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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역할은.. AI 작품으로 사진전 1위 한 작가가 '수상 거절'하며 한 말은 묵직한 한 방이 있다
보리스 엘다크젠, 그의 작품 '전기공' 중 일부. ⓒ보리스 엘다크젠 인스타그램

국제 사진전에 출품한 사진이 1위를 차지하자 작가가 수상을 거부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작가는 해당 작품은 사람이 아닌 AI가 만든 것이라고 뒤늦게 밝혔다.

17일(현지시간) 가디언은 독일 출신 사진작가 보리스 엘다크젠이 '2023 소니 월드 포토그래피 어워드(SWPA)' 크리에이티브 오픈 카테고리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으나 수상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소니 월드 포토그래피 어워드는 영향력있는 세계 최대 사진 대회 중 하나다.

1위를 차지한 작품의 이름은 '전기공(The Electrician)'으로, 한 노년의 여성이 중년의 여성의 뒤에서 어깨를 감싸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중년 여성의 앞엔 또 하나의 손이 있으며, 두 사람은 서로 다른 곳을 응시하고 있다.

AI 생성 작품이라고 알려진 '전기공'. 
AI 생성 작품 '전기공'. ⓒ보리스 엘다크젠

엘다크젠은 해당 작품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자 '전기공'은 AI가 만든 사진이라는 사실을 밝히며 상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해 12월부터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날짜 순서로 요약해 정리했다. 현재 4월 18일(현지시간)의 상황까지 작성됐으며, 상황이 진행될수록 더 업데이트 될 것으로 보인다.

엘다크젠이 정리한 타임라인에 따르면 그는 2022년 12월 "SWPA가 '아무 장비'나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한 만큼 추가적인 정보 없이 (사진전에) 지원했다. 홈페이지에는 "사진 대회이 AI 이미지 출품에 대비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지원했다"는 내용을 담은 입장문 또한 찾아볼 수 있었다. 그리고, 사진전들은 AI에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는 것이 엘다크젠의 입장이다. 엘다크젠은 "우리 사진 업계는 사진으로 정의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한 열린 토론을 해볼 필요가 있다"라며 "내가 이번 수상을 거부한 것이 이 논쟁을 가속화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대회를 후원한 소니 측은 성명문을 통해 "우리는 더 이상 작가와 의미 있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없다고 생각했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엘다크젠 또한 홈페이지에 자신의 입장을 전했다. 그는 "당신들은 대화를 원했고, 나는 내키지 않아했다는 인상을 주고 싶어하지만,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신들은 내가 공개 토론을 세 번 제안하고 나서야 겨우 시상식 전 블로그에 올릴 Q&A를 제안했다. 나는 이에 기꺼이 승낙했다"며 SWPA 측과의 갈등을 암시했다.

그는 이후 진행된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사진을 사랑하고, AI로 이미지를 생성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이 둘이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나는 빛으로 글을 쓰는 것이라면, 다른 하나는 프롬프트(컴퓨터 명령어)를 통해 글을 쓴다. 이 둘은 연결되어 있다. (AI의) 시각적 이미지는 사진에서 학습한 게 맞지만, AI는 이제 자신의 고유한 영역을 가지고 있다. 만약 사람들이 이에 대해 말하지 않고 침묵하길 원한다면, 이는 잘못된 것"이라는 입장과 함께 사진전 측을 비판하기도 했다.

엘다크젠은 AI 생성 사진에 '프롬프터그래피'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을 시작으로, 이에 대한 토론을 활발히 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는 "(AI의 예술 영역 진입은) 복잡하며, 복잡한 만큼 논의가 필요하다. (내 이미지가) 많이 공유되어 언론에 퍼지고 있고, 매우 기쁘다. 내 역할을 다했다"라며 예술계에도 불어닥친 AI의 바람은 이제 시작일 뿐임을 전했다.

 

문혜준 에디터 hyejoon.moon@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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