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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틀랜디아'로 유명한 배우 프레드 아미센이 가진 혈통의 비밀은 한국의 역사를 품고 있다.

미국 공영방송 PBS에는 유명인사들의 혈통을 추적하는 '당신의 뿌리를 찾으세요'(Finding Your Roots)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그냥 대충 친척들에게 물어보는 게 아니라 DNA 검사를 해서 인종 정보를 찾고, 실증 사료를 전문가들이 철저하게 분석해 약 100년에 걸친 개인의 역사를 파헤친다.

어느 정도 철저하게 파헤치냐면, 지난 2015년 벤 애플렉이 출연했을 땐 조상 중에 노예 소유주와 흑인 인권 운동가가 동시에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벤 애플렉이 '노예 소유주' 부분을 삭제해 달라 요청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의 네 번째 시즌 두 번째 에피소드에 프레드 아미센이 출연했다.

일본계인 줄 알았던 이 미국인 배우가 사실은 울산 출신 한국계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다

이 프로그램의 제작진이 최초 조사한 바에 따르면 프레드 아미센의 아버지는 1941년 독일인 할머니와 일본인 댄서인 할아버지 '마사미 쿠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이 프로그램에 따르면 프레드의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결혼하지도 않았으며 오랜 기간 함께 살지도 않았다. 프레드의 아버지는 독일인 할머니의 손에 자랐고, 성인이 될 때까지 할아버지인 마사미 쿠니를 만나지도 못했다고 한다.

프레드가 자라면서 할아버지와 만난 것 역시 4~5회 정도로 손에 꼽는다. 프레드는 방송에서 "할아버지에 대해 아는 것은 여행을 많이 다녔고 안무가였다는 사실밖엔 없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할아버지의 정체를 찾기 위해 일본으로 갔는데, 그곳에서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제작진은 프레드의 할아버지 마사미 쿠니가 일본에서 '기념관'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안무가였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일본계인 줄 알았던 이 미국인 배우가 사실은 울산 출신 한국계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다

그러나 더 깊이 파고 들자 좀 더 심각한 문제들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제작진은 "우리는 쿠니가 어떻게 나치 치하의 독일에 가게 되었는지 알고 싶었다"며 이를 조사한 결과 "나치가 쿠니의 가부키 공연 등의 공연비를 지불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1939년 요미우리 신문의 기사에는 이런 내용이 적혀 있다.

현재 독일에서 활동 중인 안무가 마사미 쿠니가 최전선에 있는 독일군을 위해 공연을 하겠다고 독일 선전국에 자원했다. "누구라도 전선에서 싸우는 병사들에게 감사를 표할 수 있다. 독일 거주자로서 독일 병사들의 사기를 북돋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당국은 독일 전선에서 외국 국적자가 공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일본계인 줄 알았던 이 미국인 배우가 사실은 울산 출신 한국계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과 일본은 제국주의를 꿈꾸는 동맹국으로 아미센의 일본인 할아버지는 동맹국 병가의 사기를 북돋우기 위해 자신의 재능을 헌신하며 독일군 전선 이곳저곳을 여행했던 것이다.

제작진은 "그래서 나치가 공연비를 지급한 내용이 남아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쿠니가 나치의 부역했다는 것만으로 이야기는 끝나지 않는다.

쿠니는 미국의 스파이 정보망에 등록된 일본의 정보요원이었다.

일본계인 줄 알았던 이 미국인 배우가 사실은 울산 출신 한국계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다

"쿠니는 그들이 가진 가장 똑똑한 요원이었다."

제작진은 이후 일본의 신문을 조사하다가 더욱 중요한 사실을 발견한다. 1937년 신문에서 마사미 쿠니의 본명이 '박영인'이라는 사실을 찾아낸다.

"당신은 한국인입니다."

프로그램의 호스트는 아미센에게 이렇게 말한다.

"인터뷰에서 '4분의 1이 일본인이다'라고 말해왔는데, 일본인은 아예 아니었군요."

제작진은 아미센의 할아버지가 일본인으로 살아온 것은 한국의 슬픈 역사와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1910년 한일합병조약의 체결 이후 1923년 간토대지진이 터지자 일본의 뉴스는 "조선인들이 방화와 폭탄에 의한 테러, 강도, 강간 등을 획책하고 있다"는 루머를 퍼드리는데, 이로 인해 6천여 명의 한국인이 학살당했다고 말한다.

일본계인 줄 알았던 이 미국인 배우가 사실은 울산 출신 한국계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다

제작진은 당시 일본에서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던 아미센의 할아버지는 (한국인에 대한 혐오 때문에) 이후 무대에서 활동하기 위해 이름을 바꿨으며, 1936년 베를린으로 이주한 후에는 일본인인 척했다고 전했다.

제작진은 또한 아미센의 조부인 박영인의 친족들이 울산 출신이며 부친은 박영인을 일본으로 유학 보낼 정도의 상류층이었다고 밝혔다.

이후 족보를 들추며 박혁거세까지 올라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건 패스하는 게 나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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