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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틀 포레스트' 스틸컷.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영화 '리틀 포레스트' 스틸컷.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기억력 감퇴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겪게 되는 노화 현상이다. 일상 생활을 유지해가는 가장 기본적인 기능 가운데 하나인 기억력이 떨어지면 업무 생산성은 물론 삶의 질 자체가 저하된다. 기억력 감퇴가 곧바로 치매 전조 증상은 아니지만 기억력 감퇴를 예방하거나 늦추는 것은 노년기의 삶을 풍부하게 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노화 뿐 아니라 알츠하이머병 위험인자인 아포지단백E(APOE ε4 genotype) 유전자, 만성 질환, 생활습관 등 여러 요인이 기억력에 영향을 끼친다. 이 가운데 생활습관은 마음 먹기에 따라 쉽게 바꿀 수도 있는 것이어서 이에 관한 연구들이 늘어나고 있다.

중국 국립신경장애센터가 중심이 된 국제 공동연구진이 건강한 생활 습관이 기억력 감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브리티시메디컬저널’(BMJ)에 발표했다. 2009년부터 2019년까지 60살 이상 노인 2만9천명(평균 연령 72살)을 추적한 연구 결과다.

 

6가지 건강한 생활습관의 기준은?

운동하는 사람. ⓒJonathan Borba on Unsplash
운동하는 사람. ⓒJonathan Borba on Unsplash

연구진이 기억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대상으로 삼은 건강한 생활 습관은 식단, 운동, 대인 관계, 인지 활동, 금연, 금주 6가지였다.

연구진은 운동에선 세계보건기구의 지침인 매주 150분 이상 중강도, 또는 매주 75분 이상 고강도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경우를 건강한 습관으로 분류했다. 어떤 운동이 중강도인지 확인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대화력 시험이다. 대화는 할 수 있지만 노래를 부를 수는 없다면 중강도 운동이다. 운동을 멈추지 않은 상태에서 몇 마디 말만 가능한 정도면 고강도 운동이다.

흡연에선 흡연 경험이 없거나 최소 3년 전에 금연한 경우를 건강한 습관으로 분류했다. 음주에선 전혀 술을 마시지 않거나 가끔 마시는 사람을 건강 생활습관으로 분류했다. 나머지 3가지(대인관계, 인지 활동, 식단) 습관에서는 전체의 상위 40% 이내에 들면 건강한 습관으로 분류했다.

마작하는 사람들. ⓒAlbert Hu on Unsplash
마작하는 사람들. ⓒAlbert Hu on Unsplash

우선 식단에선 12가지 식품(과일, 채소, 생선, 고기, 유제품, 소금, 기름, 달걀, 곡물, 콩, 견과류, 차) 섭취량을 기록하도록 해 평가했다. 인지활동(쓰기, 읽기, 카드, 마작 등)과 대인 관계(모임이나 파티 참석, 친구나 친지 방문, 여행, 온라인 채팅)에선 각각 활동 빈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식습관에선 12가지 식품 중 7가지 이상을 매일 섭취하는 경우, 인지 활동과 대인 관계는 1주일에 2차례 이상 하는 경우가 건강한 생활 습관의 기준선이 됐다. 

 

건강 습관 다 갖추면 치매 위험 90% 낮아져

연구진은 건강한 생활 습관이 4~6개이면 호의그룹, 2~3개이면 평균 그룹, 0~1개이면 비호의 그룹으로 분류했다. 분석 결과 6가지 생활 습관 중 기억력 감퇴를 늦추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건강 식단으로 나타났다. 이어 인지 활동, 운동이 그 뒤를 이었다.

10년의 연구 기간 동안 치매로 진단받은 비율을 살펴보면 건강한 생활습관에 호의적인 그룹은 비호의 그룹에 비해 치매 발병 가능성이 90%나 낮았다. 반면 평균 그룹은 비호의 그룹보다 30% 낮았다. 연구진은 “이는 건강한 생활 습관이 많을수록 기억력에 긍정적 효과가 있다는 걸 뜻한다”고 밝혔다.

노인. ⓒMatteo Vistocco on Unsplash
노인. ⓒMatteo Vistocco on Unsplash

실험 참가자 가운데 약 20%는 알츠하이머 위험인자를 보유하고 있었다. 연구진은 이 사람들도 건강한 생활 습관이 여럿 있는 경우 기억력 감퇴가 더디게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는 유전적으로 알츠하이머 발병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도 생활 습관을 바꿈으로써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알츠하이머 위험인자 보유 여부와 상관없이 연구가 시작될 당시 실험 참가자들의 인지 기능은 정상이었다. 참가자들은 실험 시작 이후 2012년, 2014년, 2016년, 2019년에 각각 인지 능력 평가를 받았다.

이번 연구는 어디까지나 관찰 연구이므로 생활 습관과 기억력 사이의 인과관계를 규명한 것은 아니다. 연구진은 그러나 생활 습관을 통해 기억력 감퇴를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다는 증거 자료로 활용할 수는 있다고 밝혔다.

*논문 정보

Association between healthy lifestyle and memory decline in older adults: 10 year, population based, prospective cohort study
BMJ

한겨레 곽노필 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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