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참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던진 막말에 대통령실이 해명에 나섰다. "사적 발언"에 불과하다는 게 대통령실의 입장이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사적발언을 "외교적 성과로 연결시키는 것은 대단히 적절치 않다"고 당부했다. 48초 서서 이야기한 것은 '한미 환담'이 되는데, 왜 공적인 자리에서의 윤 대통령의 발언은 사적 발언이 될까?
문제의 사건은 윤 대통령이 22일 '글로벌펀드 제7자 재정공약' 회의장에서 걸어 나오면서부터 시작됐다. 윤 대통령은 자기를 수행하던 박진 외교부 장관과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등에게 이런 말을 던졌다.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
불행하게 윤 대통령의 막말은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겼다. 파파라치도 아니고, 대통령의 해외 순방을 공식 취재하는 기자들이 찍은 영상이었다. 윤 대통령이 말한 '국회'는 미 의회를 말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비속어로 미국 의회를 폄훼한 것이라면, 외교적 실례가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대통령실 "공적 발언 아닌 것은 분명"
대통령실은 이런 상황을 보고도 사과 대신 윤 대통령의 사적인 일로 넘겼다. 윤 대통령이 마이크 앞에서 발언하지 않았기 때문에?
언론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실 관계자는 "무대 위에서 공적으로 말씀하신 것도 아니고 그냥 지나가면서 한 말"이라며 "진위도 사실 판명을 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대한민국 국익을 위해 힘든 일정을 소화하는데 그런 일로 외교참사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상당히 유감스럽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공적 발언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면서 "어떤 회담과 관련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신 게 아니기 때문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공식적인 행사가 끝나지 않은 자리였다. 사적인 발언으로도 대통령이 하기엔 부적절하고 꺼내면 안 되는 말이었다.
양아라 기자 ara.yang@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