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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리그 결산] 매력 잃은 사우스햄튼, 퓌엘의 아쉬운 첫 시즌
ⓒReuters Staff / Reuters

바쁘게 달려오니 어느덧 한 시즌이 끝났다. 필자로선 생애 처음으로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해설하게 되어 뜻깊었던 이번 시즌. 필자 인생에 오랫동안 남을 시즌을 이대로 끝내기엔 아쉬움이 남아 결산 콘텐츠를 준비했다. 중계에서 충분히 풀지 못한 정보들, 시즌이 끝나고 나니 생각나는 여러 가지 얘기들이 이번 결산 콘텐츠의 주된 소재가 될 듯하다.

필자가 생각하는 사우스햄튼은 빠르고 공격적인 팀, 강팀 킬러의 면모가 있는 팀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 사우스햄튼은 그동안의 매력을 잃은 듯한 아쉬움을 보였다. 클로드 퓌엘 감독의 첫 시즌이기에 더 많은 기대를 받고 시즌을 시작했지만, 당시 좋았던 팬들의 여론은 대부분 부정적으로 돌아섰다. 시즌 결산 두 번째 이야기! 오늘은 필자의 프리미어리그 첫 중계팀이기도 해 더 애착을 갖고 지켜봤던 사우스햄튼을 다뤄본다.

# 소튼의 새 사령탑, '클로드 퓌엘'은 누구?

클로드 퓌엘 감독은 사우스햄튼의 구단 철학에 부합하는 면이 많은 지도자다. 프랑스 리그앙에서만 감독직을 경험한 퓌엘은 지도자가 된 첫 시즌부터 AS모나코에서 리그 우승을 이뤘고, 2010년엔 올림피크 리옹을 구단 사상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올려놓기도 했다. 퓌엘 감독은 리그앙에서 수많은 어린 선수들을 키워낸 감독으로도 유명하다. 위고 로리스, 에덴 아자르, 요한 카바예 등 팀에 소속된 어린 선수들이 퓌엘 감독에게 중용되어 스타로 키워졌다. 어린 선수를 중용하고 유망주를 키워내는 퓌엘 감독의 스타일은 사우스햄튼이 추구하는 철학과도 잘 어울렸다.

퓌엘 감독의 지도력이 국제적인 조명을 받은 건 최근이었다. 중위권 팀에 머물던 OGC 니스를 구단 최고 성적인 리그 4위까지 두 차례(2012-13, 2015-16)나 끌어올리면서 유럽 주요 리그 팀들의 이목을 끌었다. 퓌엘 감독이 팀을 완성해가는 과정이 많은 주목을 받았다. 긴 시간 동안 공격적인 압박과 역습 전략의 스타일을 입히기 위해 노력했고, 어린 선수를 지속해서 발굴하면서 팀의 새로운 주축들을 키워냈다. 퓌엘 감독의 꾸준한 공과 구단의 노력이 빛을 발한 2015-16 시즌, 니스는 다시 한번 리그앙 4위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켰다. 네 시즌 동안 퓌엘 감독이 니스에서 이룬 과정과 결과는 사우스햄튼 보드진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 퓌엘에 의해 찾아온 스타일 변화, 그러나 매력 잃은 사우스햄튼

프랑스를 떠나 처음으로 해외 리그에 진출한 퓌엘 감독은 예상보다 신중한 컨셉을 갖고 첫 시즌에 임했다. 이번 시즌 사우스햄튼은 특유의 빠르고 공격적인 스타일과는 거리가 먼 축구를 했다. 퓌엘 감독은 볼을 오랫동안 소유하며 상대가 많이 뛰게끔 유도하고 수비 시엔 함께 뒤로 내려와 밸런스를 갖추는 팀을 원했다. 그러나 이는 프리미어리그에서 한계가 있었다. 정확한 패스 연결에만 치중하게 된 선수들은 무의미한 횡패스 시도만 수차례 반복했다. 자연스레 전진 패스의 숫자도 줄고 역습 타이밍을 놓치는 일만 잦아졌다. 도전적인 패스가 없고 템포마저 느려지니 사우스햄튼의 공격 전개는 늘 측면에서만 이루어졌다. 단조로운 공격 패턴으로 인해 사우스햄튼은 예년과 달리 빈곤한 득점력 문제에 시달렸다.

