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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패션잡지 보그의 선임 에디터 엘리자베스 폰 투른 운트 탁시스(Elisabeth von Thurn und Taxis)가 인스타그램에 노숙자 사진을 올렸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사건의 발단이 된 건 지난 7일 파리 패션위크. 그녀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보그 잡지를 읽고 있는 여성 노숙자의 사진과 함께 "파리는 놀라움으로 가득한 곳이다... 기대도 못했던 길 코너에 보그의 독자가 있다"라고 올렸다.

미국 보그 에디터, 보그를 읽는 노숙자 사진 올리다

엘리자베스 인스타그램 캡쳐화면

수많은 인스타그램 유저들이 "부끄러운줄 알라", "잔인하다", "천박한 취향"이라며 그녀를 질타했다.

하지만 엘리자베스는 바로 물러서진 않았다. 그녀는 "왜 잔인하죠? 이 사람은 저에게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품위있습니다."라고 답했다.

이 사건을 처음으로 보도한 패션 웹사이트 패셔니스타는 "금발의, 예쁜, 럭셔리 취향을 가진, 말 그대로 독일 공주(그녀는 독일 귀족 출신이다)"가 "선을 넘었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 매체는 그녀가 보그와 소셜미디어(SNS)에 쓰는 글들은 출세 지향적이며 이상할 정도로 현실과 동떨져 있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엘리자베스는 파리의 센 강을 찍은 사진과 함께 "제 포스팅이 초래한 모욕과 불편에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고 싶습니다"라고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I wanted to extend my sincerest apologies for the offense my post has caused. Yours truly Elisabeth

A photo posted by Elisabeth von Thurn und Taxis (@elisabethtnt) on Mar 8, 2015 at 7:05am PDT

엘리자베스의 사과로 사건이 일단락되는 줄 알았지만,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이 사진 속의 노숙자를 단독으로 인터뷰하며 일은 더 커졌다. 65살의 노숙자 여성은 "길에서 사는 사람의 사진을 찍는 건 예의 바른 행동이 아니"며 "가난한 건 장난이 아니"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아무도 나에게 사과를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노숙자(홈리스, homeless)가 패션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잡지에서는 노숙자 스타일을 '호보룩(hobo look, 떠돌이 일꾼의 모습)', 푸어 룩(poor look)', '홈리스 시크(homeless chic)', '호보 시크(hobo chic)' 등의 단어로 표현하기도 한다. 패션 디자이너 비비안웨스트우드는 런웨이에서 쇼핑카트를 끌고 다니는 노숙자 패션을 선보인 바 있으며, 디자이너 존 갈리아노 또한 패션 브랜드 디올(Dior) 컬렉션에서 노숙자에게 영감을 받은 스타일을 제시했었다.

패션은 스스로를 드러내기 위해 낡은 것을 필요로 한다. 거리에서 포착된 사람들은 우아한 쪽의 반대이기에, 자신의 반대편에 새로운 이미지를 제공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논란의 중심은 실제 노숙자를 끌어들였다는 데 있다.

고작 사진 한 장에 사람들이 과민반응하는 걸까? 아니면 '왕족 출신 여성'의 철없는 실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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