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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를 구독한다... '학교 내 디지털교과서 사용' 찬성이 과반수를 넘었다

"디지털에 익숙한 아이들이라 디지털교과서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 vs "학업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오락 용도가 될 것 같다"

출처 에듀넷·티-클리어
출처 에듀넷·티-클리어

사회 전반적으로 빠르게 디지털화가 되고 있는 만큼 학교 현장에서도 디지털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5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한 ‘2023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에 따르면, 2025년부터 새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초등학교 3·4학년과 중1, 고1은 AI(인공지능) 기능을 넣은 새로운 디지털교과서로 수업을 받게 된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학생들이 2025년까지 ‘1인 1기기(디바이스)’를 가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현재의 디지털교과서는 기존 종이 교과서에 용어사전, 멀티미디어 자료, 실감형 콘텐츠 등의 학습자료와 학습 지원 및 관리 기능이 추가된 형태이다. 웹과 앱으로 이용할 수 있고, 교과서 안에는 펜쓰기, 스티커 붙이기, 노트 작성하기 등의 기능이 있다. 아직은 종이 교과서와 큰 차이점이 없어 디지털교과서의 한계를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학교 현장의 디지털화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눠 장점은 최대화, 단점은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이에 교육콘텐츠 전문회사 스쿨잼은 학생과 학부모 및 일반 성인 221명에게 디지털교과서 사용에 대한 찬반 의견을 들어보았다. 그 결과 디지털교과서 사용에 찬성한다는 의견은 52.5%, 특정 학년부터 사용을 찬성한다는 의견은 15.8%, 사용을 반대한다는 의견은 29.0%로 나타났다.

 

<찬성 의견>

1. 무겁게 교과서를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고, 필기 등을 하기 편하다.

▶ 많은 교과서를 일일이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돼서 아이에게 부담이 되지 않습니다. 편하게 메모하고 학습 진도도 쉽게 체크할 수 있어서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적합한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베스**이 / 초등학생 학부모]

▶ 교과서를 만드는 데 종이도 너무 많이 들어가고 책 구입 금액도 만만치 않습니다. 디지털교과서를 사용하면 아이들도 가지고 다니기 편하고, 필요하면 어디서든지 꺼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ap***33 / 일반 성인]

2. 디지털에 익숙한 아이들이라 디지털교과서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

▶ 요즘은 어릴 때 하는 학습지도 디지털을 이용해서 교육하니까 아이가 디지털에 많이 적응되어 있습니다. 디지털을 접하는 시기가 빠른 만큼 초등학생도 디지털교과서를 이용하면 잘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림 / 초등학생 학부모]

▶ 어릴 때부터 디지털에 노출된 만큼, 요즘 아이들은 디지털 콘텐츠를 습득하는 능력도 빠릅니다. 이러한 현시대에 맞춰 디지털교과서로 공부하면 아이들도 보다 능률적이고 재미있게 학습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합니다. [spe****05 / 중학생 학부모]

3. 디지털화 되어 가는 세상에 맞춰 교과서도 변화해야 한다.

▶ 사용해야 한다, 하지 말아야 한다는 논의가 불가능할 정도로 학교 현장에 디지털을 도입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디지털 기기를 종이책보다도 더욱 친근하게 여기는 요즘의 젊은 세대들에게 꼭 필요한 교육법입니다. 디지털 전환은 점점 가속화될 것이기에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효율적인 디지털 기기 활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과도기적인 문제를 잘 해결하면서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때라고 생각해요. [j*h / 중학생 학부모]

▶ 모든 사회가 이제는 디지털화 되어 가고 있는 현실 속에서 언제까지 실물 교과서만 가지고 학생들에게 공부를 가르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화상수업이나 원격수업처럼 비대면으로도 강의를 하고 수업도 받아야 하는 상황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미래를 위해서는 디지털교과서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do****ove / 중학생 학부모]

4. 학습에 대한 아이들의 흥미를 높이고, 더 적극적으로 학습에 참여할 수 있게 만든다.

▶ 지금은 디지털교과서를 쓰지 않지만 옛날에 디지털교과서를 사용하면서 공부에 도움을 받았던 게 기억납니다. 제2외국어는 원어민 발음을 집에서도 들으면서 교과서까지 같이 볼 수 있으니 좋았습니다. 그리고 필기하는 느낌도 좋고, 미술 수업을 할 때 더 다채롭게 색을 섞어 그릴 수도 있었습니다. 홀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좋았고요. [리* / 고등학생]

▶ 디지털교과서를 통해 학생들은 보다 더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학습에 참여 가능합니다. 모르는 단어는 디지털교과서 사전으로 쉽게 찾아보고, 보충심화 자료를 통해 관심 있는 분야는 더 집중적으로 공부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교과서로 더 다양하고 넓은 세상을 만날 수 있습니다. [sp***27 / 초등학생 학부모]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 출처 gettyimagesbank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 출처 gettyimagesbank

5. 디지털교과서에는 다양한 콘텐츠를 담을 수 있다.

