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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열린 윤석열 대통령 퇴진·김건희 여사 특검 촉구 촛불승리전환행동 집회에서 ‘아들 학교 폭력’ 정순신 전 본부장 비판 피켓을 들고 있는 시민(왼)과 서울 서대문구 국가수사본부의 모습(오). ⓒ뉴스1
25일 열린 윤석열 대통령 퇴진·김건희 여사 특검 촉구 촛불승리전환행동 집회에서 ‘아들 학교 폭력’ 정순신 전 본부장 비판 피켓을 들고 있는 시민(왼)과 서울 서대문구 국가수사본부의 모습(오). ⓒ뉴스1

학교폭력 가해자인 자녀의 강제전학을 막기 위해 ‘끝장 소송’을 진행한 정순신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변호사)이 임명 하루 만에 물러났지만, 여론의 공분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정 변호사가 ‘전학 처분 취소 소송’을 대법원까지 끌고 가는 등 모든 수단을 사용하며 가해자가 결국 처분 이후 1년간 등교한 사실 자체가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는 것이다.

26일 과거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 위원으로 활동한 적 있는 학부모 ㄱ(52)씨는 “강제전학 조처는 웬만하면 나오지 않는다. 그만큼 학폭 사안이 악질이었다는 건데 (정 변호사가) 법을 잘 알아서 대법원까지 계속 질질 끈 것이지 않으냐”며 “이 사안을 보며 부들부들 떨렸다”고 말했다.

서울대 사회과학대 재학생인 ㄴ(23)씨도 “피해 학생은 명문고 안에서도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는데 학폭 이후 정신적 피해로 입시에 성공하지 못했다”며 “가해자 정씨의 입시의 절차적 공정성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지만, 돈과 힘이 있는 자는 죄에도 승승장구하고, 그렇지 못한 자는 피해자임에도 미래가 좌절되는 모습이 불공정하고 불공평한 사회가 아니면 뭘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대학생 안채원(21)씨는 “피해자는 극심한 트라우마 증상도 겪고 실제로 극단적 선택까지 생각했다고 하는데, 그렇게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을 했던 가해자가 좋은 대학에 가서 잘 살고 있다는 사실이 화가 난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 자녀는 고등학생 1학년이던 지난 2017년부터 2018년 초까지 동급생 ㄷ씨에게 지속해서 언어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 변호사가 미성년자 자녀를 대리해 학교폭력 가해로 인한 전학 처분 결정을 취소해달라고 낸 행정소송 판결문을 살펴보면, 정씨는 ㄷ씨에게 “돼지XX”, “빨갱이XX”, “넌 돼지라 냄새가 난다”, “더러우니까 꺼져라” 등과 같은 발언을 수차례 했다.

ㄷ씨는 극심한 정신적 고통으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공황장애 등을 진단받고 병원에 입원했다.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다. ㄷ씨의 신고로 학교폭력 사실을 조사하던 학교 쪽은 추가 피해자가 1명 더 있는 것으로 파악한 뒤, 2018년 3월 정씨에게 전학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이후 정 변호사 쪽이 낸 재심 청구로 전학 처분은 취소됐다.

이후 ㄷ씨는 “걔(정씨)랑 같이 수업을 듣는다. 자기가 변호사 선임해서 무죄판결 받았다고 떠들고 다니고, 애들은 그걸 듣고 웃고. 정말 악마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학교 교사는 가해자가 반성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부모의 책임도 언급했다.

이 교사는 “부모님께서 책임을 인정하는 것을 되게 두려워하셔서 2차 진술서 같은 경우는 부모님이 전부 코치해줘서 썼다”며 “저희가 조금이라도 선도하려는 시도가 있을 때마다 어떻게든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했다.

그해 6월엔 피해자 쪽이 가해자의 전학 취소에 불복해 재심을 청구했고, 정씨는 다시 전학 처분을 받았다. 그러자 정 변호사는 2018년 7월 춘천지방법원에 징계 처분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냈다. 징계 효력을 판결 선고 때까지 정지해달라는 집행정지도 신청했다. 그러나 1~3심 모두 피해자 손을 들어줬다. 이에 정 변호사 자녀는 전학 처분을 받은 지 1년 가까이 지난 2019년 2월에서야 다른 고교로 전학했다. 그는 이듬해 정시로 서울대에 진학했다.

한편, 정 변호사는 지난 25일 <한겨레>에 “아들은 서울대에 정시 전형으로 합격했다. 강제전학을 갔기 때문에 (학교폭력 기록을 주요하게 반영하는) 수시로 대학에 갈 수 없었다”고 말했다. 1년간 이어진 소송으로 전학 처분을 지연시켜 학교폭력 사실이 기재되지 않은 학생생활기록부로 대학에 간 것이 아니냐는 ‘입시 비리’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그러나 당시 서울대 정시모집 일반전형을 보면, 학내·외 징계를 받은 경우 “확인하기 위해 추가 서류를 요청할 수 있으며 감점 요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선 정씨의 전학 처분이 실제 감점 요소로 반영됐는지, 대학이 징계 관련 서류를 제출받은 적이 있는지, 감점의 폭이 합격 여부에 영향을 미칠 정도였는지 등이 밝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혜미 기자 ham@hani.co.kr 고병찬 기자 kick@hani.co.kr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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