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프포스트코리아

  • 뉴스 & 이슈
  • 씨저널 & 경제
  • 글로벌
  • 라이프
  • 엔터테인먼트
  • 영상
  • 보이스
  • U.S.
  • U.K.
  • España
  • France
  • Ελλάδα (Greece)
  • Italia
  • 日本 (Japan)
  • 뉴스 & 이슈
    • 전체
    • 정치
    • 사회
    • 환경
    • 기타
  • 씨저널 & 경제
  • 글로벌
  • 라이프
  • 엔터테인먼트
  • 영상
  • 보이스


내 딸이 양성애자이길 바라는 이유

내 부모님이 내가 양성애자(Bisexual)라는 걸 알았을 때 내 인생 전체가 불안해졌다. 내게 자연스럽게 느껴졌던 모든 것들이 갑자기 나를 토할 것 같게 만들었다. 갑자기 어딜 가나 내가 있을 곳 같지 않게 느껴졌다. 내가 잘못되고 음란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전반적으로 진정한 죄책감을 느꼈다. 언제나 내내 죄책감을 느꼈다. 누구와 함께 있어도 불편했고, 밤에는 악몽을 꾸었다. 내가 실수로라도 조금 행복할 때면 나는 행복할 자격이 없다는 목소리가 뱀처럼 머릿속에 기어들었다. 나는 부모들을 실망시켰고 기대에 못 미쳤다. 나는 나를 사랑하는 부모님에게 할 수 있는 최악의 일을 했다고, 부모님의 인생이 이런 오점은 필요없다고 내 자신에게 계속해서 말했다. 가족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나를 이해하려고 애썼지만, 나는 내가 가족에 한 일 때문에 내 자신을 수치스러워하는 악순환에 빠졌다.

아직도 그런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오지 못했다. 적어도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다. 그러나 지금 나는 내가 먼 미래에 딸을 낳게 된다면 딸 역시 양성애자이길 바란다고 결정했다.

일단 나는 15년 후에는 세상이 정신을 차렸길, 살기가 좀 수월해졌길 바란다. 내 딸은 여성 두 명이 클럽에서 키스를 해도 구경 거리가 덜 되는, 보다 잘 받아들여주는 환경에서 살게 될지도 모른다. 내가 순진한 희망을 품고 바라보는 미래는 증오, 편견, 무엇보다 무지가 덜한 곳이다. 밀레니얼들이 부모가 될 때면 자녀들은 커밍아웃을 할 필요도 없을지도 모른다. 누구의 젠더가 무엇이냐가 아니라 그저 누구를 좋아하느냐의 문제일지도 모른다. 미래의 조부모들은 양성애를 가능성으로 생각할지도 모른다. 혹은 적어도 그걸 ‘관심을 끌려고 하는 창녀 같은 행동’이라고 경멸하지 않고 양성애의 존재를 인정하기라도 할지도 모른다. (네, 할머니, 텔레비전에서 보신 양성애자들은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들이에요. 자기가 어떤 성을 제일 좋아하는지 잘 모르는 타락한 일탈 젊은이들이 아니에요. 하지만 고민하지 마세요. 할머니에게 설명하거나 내 죄를 고백하려는 시도도 하지 않을 테니까요. 행복한 무지에 싸여 화면을 보면서 그들을 비판하실 때 난 그냥 말없이 듣고 있을 거예요.)

아무튼 나는 내 상상 속의 양성애자 딸이 살 미래는 지금보다 나을 거라고 생각하고, 누구의 큐핏이 누구에게 화살을 겨누는지를 두고 손가락질하지 않는, 어떤 연인의 사랑이 더 사랑스러운지 설교하지 않는 더 이해심 있고 진보적인 자유로운 세계를 본다.

그러나 나는 내 딸이 듣게 될 말들이 뭔지 안다. 가끔 내 딸은 불편하고 자기 혐오를 하게 되는 방식으로 취급받을 것이다. 사람들은 가끔 못됐고, 내가 본능적으로 느끼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기분이 주는 고통은 세계에서 가장 큰 고통 중 하나다. 친구들과 차에 탔을 때 어색한 침묵이 흐른다거나, 말 조심을 해야 하는 때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때로는 내 딸은 나만큼이나 죄책감을 느낄 것이고, 현실이 지금과 달랐다면 하고 바랄 때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내 딸은 그걸 견뎌낼 것이고, 내 딸은 아주 훌륭한 것들을 잔뜩 가질 것이다. 더 강해질 것이고, 이해심이 많아질 것이며, 더 큰 열정을 가질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믿음을 위해 끝까지 진실하게 싸우는 법을 익혔을 것이다. 굴욕을 통해 도덕적 기준을 강화할 것이다. 죄책감을 통해 스스로의 평화를 찾을 것이다. 더 두둑한 배짱과 신랄한 유머감각을 가질 것이다. 그리고 거기서 오는 인내와 애정에 대한 이해는 내 딸을 더욱 다정하고 생기있게 만들 것이다. 침대에서도 더 좋은 연인이겠지. 헤헤.

