로 꺼져 들어가서 사회 지각은 생각하지 않고 아무하고나 사귈 수 있었으면 하고 생각한다.

수치심은 현명하거나 성숙한 감정은 아니지만 자기만의 목소리를 갖고 있다. “너희들, 그런 거 그만해! 우리 같은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더 안 좋아보인다는 걸 모르겠어?” 내 수치심은 다른 커플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어한다.

‘그런 거’는 아시아 여성이 백인 남성과 사귀게 되는 경향을 말한다. 아시안 페티시의 영속화를 가리킨다.

처음으로 ‘아시안 페티시’라는 말을 들었을 때 나는 작은 학교의 유일한 중국계 학생이었다. 우리 반의 다른 아이들은 5학년 때부터 사귀기 시작했다. 연애 쪽지와 앨러니스 모리셋의 노래들을 녹음한 테이프를 주고받았다. 나도 누군가가 테이프를 주길 기다렸지만, 5학년 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6학년 때도. 7학년 때도. 8학년 때도.

9학년이 되었을 때 마침내 발렌타인 데이에 이메일을 받았다. 운동을 잘하고 인기가 많은 남자아이였다. 제목: 이거 아무한테도 보여주지 마. 내용: 자기 여자친구가 되어달라는 형편없는 시였다. 나는 “맙소사, 누가 나를 좋아한대!”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문법이 좀 틀리면 어때! 나는 인스턴트 메신저에 들어가 수락했다.

학교 친구들이 이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아시안 페티시라는 말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친구들은 그 아이가 아시안 페티시를 앓은지 좀 되었다고 내게 말했다. 나는 ‘페티시’라는 단어를 ‘발 페티시’ 같은 맥락으로만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아시아인에게 매력을 느낀다는 것은 변태적이고 이상한 일이라는 암시가 있다고 이해했다. 어린 나이에 누가 날 ‘페티시’ 때문에 좋아한다는 말을 들으면 내가 천성적으로 이상하고 비정상적인 사람이라고 느끼게 된다. 내게 끌린다는 것은 변태적인 것이라고 나는 내면화했다. 그리고 모든 아시아인들은 덜 매력적이다, 내게 끌리는 사람들을 좋아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 아이와 사귀어 보기로 하긴 했지만, 그는 거슬리는 말들을 많이 했다. 그에게 아시안 페티시가 있다는 내 친구들의 말은 사실이었다. “나는 아시아 여자아이들은 다른 여자아이들보다 훨씬 깊다고 느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대학에 가면 나아질 거라 생각했지만, 아시아계가 아닌 사람이 내게 관심을 보일 때마다 속삭임이 들려왔다. 쟤 고등학교 때는 아시아 혈통이 절반 섞인 여자친구랑 사귀었다고 들었어. 쟤 지난 학기에 일본어 수업 들었어. 스시를 엄청나게 좋아한대.

정말 주의해야 할 위험 신호와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기 힘들 때도 있었다. 그러나 엉뚱한 칭찬은 좋은 척도가 되었다. “내가 너랑 사귄다고 백인 남자애들이랑 아시아 남자애들이 다 부러워 해.” 내가 대학에서 처음 사귄 남자친구가 한 말이었다. 왜 내가 백인과 아시아 남성들에게만 매력적일 거라고 생각하지? 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당연히 내 인종 때문에 그렇게 생각한 것이었다. 인종에 기반한 칭찬은 상대가 나를 내 실제 그대로의 개인으로 보는 게 아니라 무언가의 일부로 생각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이걸 깨닫는 데는 시간이 좀 걸렸지만, 대학에서 자리를 잡아가며 나는 처음으로 아시아계 남자친구를 사귀게 되었고 그와 결혼했다. 슬프게도 그는 이제 내 전남편이다. 그 이후 다른 아시아계 남성을 만났다. 나는 10년 동안 백인 남성이나 아시안 페티시를 생각조차 해보지 않고 지냈다고만 말하고 넘어가겠다.

