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 오너 3세 이주원 상무가 본인이 최대주주인 가족회사를 통해 종근당 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늘려가고 있다.
이주원 상무는 올해 1월1일 상무로 승진했다. 이사로 승진한 지 단 1년 만이다.
이장한 종근당 회장이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주원 상무는 이장한 회장의 2남 1녀 중 장남이다. 1987년생으로, 미국 퍼듀대학교 홍보학과를 졸업하고 2018년 종근당산업 사내이사로 입사했다.
2020년 종근당 개발기획팀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2024년엔 종근당바이오 기타비상무이사에 선임됐다.
2025년 종근당 이사에 올랐고, 1년 만인 올해 1월1일 신약사업기획담당 상무로 승진했다.
◆ 오너일가 가족회사 벨에스엠, 장남 승계수단 활용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종근당 오너 일가의 가족회사인 벨에스엠은 13일부터 15일까지 장내매수를 통해 지주회사 종근당홀딩스 보통주 3천 주를 취득했다.
이에 따라 벨에스엠의 종근당홀딩스 지분율은 0.30%에서 0.36%(1만7909주)로 높아졌다.
이장한 회장(33.73%), 이 회장의 부인 정재정씨(5.82%), 이주원 상무(2.89%), 이 회장의 차녀 이주아씨(2.59%), 이 회장의 장녀 이주경 텔라이프 이사(2.55%)의 다음에 위치한다. 텔라이프는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하는 계열사다.
벨에스엠은 시설관리, 경비, 환경미화 사업을 하는 기업으로, 2006년 설립됐다. 이장한 회장 가족이 지분을 나눠 가진 가족회사다.
이주원 상무가 최대주주(40%)이며, 이어 이장한 회장 30%, 이주경 이사와 이주아씨가 각각 15%를 갖고 있다.
벨에스엠이 종근당홀딩스 주식을 처음으로 취득한 것은 2024년 12월로 확인된다. 당시 벨에스엠은 190주(0.00%)를 매입했다. 이후 1년여 동안 지주회사 지분율을 꾸준히 높여 왔다.
벨에스엠은 종근당 등 특수관계자와의 내부거래 비중이 매우 높다. 2021년 이후만 보더라도 해마다 매출액의 80% 이상을 내부거래에 의존하고 있다.
벨에스엠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특수관계자 거래 비중은 2021년 91.88%, 2022년 87.93%, 2023년 84.24%에 달했다. 2024년에도 매출 510억 원 중 415억 원(81.41%)이 특수관계자 거래에서 나왔다.
이 같은 상황을 종합할 때 이장환 회장은 벨에스엠을 자녀 승계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지주사 지분을 사들여 우회적으로 지배력을 늘리고 후계자의 증여세 등 승계 부담은 줄이는 방식이다.
이주원 상무에게는 이장한 회장(33.73%)과 어머니 정재정씨의 지분(5.82%)을 매입하거나 증여 후 증여세를 낼 만한 자금력이 충분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벨에스엠의 지분율이 ‘0’에서 0.36%로 늘어나는 동안 이 상무의 지분율은 2.89%로 멈춰있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이 때문에 벨에스엠을 통한 승계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장환 회장(1952년생)이 70대 중반에 접어드는 만큼 승계 작업을 서둘러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 같이 가족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여기에서 나온 이익으로 지주회사의 지분을 늘리는 방식은 사익편취라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또한 아직은 벨에스엠의 지분율이 미미하지만 앞으로 이 회사를 통한 지분 확보가 계속되는 경우, 지주회사 상단에 오너 일가의 회사가 자리잡는 옥상옥 구조가 강화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