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단식을 두고 얻은 게 별로 없다며 평가했다. 당내 주요 인사의 방문을 통해 당내 장악력을 얻은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견을 두고도 특별한 정치적 의미가 없다고 일축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진행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 SBS 시사교양 라디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26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단식을 가지고 정치투쟁을 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며 "정치권에서 일어나는 상황에 대해 국민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이런 판에 단식을 왜 시작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앞서 장동혁 대표는 15일 민주당에 통일교 특검과 공천헌금 특검(이른바 '쌍특검') 수용을 요구하면서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다. 단식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방문해 중단을 권유할 때까지 8일간 이어져 22일 마무리됐다.
이에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장 대표가 건강까지 잃어가면서 얻은 것이 별로 없다고 평가한 것이다. 또한 평소 장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던 유승민 전 의원이 찾아오는 등 보수 통합이 된 것 아니냐는 의견에도 회의론으로 일관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건강이 나빠지니까 인간적인 측면에서 그런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나는 것이다"며 "정치적 의미를 거기다 부여한다는 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탄핵 이후 처음 국회에 등장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방문도 정치적으로 큰 의미가 없다고 평가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그만큼 보수를 결집시킬 수 있는 여력이 없다"며 "박 전 대통령도 탄핵으로 임기를 못 마친 대통령인데 무슨 정치적인 효과가 크게 나오겠나"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민의힘의 가장 큰 문제는 너무 과거 사람들에게 집착하는 것"이라며 "정치상황에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해야 하는데 자꾸 과거를 회상하려 그러면 더 이상 발전하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제명 징계를 두고는 "지금 국민의힘은 당내에 반대파를 내쫓을 시간적 여유가 없다"며 쓴소리를 이어나갔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장 대표에게 "앞으로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위해서 당을 어떻게 화합하고 당을 어떤 방향으로 끌고 갈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며 "자기하고 반대되는 사람을 내쫓는 노력을 해서는 지선에 별로 희망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는 폭넓은 정치 스펙트럼을 지닌 원로 정치인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정치 판세를 읽는 데 현실주의적 시각을 견지해 왔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선 당선에 큰 공을 세운 것으로 평가된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1940년 7월 11일 서울에서 태어나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독일어를 전공하고 독일 뮌스터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 정치권에 입문해 비례대표로만 5선을 지냈다. 단 한 번 출마한 지역구(서울 관악 을) 선거에서 이해찬 전 총리에게 패배한 뒤 보건사회부 장관과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을 역임했다.
제18대 대선에서 경제민주화 정책을 입안해 박근혜 대통령 당선에 기여했다. 20대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 겸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123석을 차지하는 대승을 거뒀다.
그 뒤 민주당을 탈당해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 정치권에 돌아왔다.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이 참패한 뒤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당 이름을 국민의힘으로 바꾸고 2021년 재보궐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