이제는 매일 그 생각을 한다. 앞서 말한 약혼자 때문이다.

내가 다시는 남성을 만나지 않겠다고 생각하던 시기에 그가 내 삶에 들어왔다. 나는 성인이 된 이후 늘 누군가와 사귀어 왔고, 이젠 내 자신에게만 집중하고 싶었다. 나는 “5년 동안 싱글!”이라고 자랑스럽게 목표를 밝혔다. 11개월 후 그가 나타났다.

내가 주최한 파티에 그가 참석했다. 나를 유혹하지는 않았다. 내게 질문을 던졌고 내 대답에 귀를 기울였다. 우리는 같은 대학에 다녔고, 둘 다 자기 스스로 전공을 만들어서 학위를 땄고, 왼손잡이이고, 글쓰기를 좋아하고, 술을 마시지 않고 매운 음식을 못 먹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우리 둘 다 아끼는 같이 아는 친구가 아파서, 우리는 처음엔 병문안을 가느라 만나기 시작했다. 어느 날 저녁 우리 둘만 있게 되었다. 나는 오랫동안 싱글로 지내기로 마음먹었다고, 우리는 친구 사이밖에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자기 감정은 그 이상이지만 내 의사를 존중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결코 밀어붙이지 않았지만 우리는 계속 만났다. 서로에게 계속 질문을 던지고 대답을 들었다. 절대 지루해지지 않았다.

내 연애 금지 계획을 철회할까 생각하기 시작했는데 옛 백인 유령이 돌아왔다. 아시안 페티시의 속삭임이었다. 그는 아시아 여성들과 사귀는 패턴이 있었다. 그가 만났던 아시아 여성이 얼마나 많은지 아는가? 그에겐 아시안 페티시가 있는지도 모른다.

“이게 대체 뭐야?” 내가 따졌다.

“난 그렇게 생각한 적 없어! 나는 쿠퍼티노에서 자랐기 때문에 학교 친구들 대부분이 아시아계였어. 그리고 내가 만났던 여자친구들이 전부 다 아시아계는 아니었어 … 하지만, 대부분이긴 했어. 난 그런 생각도 해본 적이 없어.” 그가 우겼다.

나는 백인 남성들은 일상에서 인종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치를 누린다는 사실에 어이가 없었다. 반면 나는 여기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나는 아시안 페티시를 가진 사람의 여자친구가 될 수는 없었다. 폭력과 식민화에 뿌리를 둔 패턴에 나도 공범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진보적이고 독립적인 여성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아시안 페티시가 있는 남자친구는 그에 어울리지 않았다.

반면 그는 내게 인종에 기반한 칭찬을 한 적이 한 번도 없고, 늘 내가 존중받는다고 느끼게 했다. 그가 좋은 사람이고,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매일 노력한다는 걸 난 알고 있었다. 내가 원하는 파트너는 그런 사람이었다. 정말 찾기 힘든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숙제를 주었다. “네 연애 전력을 얼마든지 합리화해도 좋아.” 나는 어느 날 밤 그와 누워서 말했다. (그나저나, 아시아 여성들이 잠자리 이야기를 잘한다고 알려져 있나? 나는 잘하는 것 같다.) “하지만 밖에서 볼 때 어떻게 보이는지는 너도 부인할 수 없을 거야. 가장 중요한 건, 넌 그것 때문에 이제까지 네가 사귀었던 여성들이 어떤 기분이 드는지를 고려해야 해. 나랑 닮은 여러 여성들 중 한 명이 되는 기분이 어떨지 생각해 봐. 얼마든지 대체 가능한 존재로 느껴지지 않겠어? 얼마나 모욕적이야?”

