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에서 생활고를 겪던 모녀가 숨진 채 발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달 9일 오전 11시30분께 경기 성남시의 한 다가구 주택에서 70대 어머니 A씨와 40대 딸이 숨진 채 발견됐다.
해당 사건은 며칠 동안 A씨 모녀가 인기척이 없고 전화도 받지 않는 것에 이상함을 느낀 집주인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출동한 경찰은 강제 개방한 집 안에서 A씨 모녀가 숨져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들은 이미 숨진 지 이틀 정도 지난 뒤였다.
집안에서는 A씨 모녀가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가 발견됐는데 “장사하면서 빚이 많아졌다” “폐를 끼쳐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보증금 500만 원으로 월세를 처리해 달라”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경찰은 A씨 모녀가 채무 부담 등을 이유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모녀는 해당 집에서 10년 넘게 월세를 내며 생활해왔는데, 생계는 자영업을 하는 B씨가 책임졌다. B씨는 의류 장사를 하며 50만~200만 원의 수입을 거뒀으나, 수입이 일정하지 않아 늘어나는 빚을 갚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A씨 모녀는 기초생활수급자 바로 위 계층인 ‘차상위계층’이었지만, 월세 50만 원과 각종 공과금 등을 밀린 적이 없어 정부의 지원대상에서 제외됐다. 경찰 관계자는 “부검 결과 모녀의 몸에서 상처 등 타살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모녀는 장례 없이 함께 안치됐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서은혜 프리랜서 기자 huffkore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