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신년사에서 현장 안전을 위해 인공지능(AI)과 로봇을 내세우며 한 말이다. 그동안 현장 안전 문제와 중대재해로 포스코그룹 전체가 흔들려 온 만큼 끊임없이 안전을 강조하며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이 계속해서 겪어온 중대재해와 현장 안전 논란을 AI와 로봇 기술 개발을 통해 극복해낼 수 있을지 앞날이 주목된다.
8일 재계에 따르면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AI와 로봇 기술을 활용한 '인텔리전트 팩토리'를 내세우며 안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8일 재계에 따르면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그룹의 중대재해 논란을 '인텔리전트 팩토리'를 필두로 한 AI·로봇 기술 개발로 돌파하고 있다.
장인화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안전'이라는 단어를 10차례나 언급하며 현장 안전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다짐했다. 장인화 회장이 선택한 길은 '기술에 토대를 둔 안전'으로 보인다.
장인화 회장은 신년사에서 "제조 현장에 '인텔리전트 팩토리'를 확산하고 고위험·수작업 현장에 로봇을 활용한 무인화 기술을 적용해 기술에 토대를 둔 안전하고 쾌적한 일터를 구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인텔리전트 팩토리는 공장 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며 제어하는 '스마트 팩토리'에서 진일보해 AI가 로봇을 포함한 공장의 모든 것을 직접 판단하고 관리하는 혁신적 공장 모델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기존 스마트 팩토리는 사람이 조종하지 않고 자동으로 작업을 처리하는 '자동화' 수준이다"며 "인텔리전트 팩토리는 AI가 직접 판단하고 작업할 수 있는 '자율화' 수준으로 고도화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포스코그룹의 모태인 철강회사 포스코는 인텔리전트 팩토리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제강 공정 등 기본 생산 공정에 AI를 적용해서 실제 생산에 들어가기도 했다.
포스코는 인텔리전트 팩토리에 필수적 요소인 무인화를 위해 로봇을 선제적으로 도입해왔다.
포스코는 최근 보스톤다이내믹스에서 제작한 로봇 개 '스폿(Spot)'을 도입해 고온·가스·분진 등에 노출되는 고로 주변이나 고지대에서의 작업을 돕고 있다. 기존에 사람이 직접 레이저 온도계 등으로 점검하던 것을 무인 로봇이 대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포스코는 보스톤다이내믹스에서 제작한 로봇 개 '스폿(Spot)'을 도입하는 등 위험한 작업을 적극적으로 무인화시키고 있다. ⓒ 포스코 스튜디오
포스코 관계자는 "기존에 사람이 들어가면 위험할 수 있는 공정을 로봇으로 적극적으로 대체하고 있다"며 "노동자의 생명뿐 아니라 건강과 부상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텔리전트 팩토리 도입을 주도하는 건 포스코만이 아니다. 포스코그룹의 다른 자회사인 포스코DX도 지난해 1월 심민석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한 뒤 그룹의 디지털 대전환(DX)을 주도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포스코DX는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AW 2026: 스마트공장·자동차사업전'에 참가해 전시관을 열었다. 포스코DX는 해당 전시관에서 인텔리전트 팩토리와 안전 플랫폼을 뒷받침하는 'AI 워크포스(AI Workforce)'를 전면에 내세웠다.
포스코DX가 4일부터 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AW 2026: 스마트공장·자동차사업전'에 참가해 전시관을 열어 'AI 워크포스'를 시연하고 있다. ⓒ 포스코DX
포스코DX에 따르면 AI 워크포스는 사무 분야와 제조·안전 분야에서 AI 에이전트를 새로 도입·근무시키는 방식이다. 이원화된 산업 현장을 AI를 통해 유기적으로 연결해 연결하면서 운영 효율성과 안전성을 증가시킨다는 것이다.
또한 포스코DX는 AI와 로봇을 융합한 '피지컬 AI'도 현장에 확산하고 있다. 고위험·고강도 현장에 산업용 로봇을 도입함과 동시에 물리적 설비와 로봇을 AI를 통해 자동 제어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를 위해 크레인·항만하역기 등 거대한 물리적 설비에 비전 AI 센서 등을 적용해 자동화를 구현하고 있다.
포스코DX 관계자는 "AI 워크포스를 통해 사무 환경 AI 에이전트와 산업 현장 AI 에이전트가 고중량·고위험 현장에서 사람이 하기 어려운 일들을 대신 수행해줄 수 있다"며 "피지컬 AI가 지원하는 비전 AI 센서 등으로 위험한 상황을 자동 인지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장인화 회장이 안전을 계속해서 강조하며 인텔리전트 팩토리를 내세우는 것은 포스코그룹이 지난해 연속적으로 겪은 안전 사고와 중대재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2025년 한 해 동안만 포스코그룹 내에서 11건의 사고가 발생해 12명이 사망했다. 그 중 대부분은 제철소와 건설사인 포스코이앤씨에서 발생한 사고였다.
4월에는 신안산선 광명터널 붕괴로 포스코이앤씨 노동자 1명이 숨졌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7월29일 국무회의에서 "포스코이앤씨에서 올해 5번째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했다고 한다"며 "똑같은 방식으로 사망사고가 나는 것은 결국 죽음을 용인하는 것이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의 따가운 질타에도 8월4일 광명-서울 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1명이 다시 숨졌다. 결국 정희민 당시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이 다음날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후임으로는 최고안전책임자(CSO) 출신인 송치영 사장이 선임됐다. 송치영 대표이사는 첫 행보로 사고 현장을 방문해 "당장의 경영성과보다 가장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최우선 과제다"고 말했다.
포스코그룹은 이어 그룹 안전특별진단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9월에는 안전 전문 자회사인 '포스코세이프티솔루션'을 19번째 자회사로 설립했다.
장인화 회장은 "그룹 사업장에서 연이어 발생한 안전사고로 피해자와 유가족들께서 큰 아픔을 겪으셨다"며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작업 현장의 안전이 최우선 가치임을 다시 한번 마음 깊이 되새기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사망사고는 끊이지 않았다. 11월5일에는 포스코DX의 하도급업체 소속 노동자들이 포항제철소에서 가스 흡입 사고를 당해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12월18일에는 또다시 포스코이앤씨 노동자 1명이 신안산선에서 철근 낙하로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