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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이 힘들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서거 이후 '군주제'가 시민들을 불편하게 하는 이유 8가지

빈부격차를 느끼게 하는 왕실.

출처: 게티이미지(좌)/트위터(우)
출처: 게티이미지(좌)/트위터(우)

예상하지 못했을 여왕의 죽음은 영국 시민의 생활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 시대의 종말이자 주목할 만한 역사적 순간이었지만, 국가적인 애도 분위기가 불편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가 있다.  대표적인 예로, 월요일 여왕의 장례식이 끝날 때까지 은행 휴일이 계속될 예정이다. 전체 애도 기간은 무려 12일이다. 

현대 영국인의 삶에서 군주가 숨진 게 처음이더라도, 오랫동안 진행되는 의식과 요구되는 슬픔의 정도가 너무 심하다. 많은 사람이 영국 여왕의 서거 애도 기간 중 생활이 불편하다고 호소하고 있는 이유를 알아보자. 

1. 영국 왕실과 일반 시민의 빈부격차가 그 어느 때보다 크게 느껴진다

군주제는 화려함과 의례, 그리고 풍요로움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이 기본 예산과 치솟는 물가에 대해 걱정하고 있는 시기에, 호화로운 행사를 통해 왕실의 특권을 다시 보게 됐다. 그 어느 때보다 사람들에게 부의 격차를 느끼게 된 것이다. 

올겨울 수백만 명의 영국 시민이 연료 빈곤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며, 인플레이션은 40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고 있고 식료품 가격도 치솟고 있다. 업계 전반은 낮은 임금에 대한 파업을 고려하고 있다. 즉, 왕족들이 누리는 화려한 생활 방식은 괴리감만 느끼게 한다. 

 

2. 시민의 일상적인 삶이 멈췄다 

여왕의 장례식은 9월 19일(현지시각) 월요일에 거행된다. 이날은 은행 휴일로 정해졌다. 그리고 의료 전문가들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사업체들이 고인이 된 군주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하기 위해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 많은 이들이 꼭 필요한 병원이 휴업하며 불편함을 겪고 있다. 시민들은 갑자기 몇 달 전에 예약한 중요한 검사 등도 받지 못하게 된 것이다. 시민들은 미리 계획했던 유방암 검사, 임신 초음파 검사, 코로나19 백신 접종 등도 다 할 수 없게 된 상황이다. 

그리고 우연히 같은 날 열리는 다른 시민 장례식이 취소됐다. 축구 경기부터 성소수자(LGBTQ+) 축제까지 행사도 취소됐다. 이는 영국 정부가 이 애도 기간에도 행사가 진행될 수 있다고 약속했지만 취소된 것이다.

이외에도 대형 축제도 취소됐다. 이 축제가 개최될 공원을 소유하고 있는 사우스워크 의회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축제의 평판과 공공 안전을 이유로 행사를 취소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영국 경찰, 런던 앰뷸런스 서비스 등은 이 기간 동안 여왕의 장례식을 지원하기 위해 "더 이상 행사를 지원할 자원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센터 파크스는 또한 여왕의 장례식을 존중해야 한다며 월요일에 휴가객들에게 영국 유적지를 떠나라고 명령했다. 

3. 애도 기간에 영국 비즈니스를 침체기로 몰아넣을 수 있다

애도 기간을  포함하여 장례식을 앞두고 발생하는 취소는 기업에도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해크니 카니발은 지난 주말에 취소됐다. 행사를 위한 음식 제공자들은 그 결과 거의 300개의 식사가 낭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장을 은행 휴일로 만드는 것은 경제에 더 큰 타격을 줄 것이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휴가를 내고 사업체들이 문을 닫게 될 수도 있다. 일부 슈퍼마켓과 영화관도 문을 닫았다. 

이는 현재의 생계비 위기와 코로나19의 여파로 휘청거리고 있는 시기에 영국을 경기 침체로 몰아넣을 수 있다. 

