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 현장을 찾아 한 말에 부적절성이 제기됐다.
핼러윈을 이틀 앞둔 지난 29일 이태원에서는 대규모 압사 참사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31일 기준 154명이 숨졌으며 149명이 부상을 입었다.
30일 오전 10시경 윤 대통령은 "사고 수습이 일단락될 때까지 국가 애도 기간으로 정하고 국정 최우선 순위를 본건 사고 수습과 후속 조처에 두겠다"라는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뒤 현장으로 향했다.
윤 대통령은 먼저 이임재 서울 용산경찰서장에게 재난 발생 현황 설명을 들은 뒤 해밀톤호텔 옆 골목으로 향했다. 해당 골목은 폭이 좁고 경사가 가파르다. 참사 당일 다수의 압사자가 발생한 곳이다.
골목은 어수선했다. 핼러윈 호박, 빈 물병, 검은 비닐봉지와 쓰레기들이 곳곳에 널려 있어 전날 그곳을 오간 사람들의 수를 짐작게 했다.
윤 대통령은 관계자들과 함께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골목을 올랐다. 그러면서 이 서장에게 "여기서 그렇게 많이 죽었다고"라며 말을 건넸다. 이에 현장에 함께 있던 이 서장과 최태영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이 참사 경위에 대해 설명했다. 최 본부장은 "바닥에 노란 부분부터 (길이) 5.7m 내에서 사상자가 나왔다"라고 말했다. 골목을 내려온 윤 대통령이 "(참사가 발생한 골목의) 폭은 얼마나 되냐"고 묻자 이 서장은 3.1m라고 답했다.
"여기서 그렇게 많이 죽었다고"라는 윤 대통령의 발언에 누리꾼들은 분노했다. "'돌아가셨다'도 아니고... 정말 참담하다. 여름 수해 현장에 가서도 저러더니 너무 괴롭다" "고생하시는 현장 인력분들에 존댓말 사용해야 한다" 등의 반응이 잇따랐다.
31일 오전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와 함께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숨진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조문이 이어진 2분 동안 별다른 발언은 없었다.
유해강 기자 haekang.yoo@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