그리고 내 상상속의 양성애자 딸은 여러 다른 면에서 여성성을 보기 시작하며 여성으로 산다는 게 어떤 것인지를 전적으로 포용하게 될 것이다.

내 딸은 남성을 사랑할 때면 자신이 유혹적이고, 아름답고, 힘이 있고, 숭배받고, 배려하고, 참을성있고, 보호받고, 순수하다고 느낄 것이다. 딸은 자신과 남성의 차이를 사랑할 것이다. 그의 근육을 만져보고 그의 털을 놀릴 것이다. 딸은 가뿐한 기분, 음흉한 기분, 회의적인 기분을 느낄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그에게 진짜 여성이 무엇으로 만들어 있는지 보여줄 수도 있을 것이다. 여성이지만 생활비를 벌어 와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것이다. 어디에나 그를 따라가며, 그의 모든 말을 소중히 여기며, 그를 위해 온갖 고통을 겪을 것이다. 그의 빈자리를 채우고 테트리스 같은 몸을 기울여 마침내 완전해진 기분을 느낄 것이다. 현대의 줄리엣처럼 진심으로 자신의 로미오를 사랑할 것이다. 그때에도 사회 규범은 내 딸을 티아라를 쓰고 받침대에 올린 모습으로 그릴 것이다.

그러나 여성만이 사랑할 수 있는 방식으로 여성을 사랑하는 방법도 배울 것이다. 여성도 남성처럼 여성을 좋아하지만, 조금 더 잘 하기 때문이다. 위에 말했던 모든 것에 더해, 이해받는 기분, 평등한 기분, 서로 교체될 수 있다는 기분을 느낄 것이다. 그녀 옆에 나란히 누워 똑같은 평온함과 필요를 숨쉴 것이다. 오목한 쇄골뼈에 그녀의 걱정을 담고 서로의 네일을 해줄 것이다. 자매이자 연인인 공범을 갖게 될 것이다. 마침내 모든 시들이 말하는 아름다움을 볼 수 있을 것이며, 자기 자신의 아름다움을 보는 법도 배울 것이다. 자신의 피부의 느낌이 정말 어떤지, 자기 머리가 디스코 불빛 아래 얼마나 예뻐 보이는지 이해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힘을 이해하고, 여성을 제대로 보는 법, 자기라는 여성이 어떤 여성인지 아는 법을 배울 것이다.

나는 내가 결코 그들처럼 될 수 없다고 확신했기 때문에 오랫동안 다른 여자 아이들을 미워했다. 다 나보다 더 예쁘고 손재주가 좋았고, 거의 사악할 정도의 신비한 방법으로 사람들을 조종했다. 여성들 사이에 숨은 경쟁 관계에 내가 끼어들 수 없었기 때문에 나는 그들 자체를 비난했다. 그리고 내 양성애자 딸은 더욱 힘들 수도 있다. 딸의 눈에 비친 미래의 여성들은 더 온화하거나 아름다울 것이고, 부러워할 것이 더 많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거의 언제나 그래서 더 좋을 것이다. 자기 자신을 달콤쌉싸름한 매력과 우아함을 가지고 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내 딸은 자신이 작고 복잡한 몸과 영혼이 충만하고 속이 꽉 찼다고 생각할 것이다. 더 높은 차원으로 자신과 타인을 사랑하는 법을 배울 것이다. 자신의 안팎을 보고, 젠더 현실을 뚫고 타인을 볼 것이다. 젠더가 규정된 게임의 인형으로 보지 않을 것이다.

허핑턴포스트US의 Why I Would Want My Daughter To Be Bisexual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연재기사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

인기기사

  • 1 결국 눈물 흘린 신지 : 상상도 못 했다…5월 결혼 앞두고 ♥7살 연하 문원과 뜻밖의 근황 공개
  • 2 서울구치소 수감된 윤석열 8개월간 받은 영치금 액수 : 이재명 대통령 연봉의 4.6배
  • 3 길 걷던 중학생에게 다가가더니 망치로… 40대 남성이 대낮에 ‘아들뻘’ 내리친 이유 : 듣자마자 탄식 탁 터져 나온다
  • 4 시그널 시즌2 다 찍고 터진 ‘소년범’ 논란에 은퇴 선언한 조진웅 근황 : 깜짝 목격담이 한국 밖에서 튀어나왔다
  • 5 '대구 신천 캐리어 사건' 범인으로 지목된 딸과 사위의 사연 : 안타까움 숨길 수 없다
  • 6 대구 신천 ‘캐리어 시신’ 사건의 전말이 알려졌다 : 딸과 사위가 경찰에 체포됐다
  • 7 “돈까스 먹고 싶어” 새벽에 아빠 손 잡고 나섰던 김창민 감독 아들 근황 : CCTV 속 참담한 장면에 숨이 턱 막힌다
  • 8 '대구 캐리어 시신 사건'의 엄마와 딸, 사위 모두 지적 장애인 : 약자임에도 '부정적 인식'의 대상
  • 9 '음료 3잔 횡령' 청주 빽다방 점주, 비난 여론 퍼지자 고개 숙이며 고소 취하 : 그러나 경찰 수사는 계속된다
  • 10 KT 대표 된 박윤영 작심한 듯 직전 인사 뒤집고 임원 30% 날렸다, '인사 칼바람' 부른 통신 공룡의 'AI 경쟁력 추락'

