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내 머리속의 지우개', '봄날은 간다' 스틸컷. ⓒCJ 엔터테인먼트, 시네마 서비스
사랑은 얼마나 강력한가. 한번 사랑에 빠지면 그걸로 끝이다. 헤어 나올 수 없다. 당신은 상대의 눈을 보고 '바로 그 사람'이라는 사실을 자동으로 알 수 있다. 싫어도 알게 된다. 사랑에 빠진 그 순간부터 당신의 삶은 구름 위를 떠다닌다. 그 어떤 것도 연인을 향한 당신의 감정을 이길 수 없다.
문제는 이 사랑의 감정이 결국에는 사그라들고 당신은 구름에서 내려와 현실을 살아가게 된다. 그리고 궁금해한다. 도대체 그 감정이 사실이었는지 말이다. 콩깍지가 완전히 벗겨지면 당신은 연인의 실체, '진짜 모습'을 알려고 할 거다.
여기 시에나라는 여성의 사례를 살펴보자. 시에나는 더 이상 그의 연인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느낀다. "그는 너무 사랑스럽고 내게 잘못을 한 적이 없지만, 내 마음은 완전히 바뀌었다." 시에나의 말이다.
시에나는 고민한다. 연인을 떠나야 할지, 아니면 관계를 유지해야 할지. 시에나는 "나의 연인은 훌륭하다. 그래서 나는 적어도 불행하지는 않다. 하지만 만족감을 느끼지도 않는다. 내가 옳지 않다고 느끼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낭비하기가 싫다"고 연인에 대한 복합적인 감정을 설명했다.
영화 '내 머리속의 지우개' 스틸컷. ⓒCJ 엔터테인먼트
두 사람이 만나게 된 건 코로나19 유행 시기였다. 그때는 서로에게 다른 사람이 없었고, 두 사람의 만남은 빠른 동거로 이어졌다. 시에나는 "우리가 너무 서둘렀는지도 모른다. 그가 처음부터 내게 딱 맞는 스타일은 아니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행복했고 만족했다"고 떠올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상황은 바뀌었다. "그때로부터 1년도 더 흘렀다. 그를 떠나지 않으면 내 진짜 마음을 나도 모를 것 같다. 누군가를 보고 흥분하고 싶다. 우리 사이에는 존재하지 않는 성욕을 느끼고 싶다." 시에나는 말했다.
헤어질 것이냐, 말 것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결정의 갈림길에 선 시에나에게 전문 상담사 미아 무스카트와 마가렛 라이저가 도움을 주기 위해 나섰다.
연애를 서둘렀다는 사실은 언제 알 수 있을까?
영화 '봄날은 간다' 스틸컷. ⓒ시네마 서비스
그 연애가 너무 빨리 시작됐는가, 혹은 좀 늦었는가? 어려운 문제다. 우리는 때때로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며, 이 결론은 금새 실수인 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쉽지 않은 문제다.
무스카트는 "의심은 정기적으로 생긴다. 의심은 당신이 내린 결정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당신은 그 의심에 귀를 기울이면 된다. 당신의 직감을 믿고, 무언가가 완전히 옳지는 않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이 동거를 시작했다. 당시에는 그게 당연했다. 하지만 그때 그랬다고 앞으로도 영원히 함께 머물러야 한다는 법은 없다." 그는 덧붙였다.
라이저가 보는 관계의 핵심은 감정적 친밀감이다. 친밀감을 쌓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좋든 싫든 말이다.
그는 "진정한 친밀감은 많은 것을 필요로 한다. 먼저 당신의 연인이 믿을 수 있는 사람인지 알아야 한다. 사소한 갈등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 큰 위기가 닥치면 어떻게 행동하는지, 민감한 정보를 어떻게 나누고 보호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라이저는 시에나가 너무 빨리 연인 관계에 돌입한 것은 아닐지 우려한다. "시에나 커플 사이 친밀감은 갑작스럽고 때 이르게 생긴 감이 있다. 거의 우연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관계에는 기초적인 친밀감이 없을 수도 있다."
관계의 끝은 언제일까?
영화 '내 머리속의 지우개' 스틸컷. ⓒCJ 엔터테인먼트
무스카트는 대개 다음과 같은 경우 그 관계가 끝났다고 본다.
함께 있을 때 기쁨을 느끼지 않는다.
더 이상 성적 욕구를 느끼지 않는다.
연인이 아닌 다른 사람에 대한 환상을 키운다.
연인이 당신을 이해하지 못하고 대화가 안 된다고 느낀다.
하지만 관계는 복잡하며 감정은 언제든 다시 변할 수 있다. 시에나는 "만약 불확실한 상황이 오랫동안 계속되고 있다면 당신의 감정을 전하기 위해 노력할 때다. 그럼에도 어떤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면 이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라이저는 시에나가 자신의 감정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포인트에서 관계가 끝난 것을 알아차렸다. 그는 시에나가 "불행하지 않다"고 쓰면서도 '그와 처음부터 잘 맞지 않았다' '성욕이 없다'고 표현한 점을 지적했다.
헤어져? 말아? 고민될 때 당장 해야 할 일은 대화다
영화 '봄날은 간다' 스틸컷. ⓒ시네마 서비스
시에나가 해야 할 일은 대화다. 자기 생각을 연인에게 솔직하게 털어놓는 거다. 라이저는 "현재 상황을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되 자신과 연인의 감정 모두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중요한 사실을 연인에게 숨기는 건 사실상 그를 관계에서 배척하는 거다. 그는 알 권리가 있다. 자신이 최선을 다해 사랑한 연인이 자신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말이다."
결국 대화를 통해 연인은 관계 개선을 위해 함께 노력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만약 그 노력조차 해내고 싶지 않다면, 결론은 명확해진다. 헤어질 시간이 온 것이다."
지금까지 연인 간 사랑에 대한 얘기였지만 관계 전반에 대한 얘기이기도 하다. 모든 관계에는 사랑이 몇 퍼센트라도 포함되기 마련이니까. 친구, 직장동료, 가족과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가? 당신의 감정에 대한 알아차림과 인정, 그리고 상대방과의 진솔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