그는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는 성향이 있지만(백인 남성의 특징인가?) 자신의 입장에서 떨어져서 생각해 보라는 내 요구를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그리고 내 대답에 귀를 기울였다. 우리는 아시아 여성과 백인 남성간의 역학뿐 아니라 역사적으로 아시아 남성들이 불공평하게 묘사되었던 것, 콘스탄스 우와 클로이 김 같은 공인들이 백인 남성과 사귀며 받았던 반발 등을 깊이 논했다. 불편한 대화지만, 우리는 몇 년 째 이런 이야기를 해오고 있다.

우리가 지금도 사귀고 있는 이유는 내가 이런 불편함과 홀로 씨름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길에서 백인 남성과 아시아 여성 커플을 세 쌍 연달아 보게 되면 나는 묻는다. “대체 왜 이러는 거야?!” 그는 자기는 모르겠다고 잡아떼지 않는다. 그는 우리 사랑의 어색한 부분에 나만 혼자 두지 않으려고 애쓴다. 나는 그의 손을 놓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다. 하지만 이런 작은 수치들을 딛고 일어서고 나면, 나는 우리가 다른 존재가 되길 바라지 않게 될 것이다.

*허프포스트US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 

연재기사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

인기기사

  • 1 결국 눈물 흘린 신지 : 상상도 못 했다…5월 결혼 앞두고 ♥7살 연하 문원과 뜻밖의 근황 공개
  • 2 서울구치소 수감된 윤석열 8개월간 받은 영치금 액수 : 이재명 대통령 연봉의 4.6배
  • 3 길 걷던 중학생에게 다가가더니 망치로… 40대 남성이 대낮에 ‘아들뻘’ 내리친 이유 : 듣자마자 탄식 탁 터져 나온다
  • 4 시그널 시즌2 다 찍고 터진 ‘소년범’ 논란에 은퇴 선언한 조진웅 근황 : 깜짝 목격담이 한국 밖에서 튀어나왔다
  • 5 '대구 신천 캐리어 사건' 범인으로 지목된 딸과 사위의 사연 : 안타까움 숨길 수 없다
  • 6 대구 신천 ‘캐리어 시신’ 사건의 전말이 알려졌다 : 딸과 사위가 경찰에 체포됐다
  • 7 “돈까스 먹고 싶어” 새벽에 아빠 손 잡고 나섰던 김창민 감독 아들 근황 : CCTV 속 참담한 장면에 숨이 턱 막힌다
  • 8 '대구 캐리어 시신 사건'의 엄마와 딸, 사위 모두 지적 장애인 : 약자임에도 '부정적 인식'의 대상
  • 9 '음료 3잔 횡령' 청주 빽다방 점주, 비난 여론 퍼지자 고개 숙이며 고소 취하 : 그러나 경찰 수사는 계속된다
  • 10 KT 대표 된 박윤영 작심한 듯 직전 인사 뒤집고 임원 30% 날렸다, '인사 칼바람' 부른 통신 공룡의 'AI 경쟁력 추락'

허프생각

초대형 무도회장 짓는 트럼프의 '공간 파괴' 정치 : 어딘가 많이 익숙하다
초대형 무도회장 짓는 트럼프의 '공간 파괴' 정치 : 어딘가 많이 익숙하다

주인이 아니라 관리인

허프 사람&말

메타 CEO 저커버그 'AI 안경 대중화' 승부수 : '녹화기능' 프라이버시 문제는 과제로
메타 CEO 저커버그 'AI 안경 대중화' 승부수 : '녹화기능' 프라이버시 문제는 과제로

누군가 당신을 찍고 있다

최신기사

  • 미국 이란 공습은 전쟁범죄 가능성, 미 국제법 전문가 173명이 공개 서한을 보냈다
    글로벌 "미국 이란 공습은 전쟁범죄 가능성", 미 국제법 전문가 173명이 공개 서한을 보냈다

