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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교수. ⓒ한겨레 
김도형 교수. ⓒ한겨레 

“나도 텔레비전에서 사이비 교주 고발 프로를 보면, ‘저런 사이비 종교가 어디 있겠어?’라며 딴 세상 이야기인 줄만 알았다. 그런데 사이비 종교는 멀리 있지 않다. 여성들이 (성범죄에 노출된 채) 정명석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에게 ‘주님 피곤하시죠’ 하는데, 그들도 딴 세상 사람이 아니라 우리들의 귀한 딸이고, 동생이다.”

<문화방송>(MBC)이 제작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에 공개돼 충격을 던져준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 8편 가운데 핵심인 제이엠에스 편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결정적인 구실을 한 이가 김도형(50) 단국대 수학과 교수다.

9일 서울 공덕동 한겨레신문사에서 만난 김 교수는 이번 다큐로 인해 사회적 파장이 커져 정명석의 실체를 세상에 알릴 수 있게 된 흥분보다 예전처럼 일회성으로 끝나버릴까 봐 우려가 크다. 정명석이 다시 활개 치고 다니게 될 걸 걱정하는 것이다. 과거 미꾸라지처럼 법망을 피했던 그가 다시 석방된다면, 정명석과 제이엠에스는 영원히 제어할 수 없게 될 것이란 게 그의 예상이다.

‘이렇게까지 실체가 세상에 알려졌는데도 정명석에게 또 당할 사람이 있을까’란 일반적인 의문에도 그는 “천만의 말씀”이라고 말했다. 검찰과 언론, 정계까지 정명석의 손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면서, ‘정명석과 제이엠에스는 지금 가까이에 있다’고 누차 강조했다. 그는 그 사례 중 하나로, “1999년 <그것이 알고 싶다>(SBS)에서 정명석을 고발할 당시 방송국 내 모든 전화기가 동시에 울린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으냐”며 “늘 내통자는 우리 곁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과학고를 2년 만에 마치고, 카이스트에 입학해 수학과 물리를 복수전공한 재원이었다. 그가 친구를 따라 대학 강당에 갔다가 정명석을 처음 본 게 1995년 4월이었다. 그는 “첫 대면에서 정명석의 설교를 듣는 순간 구역질이 났다”고 한다. 그 뒤로 수많은 여성이 정명석에게 성폭행당한 사실을 알게 된 그는 분노했다.

1999년 1월 제이엠에스의 ‘황양 납치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뒤 ‘이대로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엑소더스 제이엠에스’ 출범을 결심했다. 엑소더스 제이엠에스에는 그의 생각에 공감하는 이들부터 피해자들까지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20여년간 폭행, 부친이 당한 테러 등 큰 고초를 겪었다. 심지어 특수강도 혐의로 20일간 구치소 신세를 지기도 했다. 사연이 기가 막힌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 포스터 중 일부. ⓒ넷플릭스 제공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 포스터 중 일부. ⓒ넷플릭스 제공

서울 명동에서 여성 300여명을 선교해 정명석에게 보내는 역할을 하는 단체가 명동전도단이었다. 이 단체를 진두지휘했던 김아무개 목사는 정명석에게 성추행을 당한 여성들을 자기도 신앙 테스트 한다며 성추행했다. 이를 안 정명석이 김 목사를 반죽음이 되도록 폭행했으나, 여성들을 거짓된 말로 포섭하는 김 목사의 능력(?)을 인정해 명동전도단을 없애지 않았다.

정명석에게 앙심을 품은 김 목사는 피해 보상 소송에 나선 여성 피해자들을 도와주는 척하면서 승소한 여성 피해자들의 배상 금액 2억1천만원을 가로챘다.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여성 피해자들을 상대로 또 다른 성범죄에 노출되도록 유도했다. 또 그 내용을 낱낱이 자신에게 보고하게 했다. 그는 이 사실을 협박의 도구로 사용하며 피해자들을 두려움에 떨게 했다. 이를 보다 못한 김 교수가 엑소더스 제이엠에스 회원들과 함께 김 목사의 집에 들어가 영상물이나 서류 등 성범죄 증거물로 보이는 물건들을 들고나온 게 특수강도 혐의를 받은 것이다.

이뿐만 아니다. 그는 회원들과 함께 자비를 들여 홍콩까지 가서 당시 수배 중이던 정명석을 직접 쫓았다. 그 과정에서 엑소더스 제이엠에스 사무실에 제이엠에스 신도들이 난입해 회원들을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회원 김형진씨도 당시 이 테러를 당해 죽을 뻔했다.

김도형 교수. ⓒ한겨레 
김도형 교수. ⓒ한겨레 

그는 우리 사회에서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일반인이지만, 성범죄자 정명석을 따르는 제이엠에스 회원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고 증언한다. “제 부친을 테러한 이들 가운데는 초등학교 교사와 전 프로야구 선수도 있었다”고 말한다.

그는 이어 제이엠에스 신도인 현직 검사에 대한 에피소드도 말했다. 정명석을 추적하기 위해 홍콩행을 준비했을 때다. “그 과정에서 제이엠에스 신도인 현직 검사가 내 출입국 기록을 불법 조회한 것을 알고 고소했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그 검사가 정명석을 돕기 위해 그의 성범죄 수사 기록을 검찰청 문서보관소에서 대출한 사실까지 알게 되었다고 한다. 결국 그의 집요한 추적과 증거 확보 등을 통해 검사는 면직됐다.

제이엠에스가 신도들을 모으는 방식은 매우 교묘하다고 한다. “처음엔 정체를 감춘다. 대학가 탁구 동아리, 치어걸 모임, 모델학원 등을 통해 젊은 여성들을 모은 다음 가족처럼 잘해주면서 매우 친밀한 관계를 형성한다. 그 뒤 ‘모두가 성경공부를 하는데 너만 빠질 것이냐’ 하며 도저히 빠져나갈 수 없게 한다.”

정명석의 실체가 드러났는데도 여전히 피해자들이 나오는 이유에 대해서 그는 “제이엠에스의 전략·전술도 40년간 갈고 다듬은 것이라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치밀하다”고 말했다. “선생님의 행동을 인간의 눈으로 보지 마라. 선생님은 하나님을 대신한 분이어서 신의 눈으로 보면 사랑을 받은 것”이라고 하는 식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정명석을 피해자들로부터 격리시키려다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이 됐다”며 “전면적인 조사로 정명석을 영구 격리해 내가 학자로서 연구에 전념할 수 있게 해달라”고 말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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