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박한 산불 속에서 마주한 모녀가 보인 것은 눈물이 아닌 웃음이었다.
케이티 조 베니츠는 2021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야키마 소방서의 새로운 훈련생으로 합류했다. 베니츠는 이달 초 산불 현장에 투입되어 산불과 맞서 싸우다가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을 마주쳤다. 바로 그의 어머니 보니 로저스였다.
더욱 놀라운 것은 보니 로저스 역시 소방관 복장을 입고 있었다는 것이다. 로저스는 앞서 2010년 본인의 부서에서 첫 여성 소방관이 되었다. 베니츠는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남성이 대다수인 소방관에 도전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베니츠의 도전으로 인해 두 사람은 모녀 소방관이 되었다.
abc뉴스에 따르면 베니츠는 “어머니는 세 명의 아이를 둔 싱글맘이지만 이 분야에서 계속해서 경력을 발전시켜왔고 우리를 위해 모든 것을 해줬다”라고 말했다. 베니츠는 이어 “어머니가 나에게 그랬던 것처럼 남성 중심의 분야에 관심이 있는 소녀들에게 영감이 되어주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베니츠의 이러한 도전은 로저스에게는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로저스는 “베니츠가 3~4살이었을 때, 나는 구급 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베니츠는 그림 카드를 들고 나에게 설명하며 내가 공부하는 것을 도왔다”라고 전했다.
로저스는 화재 당일 안전요원으로 일하다가 갑작스러운 화재로 인해 코 캐년에 배치됐다. 화재가 컸던지라 많은 소방관이 투입되어 있었기에 로저스는 그곳에서 딸을 마주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날 로저스는 안전요원이었기에 현장의 다른 소방관들을 살피고 있었고, 그 순간 익숙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바로 딸 베니츠의 웃음소리였던 것이다.
베니츠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이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엄청난 행운이라 생각한다. 엄청난 사람이 내 옆에 있는 것은 더 큰 행운이다. 어머니는 내가 매일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게 해줬고, 오늘날의 내가 되기까지 많은 영감을 줬다”라고 말했다.
또한 베니츠는 ‘#womeninfire’ 해시태그를 덧붙였다. 세계 각지의 여성 소방관들이 ‘#womeninfire’ 해시태그를 통해 (소방관인) 자신의 일을 알리고 있다.
베니츠와 로저스의 이야기는 abc뉴스 외에도 굿모닝 아메리카, 야크트리뉴스 등에 소개됐다.
남유진 기자 : yujin.nam@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