 

4. 반군주주의자 시위대가 체포당하고 있다

심지어 반군주주의자들이 공개적으로 항의했다는 이유로 체포되고 일부 기소됨에 따라 지난 며칠 동안 영국의 민주주의에 의문이 제기됐다. 

일부 사람이 시위자들이 평화에 위협이 될 수 있고, 따라서 그들의 체포가 정당하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시민들의 권리에 대한 잠재적인 침해에 관한 강한 우려를 촉발시켰다.

 

5. 영국 어디에나 붙어있는 여왕의 포스터가 과하다

영국 전역에 걸쳐 있는 포스터들은 이제 여왕을 위한 기념 포스터로 덮여 있다. 이 포스터에는 여왕의 생년월일이 새겨져 있다. 심지어 TV 평론가 스콧 브라이언이 런던 지하철에서 지적했듯이, 포스터들은 모두 같은 이미지다.

영국 왕궁이 여왕이 건강이 좋지 않다고 발표한 이후, BBC와 스카이 뉴스는 일제히 이 소깃을 보도했다. 즉, 거의 모든 주요 뉴스가 여왕의 소식만 보도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여왕의 소식 외에도 크리스 카바의 죽음, 계속되는 영국 생계비 위기, 최근 우크라이나 반격의 성공과 같은 이야기들은 주요 뉴스 의제에 오르지 못했다. 시민들은 다양한 뉴스를 듣지 못하게 된 것이다. 많은 이들이 즐겨 보는 TV 쇼도 방영이 밀렸다.

 

6. '왕실의 문제아' 앤드류 왕자 재등장

영국 왕실에서 가장 논란이 많은 구성원인 여왕의 차남 앤드류 왕자. 그는 장례 행렬 동안 공개적으로 많이 목격됐다. 그는 2019년 11월 왕실 직책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2021년 8월, 버지니아 주프레라는 여성은 엡스타인을 고소한 사람 중 한 명인데, 그는 앤드류가 10대였을 때 세 번 그녀와 성관계를 가졌다며 왕실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앤드류는 그 이후로 저자세를 유지해왔다. 생전 엘리자베스 2세 여왕도 그의 지위 박탈에 승인한 바 있다. 하지만 여왕 서거 후 그가 자주 목격되는 모습은 반발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그는 심지어 에든버러에서 장례행렬을 하는 동안 야유를 받았다. 한 사람이 "앤드류, 넌 병든 늙은이야"라고 소리쳤다. 그 시위자는 나중에 평화를 어긴 혐의로 기소됐다.

 

7. 많은 영연방 국가가 독립을 발표하고 있다

여왕이 대영제국의 마지막 보루 중 하나로 여겨지면서, 여왕의 죽음에 대한 영연방 국가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일부 국가는 이를 공화당의 지위를 노리는 기회로 보고 있다. 자메이카의 유명 연예인 올리버 새뮤얼스 경과 같은 인물들은 "여왕은 우리나라에 좋은 걸 주려고 한 적이 없었다"고 발언했다.

영연방 국가 뉴질랜드는 "더 이상 영국 군주를 국가수반으로 섬기지 않고 공화당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앤티가바부다도도 "군주제 폐지 및 공화제로 전환하기 위한 투표를 3년 안에 실시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인도는 14세기 식민지 시절 영국으로부터 도난당한 105캐럿짜리 원석인 코히노르 다이아몬드를 돌려달라고 영국에 공식 요청했다.

 

8. 인종차별의 고조 

유색인종들은 최근 몇 주 동안 특히 군주제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을 때 인종 차별적 공격을 많이 당했다고 말하고 있다. 메건 마클은 백인과 흑인의 혼혈로 영국 왕실의 일원으로서 살 때 겪었던 어려움에 대해 밝힌 바 있다. 그는 장례식 기간에 잠깐 모습을 드러냈을 뿐인데도 소셜미디어에서 큰 반발을 겪고 있다. 

 

* 허프포스트 영국판 기사를 번역,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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