스타일의 변화가 찾아오니 곳곳에서 부작용이 나타났다. 그동안 사우스햄튼이 보여준 강팀 킬러의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 이번 시즌 사우스햄튼이 리그에서 최종 순위 기준 6위 이상의 팀과 붙었을 때의 결과는 4무 8패다. 리버풀과 가진 두 번의 리그 맞대결에서 (극강의 전원 수비를 통해) 모두 0대 0으로 비긴 것, 시즌 막바지에 리그에 대한 동기부여를 잃은 맨유와 0대 0으로 비긴 것을 제외하면 사실상 상위권 팀을 상대로 무너졌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성적표다.

홈에서도 강력한 모습을 잃었다. 이번 시즌 사우스햄튼의 리그 홈 경기 성적은 6승 6무 7패. 홈 19경기에서 21실점만을 허용하며 탄탄한 수비력을 자랑했지만, 넣은 골은 고작 17골밖에 되지 않는다. 사우스햄튼은 리그 꼴찌 선덜랜드(16골)에 이어 리그 홈 경기 득점 19위에 오르는 굴욕을 맛봤다. 마지막 홈 5경기에서는 한 골도 넣지 못했다. 홈 5경기 연속 무득점은 사우스햄튼 구단 역사상 최초의 기록이다.

[프리미어리그 결산] 매력 잃은 사우스햄튼, 퓌엘의 아쉬운 첫 시즌

" 사우스햄튼은 EFL 리그 1(3부)에서 7위를 기록한 2009-10 시즌부터 프리미어리그(1부)에서 6위를 기록한 2015-16 시즌까지 해마다 더 좋은 리그 성적을 거두며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8위에 머물면서 지난 시즌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두는 데 실패했다. 결국, 7시즌 동안 이어진 사우스햄튼의 대단한 상승세는 끝났다. "

* 2009-10 L1 7위 / 2010-11 L1 2위 / 2011-12 CH 2위 / 2012-13 PL 14위 / 2013-14 PL 8위 / 2014-15 PL 7위 / 2015-16 PL 6위

퓌엘 감독에게 시간이 더 필요할 수는 있다. 니스에서도 완전한 팀을 만들기까지 시간이 걸렸고, 퓌엘 감독의 첫 해외 진출 시즌이기도 하니 분명 어려움은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퓌엘 감독의 팀은 시즌 후반기에 더 큰 문제를 일으켰다. 유로파리그 조별예선 탈락과 EFL컵 우승 실패 후 발생한 동기 부여의 문제였다.

사우스햄튼은 4월 중순부터 시즌이 종료될 때까지 치른 8경기에서 단 1승을 거두는 데 그쳤다. 일부 언론은 퓌엘 감독의 스타일에 선수들이 불만을 느끼고 있다, 일부 선수들이 퓌엘 감독과 마찰을 일으켰다며 연일 불화설을 보도했다. 맨체스터 시티와의 홈 경기 때는 후반전에 교체 투입된 쉐인 롱이 다시 교체 아웃 신호를 받자 퓌엘 감독 앞에서 버럭 화를 내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불화설의 사실 여부는 알 수 없지만, 후반기 들어 퓌엘 감독이 선수단 장악과 팀의 동기부여를 입히는 데 있어 문제를 드러낸 것은 사실이다.

최악의 후반기를 보낸 후 퓌엘 감독을 향한 팬들의 여론은 더 나빠졌다. 포체티노와 쿠만 감독의 시기를 거쳐 더 굳건해진 사우스햄튼의 스타일이 퓌엘 감독에 의해 무너진 것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컸다. 긴 시간 리그앙에서 증명한 지도력과 니스에서 보여준 성과 때문에 퓌엘 감독을 향한 개막 전 기대치는 상당했다. 하지만 퓌엘 감독은 자신에 대한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 채 아쉬운 해외에서의 첫 시즌을 마쳤다.

해마다 거침없는 상승 가도를 달렸던 사우스햄튼, 그러나 이번 시즌은 잠시 본연의 매력을 내려놓으며 아쉬움을 남겼다. 다가오는 시즌은 본연의 모습을 찾기 위한 적극적인 시도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일단 퓌엘 감독이 정상적으로 소튼에서의 두 번째 시즌을 보낼 수 있을지, 그 여부부터 이목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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