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팬들의 일방적인 사면 주장으로 덩달아 화제에 올랐던 유승준. 재판부가 또 한 번 그의 손을 들어줬다.
가족들과 미국에서 지내고 있는 유승준. ⓒ유승준 인스타그램
2025년 8월 28일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이정원)는 유승준(스티브 승준 유)이 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를 상대로 낸 사증(비자) 발급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를 판결했다. 이번 소송은 비자 발급을 거부당한 유승준이 주 LA 총영사를 상대로 낸 세 번째 소송이었다.
재판부는 “원고에게 ‘대한민국의 안전 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외교관계 등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워 처분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또 “원고를 입국금지해야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공익과 사익 간 비교형량을 해볼 때 피해 정도가 더 크므로 비례원칙에 위반된다”라고도 했다. 비자 발급 거부 처분은 처분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짚은 재판부는 “재량권 일탈 남용으로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이러한 결론이 원고의 과거 행위가 적절했다고 판단하는 건 결코 아니라는 점을 밝힌다”라고 선을 그었다. 재판부는 “설령 원고의 입국이 허가돼 국내에 체류하게 되더라도 격동의 역사를 통해 충분히 성숙해진 우리 국민들의 비판적인 의식 수준에 비춰 원고의 존재나 활동으로 인해 대한민국의 존립이나 안전에 위해를 가할 우려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법무부의 2002년 입국금지 결정은 무효”라며 유승준이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입국 금지 결정 부존재 확인 소송에 대해서는 “법무부의 내부적인 입국 금지 결정은 처분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라며 각하했다. 앞서 법무부는 이번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입국금지는 법무부 장관의 재량”이라며 “유승준이 입국했을 때 사회적 혼란이 예상된다”라는 이유로 입국금지 입장을 고수해왔다.
2002년 2월, 입국 금지를 당했던 유승준. ⓒ유튜브 채널 ‘KBS News’
1976년생으로 올해 나이 48세인 유승준은 1997년 가요계에 데뷔해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던 인물이다. 공익근무요원 소집 통지를 받았던 유승준은 신체검사도 마친 채 입대 대기 중이던 2002년 1월, “일본·미국 공연 일정이 끝나면 바로 귀국하겠다”라는 내용의 각서를 병무청에 제출하고 귀국보증제도를 이용해 출국했다.
하지만 출국 이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면서 병역 기피 논란에 휩싸였다. LA 법원에서 미국 시민권 취득 절차를 밟은 유승준은 한국 국적 포기 신청 의사를 밝히면서 한국 국적을 상실했다. 유승준은 같은 해 2월 인천국제공항에서 한국 입국을 시도했으나, 당시 법무부가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사람의 입국을 금지한다”라는 출입국관리법 11조에 따라 유승준의 입국을 제한했다.
10년 이상 한국 땅을 밟지 못하던 유승준은 38세가 된 2015년 8월, LA 총영사관에 재외동포(F-4) 체류 자격으로 비자 발급을 신청했다. 옛 재외동포법에 따르면 병역 기피 목적으로 국적을 상실했다 하더라도 38세가 되면 재외동포 체류자격을 부여받을 수 있었다.
다만 LA 총영사관은 이를 거부했다. 이에 첫 소송을 제기한 유승준은 파기환송심과 재상고심 끝에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그러나 LA 총영사관은 “유승준 씨의 병역의무 면탈은 국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라며 발급을 거듭 거부했다. 2020년 10월 두 번째 소송을 낸 유승준은 2023년 11월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지만 LA 총영사관이 2024년 6월 또다시 비자 발급을 거부하면서 같은 해 9월 세 번째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