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역 스토킹 살인’ 피해자의 아버지가 전주환(31)에 대해 “다시는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없도록 해달라”고 호소하며, 자신의 딸이 생전 전주환의 스토킹 혐의에 대한 처벌을 요청하며 법원에 제출했던 탄원서를 공개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1부(부장판사 권성수 박정제 박사랑)는 13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과 정보통신망법 위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전주환에 대한 두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는 피해자의 아버지 A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는데, 그는 “시간이 지나면 무뎌질 것이니 가슴에 묻으라지만 제가 느끼는 슬픔과 분노는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아 매일 악몽을 꾼다”며 “아이와 모든 걸 함께할 수 없다고 생각하니 먹먹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전주환에 대해 “형량을 마치고 사회로 돌아와 가족에게 복수할까봐, 제 아이를 아는 주변 사람을 해칠까봐 무섭다. 제2의, 제3의 피해자가 생기면 제 아이의 죽음이 헛되지 않을까 싶다”며 “반성문을 제출해 선처를 부탁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 다시는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없도록 해달라. 법에서 허용하는 가장 중한 처벌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신당역 스토킹 살인범 전주환(31). ⓒ뉴스1
A씨는 자신의 딸이 생전 법원에 제출한 탄원서를 꺼내 읽기도 했다. 탄원서에서 피해자는 “한때 누구보다 꿈이 많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 일을 겪고 제 시간은 멈춘 것 같다. 단 한 가지 희망은 가해자에게 강력한 처벌이 내려지는 것”이라고 요청했다.
또한 “평범한 일상을 회복하고 전처럼 지낼 수 있는 용기를 주시길 바란다. 어떻게든 저도 다시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많이 힘들겠지만 여전히 저는 제 인생이 소중하기 때문”이라며 “그때 용기 내 스토킹 범죄를 고소한 건 참 잘한 일이었다고, 언젠가 스스로 다독여줄 그날이 오길 바란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이와 관련해 재판부는 “피해자가 법정에 이야기한 것처럼 부친의 이야기를 엄중하게 듣고 재판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재판부는 피해자 유족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전주환을 퇴장시킨 뒤 A씨를 증인석에 세웠다. 이후 재판부는 A씨가 퇴장한 다음 다시 전주환을 불러 증언의 요지를 설명한 뒤 입장을 물었고, 전주환은 “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
앞서 전주환은 지난 9월14일 오후 9시쯤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화장실에서 평소 스토킹하던 여성 역무원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수사 당국은 전주환이 피해자의 신고로 먼저 기소됐던 스토킹 사건에서 중형 선고가 예상되자, 선고를 하루 앞두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봤다. 전주환은 피해자가 숨진 뒤 열린 스토킹 범죄 공판에서 징역 9년형을 선고받았다.
지난달 22일에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살인) 혐의로 첫 공판이 진행됐는데, 전주환은 혐의 대부분을 인정하며 “정말 잘못했음을 잘 알고, 후회하고 반성하고 뉘우치며 속죄하면서 살아가겠다”고 했다. 다만 범행 현장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되자, 자신이 했던 말과 달리 화면을 등진 채 돌아앉아 외면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재판부는 오는 1월 10일 전주환의 보복살인 혐의에 대한 변론을 종결하겠다고 선언했다. 같은 날 검찰의 구형도 있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