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듣기 평가 시간이 돌아왔다. 지난 8일 국회 운영위 대통령실 국정감사장에서 윤 대통령의 '이XX' 비속어 논란을 두고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논쟁을 벌였기 때문.
이들의 설전은 이날 국감에서 윤 대통령의 해외순방 당시 비속어 논란 영상을 시청한 후 시작됐다. 이 의원은 "당시 '이 XX들' 발언이 있었냐, 없었느냐?"라고 물었다. 그러자 김 실장은 "지금 들으셨잖느냐. 그게 지금 모든 사람이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 XX'라고 했는데, '이XX'라는 걸 '이XX'라고 말을 못하냐"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음성 분석을 여러 군데 시켰는데..."라고 말하자, 이 의원이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못 부르는 홍길동이냐"고 비꼬았다. 김 실장은 헛웃음 뒤, "본인만 그렇게 옳다고 생각하느냐"고 말했다. 이에 이 의원은 "전 국민이 다 들었다"며 "선택적 기억이냐? 기억조작이냐? 저는 참 어이가 없다"고 분노했다.
이 의원은 "'이XX'를 부정한다면 당시 모든 방송과 신문에 '이XX'라고 자막과 기사를 냈다"며 "이게 가짜뉴스냐"고 호통쳤다. 김 실장은 "지금 '이XX'라는 말이 들렸느냐? 여기서? 여기서 들렸냐? '이XX'라는 말이?"라고 거듭 물었다.
이 의원은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과 기자의 대화내용을 언급하며 "김 홍보수석이 거짓말했다는 말이냐"고 물었다. 9월 21일(미국 현지시간)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이 카메라에 포착된 뒤, 다음날인 22일 김 수석이 대통령의 욕설 발언에 해명을 내놨다.
기자: 어제 발언은 우리 국회를 향해 했단 뜻인가?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 그렇다
기자: 앞부분 'XX들'은 맞고 뒤에 '바이든'은 아니다?
김은혜: 그것 들어보시면 '바이든'이라는 말이 없고 '날리면'이라고 말하셨다
기자: 그럼 앞부분 'XX들'은 맞고 뒤에 '날리면'이라는 것인가?
김은혜: 맞다.
비서실장 "말한 사람이 아니라는데..."
김 실장은 "(김 수석) 앞부분 세모 세모라고 했다고 그런다"며 "저는 여기 안 가봐서 모르겠는데..."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했는데 안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벌거벗은 임금님'을 보는 듯한 그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저 말을 했는지 안 했는지 제일 잘 아는 사람이 누구겠냐"며 "말한 사람"이라고 윤 대통령을 두둔했다.
이에 이 의원은 "기억이 안 나는 것과 '바이든'은 분명히 안 했다고 확신하는 것은 무슨 차이냐? 선택적 기억이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그러자 김 실장은 "바이든을 안 했다는 건 상황상 그렇다는 거고, 그럴 때는 기자가 물어봐야 한다. 말하는 사람한테..."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민심을 거스르지 말라는 말이 있다. 저는 지금이라도 당시에 있었던 말에 대해 사과하는 게 맞다"며 "윤석열 정부는 사과 타이밍을 늘 놓친다. 국민들께서 인지하고 있을 때 사과 하는 게 효과적이지 않느냐"고 일침을 놓았다.
김 실장은 "민심보다 중요한 건 팩트라고 본다. 말한 사람이 아니라는데"라며 "저걸 들어보고 실제로 아니라는 사람들이 많다"고 반박했다.
양아라 기자 ara.yang@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