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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방영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방송 장면 ⓒSBS 
지난 2일 방영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방송 장면 ⓒSBS 

아이를 낳았다고 모두 다 부모가 되는 것은 아니다. 친부모는 아픈 아이를 버렸지만, 아이를 기른 부모는 아이와의 인연의 끈을 놓지 않았다. 낳은 정과 기른 정 사이에 놓인 부모는 자신들이 키웠던 그 아이를 잊을 수 없었고, 아이를 위해 부모로 살기로 결심했다. 이 부부에겐 가슴으로 낳은 아이나 마찬가지였다. 

지난 2일에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꼬꼬무)에서는 '뒤바뀐 딸-20년 만의 재회' 편이 방송됐고, '낳은 정'만큼이나 '기른 정'도 소중하다는 특별한 이야기가 전해졌다. 

지난 2일 방영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방송 장면 ⓒSBS 
지난 2일 방영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방송 장면 ⓒSBS 

1981년 이란성 쌍둥이 민경·민아 자매를 키우고 있던 문영길 씨는 우연히 찾은 이발소에서 자기의 쌍둥이 딸 민경과 똑같이 생긴 아이 향미를 만난다. 딸 민경을 꼭 닮은 향미를 보고 자기 딸임을 직감했다. 

향미의 친부모는 아기가 바뀐 상황 자체를 부정했다. 그러나 친자 확인 검사에서 두 아이가 바뀐 게 맞다는 결론이 나왔다. 병원의 부주의로 민아와 향미의 이름표가 바뀌어 버렸던 것.  

 

아이를 되찾았지만, 눈에 어른거리는 향미

지난 2일 방영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방송 장면 ⓒSBS 
지난 2일 방영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방송 장면 ⓒSBS 
지난 2일 방영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방송 장면 ⓒSBS 
지난 2일 방영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방송 장면 ⓒSBS 

민아로 바뀐 향미 씨는 뇌성마비 판정을 받았던 상황. 문영길 씨 부부에게 2년 4개월간 키운 향미는 '아픈 손가락'이었다. 병원에서는 아이가 완치는 힘들지만 꾸준히 물리치료를 받으면 일상생활은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나 아픈 향미 씨를 친부모가 안 데려가겠다고 하니, 문 씨 부부는 아이를 여럿 키울 형편이 안 되는 상황에서도 민아랑 향미 둘 다 키우겠다고 했다고. 

결국 과실을 범한 병원은 중재에 나섰다. 병원은 양측 부모에 보상비를 지원했고, 뇌성마비 판정을 받은 향미의 진료를 평생 돕겠다고 약속했다. 그렇게 두 부모는 고심 끝에 민아와 향미를 바꾸기로 했다. 

지난 2일 방영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방송 장면 ⓒSBS 
지난 2일 방영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방송 장면 ⓒSBS 

 

사라진 향미를 20년 만에 다시 만났다 

아이들을 바꾸고 6년이 지났을까? 쌍둥이 부모는 향미 씨가 사라졌다는 소문을 들었다. 향미 씨의 나이는 당시 8살, 아무도 향미 씨의 행방을 몰랐다. 

문 씨 부부는 향미 소식을 수소문하기 위해 방송에 출연했다. 향미 씨의 가족들이 주민등록 기록을 말소한 상태였는데, 서류상 향미 씨가 완전히 증발해 버리고 만 것. 향미 씨의 가족을 수소문을 해보니, 향미의 엄마와 아빠는 이혼한 상태였다. 

지난 2일 방영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방송 장면 ⓒSBS 
지난 2일 방영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방송 장면 ⓒSBS 

그러던 중 방송 제작진으로부터 향미 씨가 재활원에서 생활 중이라는 제보가 들어왔다. 문 씨 부부는 재활원으로 곧장 달려가 향미를 만났다. 성인이 된 향미 씨를 못 알아볼까 봐 고민했던 것도 잠시, 부부는 20년 만에 만난 향미 씨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갓난아기 때 엄마 껌딱지의 얼굴 그대로였다고.

지난 2일 방영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방송 장면 ⓒSBS 
지난 2일 방영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방송 장면 ⓒSBS 

이들 부부는 혹시나 향미 싸가 혼란스러움을 느낄까, 자신들을 향미 씨의 '후원자'로 소개하며 향미에게 천천히 다가가며 가까워졌다. 

향미 씨는 8살 때 가족과 이별했다고 기억하고 있었다. 향미 씨를 키웠던 할머니와 택시를 타고 도착했던 깜깜했던 곳, 할머니는 거기서 기다리면 엄마가 올 거라고 말했고, 향미 씨는 엄마를 기다렸다. 결국 엄마는 오지 않았다. 울고 있는 향미 씨를 발견한 한 아주머니가 향미 씨를 시설에 데려다줬다고. 

문 씨 부부는 키워준 부모도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서 향미 씨에게 20년 전 그 일을 털어놨다. 향미 씨는 이들 부부의 이야기를 한참 이야기를 듣다가 갑자기 펑펑 눈물을 쏟고 말았다.  

향미 씨는 "나는 엄마, 아빠도 없는 사람처럼 버려진 줄 알았다"며 "안 믿어졌다. 그런데 (문영길 씨 부부가) 아기 때 키워줬다고, 맞다고 믿으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향미 씨는 "(자신을 키워준 엄마, 아빠가) 얼굴하고 입술하고 코하고 어릴 때랑 똑같다고 하셨다. 함께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며 "저를 키워주셔서 감사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들 부부는 향미 씨를 한 달에 한 번씩 만나러 갔다. 그러나 문 씨가 암 투병으로 제주도로 떠났고, 코로나19로 볼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자 향미 씨와는 10년간 만나지 못했다고. 

현재 향미 씨는 재활원에서 나와 자립했고, 활동지원사의 도움을 받아 지내고 있다. 자신을 키워준 부모님과는 일주일에 한두 번 전화하며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2일 방영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방송 장면 ⓒSBS 
지난 2일 방영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방송 장면 ⓒSBS 
지난 2일 방영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방송 장면 ⓒSBS 
지난 2일 방영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방송 장면 ⓒSBS 

꼬꼬무 제작진의 도움으로 부모님과 향미 씨가 제주도에서 다시 만났다. 서로의 얼굴을 마주한 세 사람은 눈물을 터트렸다. 이들은 서로의 손을 꼭 잡고, 아픈 데는 없는지 안부를 물었다. 

향미 씨는 "원래 안 울려고 각오하고 갔는데 엄마 보니까 바로 눈물이 나와버렸다"며 "마음이 좋았다"고 기뻐했다. 

 

양아라 기자 ara.yang@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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