    미국은 무엇을 잃고 있는가

  • 대우건설 김보현 해외 원전 '슈퍼 사이클' 올라타나, '글로벌인프라본부' 신설해 체코·미국·베트남 원전 건설 노린다
    씨저널&경제 대우건설 김보현 해외 원전 '슈퍼 사이클' 올라타나, '글로벌인프라본부' 신설해 체코·미국·베트남 원전 건설 노린다

    글로벌 원전 기업으로 첫발

  • 주호영 의원, 'TK 통합' 두고 김민석 총리에 언제부터 국민의힘 반대에 그렇게 신경썼냐
    뉴스&이슈 주호영 의원, 'TK 통합' 두고 김민석 총리에 "언제부터 국민의힘 반대에 그렇게 신경썼냐"

    양쪽 모두 할 말 있겠다

  • 포스코이앤씨 송치영에게 실적 턴어라운드보다 중요한 것 '중대재해 0', 달성 못하면 기업가치 '구조적 훼손' 불가피
    씨저널&경제 포스코이앤씨 송치영에게 실적 턴어라운드보다 중요한 것 '중대재해 0', 달성 못하면 기업가치 '구조적 훼손' 불가피

    '사망자 0명'에 목숨 걸어야

  • 정용진 3조 투입된 'G마켓 일병 살리기', 멤버십 혁신에 물류협력 더해 체질 개선 승부수 던졌다
    씨저널&경제 정용진 3조 투입된 'G마켓 일병 살리기', 멤버십 혁신에 물류협력 더해 체질 개선 승부수 던졌다

    '꼭' 살려야 한다

  • 신한금융그룹과 비자의 '40년 혈맹' 기술협력까지 격상된다 : 진옥동 비자 사장 만나 디지털 분야 협력 논의
    씨저널&경제 신한금융그룹과 비자의 '40년 혈맹' 기술협력까지 격상된다 : 진옥동 비자 사장 만나 디지털 분야 협력 논의

    신한카드의 역사가 비자와의 협력 역사

  • 이번 주말 벚꽃 엔딩 : 벚꽃 축제 어디로 갈까?
    라이프 이번 주말 벚꽃 엔딩 : 벚꽃 축제 어디로 갈까?

    인생 사진 건져보자.

  • 박상용 검사가 국정조사에서 증인선서를 거부했다 : 녹취 추가공개 “좀 지나면 이화영은 나갈 것”
    뉴스&이슈 박상용 검사가 국정조사에서 증인선서를 거부했다 : 녹취 추가공개 “좀 지나면 이화영은 나갈 것”

    대한민국 검사

  • [CEO 일기장 훔쳐보기] 프로 이직러들이여, 자랑스러워하라 : 6개 산업을 넘나든 생존력의 비밀
    보이스 [CEO 일기장 훔쳐보기] 프로 이직러들이여, 자랑스러워하라 : 6개 산업을 넘나든 생존력의 비밀

    "전문성 부족"이라는 꼬리표에 대하여

  • LG에너지솔루션 B2B 플랫폼 합류하며 소프트웨어 경쟁력 확보, '전기차 캐즘' 속 또다른 돌파구 찾았다
    씨저널&경제 LG에너지솔루션 B2B 플랫폼 합류하며 소프트웨어 경쟁력 확보, '전기차 캐즘' 속 또다른 돌파구 찾았다

    ESS에 소프트웨어 경쟁력 더한다

  • 신문사 소개
  • 윤리강령
  • 기사심의규정
  • 오시는 길
  • 인재채용
  • 광고상품문의
  • 기사제보
  • 청소년 보호정책
  • RSS
  •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
    한국인터넷신문협회
  •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일로 39-34 서울숲더스페이스 12층 1204호

  • 대표전화 : 02-6959-9810

  • 메일 : huffkorea@gmail.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상유
  • 법인명 : 허핑턴포스트코리아 주식회사
  • 제호 : 허프포스트코리아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03
  • 등록일 : 2014-02-10
  • Copyright © 2025 허프포스트코리아. All rights reserved.
  • 발행·편집인 : 강석운
  • 편집국장 : 이지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