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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적 인기를 누린 대한민국 최초의 국내 출생 판다 푸바오. 에버랜드 동물들 가운데서도 독보적인 인기를 누렸던 푸바오는 중국으로 돌아간 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대중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왼쪽), 사진 자료.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왼쪽), 사진 자료. ⓒ연합뉴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이재명 대통령은 2026년 1월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굵직한 국제 외교 현안이 오가는 가운데에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판다 한 쌍을 한국에 기증하거나 대여해 줄 수 있는지를 직접 물었다.

정상회담에서 굳이 ‘판다’ 얘기를 꺼낸 이유는?

사진 자료. ⓒ연합뉴스
사진 자료. ⓒ연합뉴스

정상회담에서 ‘판다’가 언급될 만큼, 이 사안은 그렇게 중대한 의미를 지닐까? 이 대통령은 한국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혐중 정서’를 완화하기 위해, 친근한 이미지를 지닌 판다를 매개로 양국 간 정서적 거리감을 좁힐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판다 이야기를 꺼낸 것으로 읽힌다.

그러나 ‘혐중 정서’라는 맥락을 떠나, 중국이 판다를 타국에 기증하거나 대여하는 행위는 이미 오래전부터 외교 전략이자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 잡아 왔다. 중국은 판다의 귀여운 이미지를 활용해 상대국 국민에게 우호적인 인식을 심고, 이를 통해 외교 관계를 강화해 왔다. 강제나 압박이 아닌 매력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른바 ‘소프트파워’ 전략의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판다 외교에는 엄격한 조건도 따른다. 해외로 반출된 판다의 소유권은 여전히 중국에 있으며, 임대국은 임대료를 지불해야 한다. 임대료는 국가별로 차이가 있지만, 미국의 경우 연간 최대 100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판다가 임대된 동물원 측의 과실로 폐사할 경우에는 약 80만 달러의 보상금을 중국에 지급해야 한다.

또한 해외에서 태어난 판다 역시 부모 중 한 마리라도 중국 소유일 경우, 그 새끼 판다의 소유권 또한 중국에 귀속된다.

푸바오 이전 사랑받던 한국의 판다들

사진 자료. ⓒ연합뉴스
사진 자료. ⓒ연합뉴스

중국이 한국에 처음 판다를 보낸 것은 1992년 한중 수교 이후다. 외교적 우호의 상징으로 임대 형식으로 들어온 밍밍과 리리는 양국 관계 개선을 상징하는 존재였다. 밝고 친근한 이미지 덕분에 두 판다는 단숨에 에버랜드의 대표 동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1998년 IMF 외환위기 속에서 막대한 사육 비용과 외화 지출 논란이 불거지면서, 밍밍과 리리는 중국으로 조기 환송됐다. 이는 단순한 사육 실패라기보다,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내려진 불가피한 선택에 가까웠다.

푸바오의 부모인 아이바오와 러바오는 2016년 한중 정상 간 합의에 따라 ‘판다 공동 연구’와 우호의 상징이라는 의미로 한국에 들어왔다. 이들은 에버랜드 개장 40주년을 기념해 같은 해 3월 한국에 상륙했으며, 이후 ‘판다월드’를 통해 일반에 공개됐다. 아이바오와 러바오는 IMF 이후 20여 년간 중단됐던 판다 외교를 재개한 사례로, 언론에서는 이를 ‘제2차 판다 외교’로 부르며 한중 관계 개선의 상징으로 해석했다.

판다 외교로 본 중국의 속내

사진 자료. ⓒ연합뉴스
사진 자료. ⓒ연합뉴스

중국은 한국뿐 아니라 여러 국가를 상대로 판다를 외교적 카드로 활용해 왔다. 1972년 닉슨 미국 대통령의 방중 이후 링링과 싱싱을 미국에 보내 미중 간 적대적 대립 관계 완화를 도모했고, 같은 해 일본에는 카쿠와 탄탄을, 이듬해인 1973년에는 프랑스에 푸니와 파오파오를 기증하며 서방 외교를 확대했다.

반대로 외교 갈등 국면에서는 판다를 회수하는 방식으로 외교적 항의의 뜻을 명확히 하기도 했다. 미중 무역 갈등이 심화되던 2023년, 중국은 워싱턴 국립동물원에 있던 판다 3마리를 계약 만료와 동시에 반환시켰다. 당시 미국 의회에서 ‘판다 새끼 반환 합의 파기’와 관련한 법안까지 거론되며, 인권·대만 문제에 대한 보복 조치라는 해석이 나왔다.

2025년에는 다카이치 일본 총리의 대만 관련 우호 발언 이후 중일 갈등이 고조되자, 중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 위반을 이유로 우에노동물원 쌍둥이 판다의 조기 반환을 결정하기도 했다.

이러한 전례를 고려하면,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한중 정상회담에서 판다 한 쌍의 재도입을 두고 실무 협의를 진행하기로 합의한 것은 결코 가벼운 사안이 아니다. 한국에 판다가 추가로 대여될 가능성이 비교적 높게 점쳐지는 이유다. 이는 향후 한중 간 우호적 협력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판다 유치 후보지로 광주의 우치동물원을 직접 언급했다. 과거 에버랜드가 푸바오를 통해 상당한 관광·경제적 효과를 거둔 전례를 감안하면, 판다 유치는 단순한 외교 상징을 넘어 광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적잖은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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