허프생각

초대형 무도회장 짓는 트럼프의 '공간 파괴' 정치 : 어딘가 많이 익숙하다
초대형 무도회장 짓는 트럼프의 '공간 파괴' 정치 : 어딘가 많이 익숙하다

주인이 아니라 관리인

허프 사람&말

메타 CEO 저커버그 'AI 안경 대중화' 승부수 : '녹화기능' 프라이버시 문제는 과제로
메타 CEO 저커버그 'AI 안경 대중화' 승부수 : '녹화기능' 프라이버시 문제는 과제로

누군가 당신을 찍고 있다

최신기사

  • 미국 이란 공습은 전쟁범죄 가능성, 미 국제법 전문가 173명이 공개 서한을 보냈다
    글로벌 "미국 이란 공습은 전쟁범죄 가능성", 미 국제법 전문가 173명이 공개 서한을 보냈다

    미국은 무엇을 잃고 있는가

  • 대우건설 김보현 해외 원전 '슈퍼 사이클' 올라타나, '글로벌인프라본부' 신설해 체코·미국·베트남 원전 건설 노린다
    씨저널&경제 대우건설 김보현 해외 원전 '슈퍼 사이클' 올라타나, '글로벌인프라본부' 신설해 체코·미국·베트남 원전 건설 노린다

    글로벌 원전 기업으로 첫발

  • 주호영 의원, 'TK 통합' 두고 김민석 총리에 언제부터 국민의힘 반대에 그렇게 신경썼냐
    뉴스&이슈 주호영 의원, 'TK 통합' 두고 김민석 총리에 "언제부터 국민의힘 반대에 그렇게 신경썼냐"

    양쪽 모두 할 말 있겠다

  • 포스코이앤씨 송치영에게 실적 턴어라운드보다 중요한 것 '중대재해 0', 달성 못하면 기업가치 '구조적 훼손' 불가피
    씨저널&경제 포스코이앤씨 송치영에게 실적 턴어라운드보다 중요한 것 '중대재해 0', 달성 못하면 기업가치 '구조적 훼손' 불가피

    '사망자 0명'에 목숨 걸어야

  • 정용진 3조 투입된 'G마켓 일병 살리기', 멤버십 혁신에 물류협력 더해 체질 개선 승부수 던졌다
    씨저널&경제 정용진 3조 투입된 'G마켓 일병 살리기', 멤버십 혁신에 물류협력 더해 체질 개선 승부수 던졌다

    '꼭' 살려야 한다

  • 신한금융그룹과 비자의 '40년 혈맹' 기술협력까지 격상된다 : 진옥동 비자 사장 만나 디지털 분야 협력 논의
    씨저널&경제 신한금융그룹과 비자의 '40년 혈맹' 기술협력까지 격상된다 : 진옥동 비자 사장 만나 디지털 분야 협력 논의

    신한카드의 역사가 비자와의 협력 역사

  • 이번 주말 벚꽃 엔딩 : 벚꽃 축제 어디로 갈까?
    라이프 이번 주말 벚꽃 엔딩 : 벚꽃 축제 어디로 갈까?

    인생 사진 건져보자.

  • 박상용 검사가 국정조사에서 증인선서를 거부했다 : 녹취 추가공개 “좀 지나면 이화영은 나갈 것”
    뉴스&이슈 박상용 검사가 국정조사에서 증인선서를 거부했다 : 녹취 추가공개 “좀 지나면 이화영은 나갈 것”

    대한민국 검사

  • [CEO 일기장 훔쳐보기] 프로 이직러들이여, 자랑스러워하라 : 6개 산업을 넘나든 생존력의 비밀
    보이스 [CEO 일기장 훔쳐보기] 프로 이직러들이여, 자랑스러워하라 : 6개 산업을 넘나든 생존력의 비밀

    "전문성 부족"이라는 꼬리표에 대하여

  • LG에너지솔루션 B2B 플랫폼 합류하며 소프트웨어 경쟁력 확보, '전기차 캐즘' 속 또다른 돌파구 찾았다
    씨저널&경제 LG에너지솔루션 B2B 플랫폼 합류하며 소프트웨어 경쟁력 확보, '전기차 캐즘' 속 또다른 돌파구 찾았다

    ESS에 소프트웨어 경쟁력 더한다

  • 신문사 소개
  • 윤리강령
  • 기사심의규정
  • 오시는 길
  • 인재채용
  • 광고상품문의
  • 기사제보
  • 청소년 보호정책
  • RSS
  •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
    한국인터넷신문협회
  •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일로 39-34 서울숲더스페이스 12층 1204호

  • 대표전화 : 02-6959-9810

  • 메일 : huffkorea@gmail.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상유
  • 법인명 : 허핑턴포스트코리아 주식회사
  • 제호 : 허프포스트코리아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03
  • 등록일 : 2014-02-10
  • Copyright © 2025 허프포스트코리아. All rights reserved.
  • 발행·편집인 : 강석운
  • 편집국장 : 이지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