▶ 디지털교과서에 담을 수 있는 영상, 시각화 이미지 등을 통해 보다 효과적인 교육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jihw*****21 / 초등학생 학부모]

▶ 디지털교과서를 사용하면 교과와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를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수업도 더욱 다채로워질 것이라 기대합니다. [ha*****dml / 초등학생 학부모]

 

<특정 학년부터 사용 찬성 의견>

중학생부터 사용 찬성

▶ 어린아이들은 아날로그 도서 교과서들과 친숙해질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부모가 아이들의 디지털 기기 접근에 대해 통제하고 교육할 시간을 더 확보하기 위해 초등학생 단계에서는 디지털교과서를 사용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휴** / 초등학생 학부모]

▶ 학습량이 많은 중학교, 고등학교 때부턴 디지털교과서가 효율적일 수 있으나, 그 이전에는 디지털 친화적인 행동을 굳이 강화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뇌가 발달하는 시기에는 그에 맞는 학습 방법(아날로그적)이 필요합니다. [망* / 일반 성인]

고등학생부터 사용 찬성

▶ 디지털교과서도 자제력이 필요합니다. 저도 디지털교과서를 이용해봤는데, vpn 돌려서 딴짓할 사람은 딴짓하고, 자제력 있게 수업 듣는 친구들은 수업을 듣더라고요. 그래서 자제력이 좀 더 있는 고등학생부터 사용하면 좋겠습니다. [정* / 고등학생]

▶ 디지털 기기 활용에서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수업 중 다른 행동을 하거나 기기로 놀기만 하는 것입니다. 고등학생은 수능과 대입 준비라는 확고한 목표가 존재하기 때문에 스스로 자제력을 발휘하는 게 가능합니다. 따라서 오로지 학습적인 측면에서 기기를 긍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은 고등학생 때만 사용하면 좋겠습니다. [h*n / 일반 성인]

 

<반대 의견>

1. 학업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오락 용도가 될 것 같다.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 출처 gettyimagesbank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 출처 gettyimagesbank

▶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수업이 활발해지면서 교육계에도 디지털이 빠르게 도입되는 시점인 건 맞습니다. 하지만 자기주도학습이 이뤄지지 않은 아이들에게는 미디어 중독에 빠지게 하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현재 고등학교 2학년부터 탭을 수업에 연계해서 사용하도록 하고 있는데요. 실제로는 수업에 활용되는 것보다 아이들 놀이감으로 사용되는 게 현실입니다.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할 수 있는 교육의 토대를 갖추고, 아이들이 교과 외에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대책 등을 마련하는 게 우선이라고 봅니다. [mi** *om / 중학생 학부모]

2. 아직 시스템이나 콘텐츠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 온라인 수업을 겪어본 학생으로서 디지털교과서도 사용해 보았는데요, 교과서가 없을 때 유용하게 쓸 수 있다는 점은 좋았습니다. 하지만 세부 기능들이 조금씩 늦게 작동하고 에러가 걸리는 등 서버 구축이 제대로 안 되어 있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이 증상들이 계속 반복된다면 수업 진도를 제대로 따라갈 수 없는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쿠*미 / 초등학생]

▶ 풍부한 멀티미디어 학습 자료, 학생들의 학습 흥미를 높인다는 디지털교과서의 장점을 제대로 구현하기에는 아직 디지털교과서의 콘텐츠 내용과 수준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유튜브나 구글 등을 통한 인터넷 검색을 이용하면 훨씬 더 흥미롭고 학생들이 좋아하는 학습 자료를 얻을 수 있어요. 업데이트가 자주 이뤄질 수 없는 디지털교과서의 콘텐츠들은 어쩔 수 없이 옛날 것, 구닥다리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c*m / 초등학교 교사]

3. 집중력이 떨어진다.

▶ 전자기기를 자주 접하다 보면 집중력이 흐트러지기 쉽습니다. 다른 콘텐츠를 접할 기회도 많아져 학습할 때는 되도록 디지털 기기에서 분리시키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유**뭉 / 초등학생 학부모]

▶ 아무리 디지털 시대라고 하나 가장 기본인 교과서가 전자화되는 것에는 반대합니다. 이미 충분히 디지털 기기에 노출된 아이들이 공교육을 받는 학교에서만큼은 기기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합니다. 아직 성인과는 다른 집중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집중력 측면에서도 부정적이라 생각합니다. [무*니 / 일반 성인]

4. 아이들 건강에 좋지 않다.

▶ 시력 문제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저희 반은 50% 정도가 안경을 쓰거나 렌즈를 낍니다. 초등학생 때도 이런데 중고등학생 때는 더 심각해지지 않을까요? 세계가 디지털화 되어 가는 것은 알지만, 유일하게 전자기기 안 보는 공부 시간마저 디지털화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가* / 초등학생]

▶ 시기상조인 것 같습니다. 예전처럼 책가방에 교과서를 많이 넣고 다니는 시절도 아니고, 청소년 시력도 갈수록 나빠지는데 스마트폰도 모자라 디지털교과서까지 사용하면 눈 건강에 많이 안 좋을 것 같습니다. [js***21x / 고등학생 학부모]

출처 디지털교과서와 함께하는 우리 학교 사례집(웹용)
출처 디지털교과서와 함께하는 우리 학교 사례집(웹용)

학생과 학부모 및 교사에게 실제로 학교에서 디지털교과서를 사용하고 있는지 물은 결과, 137명 중 19.7%가 디지털교과서를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디지털교과서의 개선할 점이나 디지털교과서 사용으로 불편한 점에 대해서도 물었는데, 화질이 떨어지거나 다수의 동시 접속으로 인해 로딩이 느려지는 등의 기술적 한계를 느꼈다는 응답이 있었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태블릿PC를 개인이 소지하고 개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분실과 고장의 우려로 인해 교사가 보관함에 따로 보관합니다. 그래서 디지털교과서를 사용하려면 태블릿PC를 일일이 배부하고 다시 수거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요. 학생들이 어린 경우에는 디지털 기기를 나눠주고, 켜고, 다시 끄고 수거하는 것만으로도 수업의 반이 지나가는 경우가 태반입니다.”라고 말하며 학교 내 디지털교과서 사용의 한계점을 지적했다.

 

스쿨잼 이효진  naverschoo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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