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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모습.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모습. ⓒ뉴스1

쿠팡 와우(유료)회원인 이순정(34·가명)씨는 최근 쿠팡에서 노트북을 구매했다가 작동이 되지 않는 불량품을 배송받았다. 하지만 반품 접수를 하자마자 휴대전화로 ‘쿠팡 서비스 이용 정책에 근거하여 회원님의 회원 자격이 제한되었음을 알려드린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그는 “쿠팡에 항의했지만 상담원으로부터 ‘회원 자격을 제한하는 내부 기준은 알려줄 수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며 “월 4900원씩 꼬박꼬박 내는 유료회원이고, 이전에 잦은 반품이나 환불을 한 적도 없는데, 악성 소비자 취급을 받으니 기분이 나빴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무료반품·무료교환’을 전면에 내걸고 유료회원을 끌어모았던 쿠팡이 품질문제로 반품이나 교환을 하는 소비자들에게까지 ‘회원 자격정지’ 조처를 내려 원성을 사고 있다. 쿠팡 쪽은 무료반품 서비스를 악용하는 블랙컨슈머를 걸러내기 위한 조처라고 항변하지만, 소비자들은 “고객 과실이 없어도 반품이 일정 횟수 이상 누적될 경우, 부담을 줄이기 위해 회원 자격을 정지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며 “쿠팡의 변심”을 성토하고 있다.

쿠팡 누리집에 안내된 유료 와우 멤버십 혜택.
쿠팡 누리집에 안내된 유료 와우 멤버십 혜택. ⓒ한겨레

최근 쿠팡에서 신선식품을 주문했다가 품질이 좋지 않아 몇 차례 반품 신청을 했던 박아무개씨도 회원 자격을 정지당했다. 박씨는 “달걀은 깨지고 깻잎과 상추는 짓무르고 아이스팩은 줄줄 새서 반품을 요구한 것인데, 소비자 탓은 아니지 않냐”며 “유료회원 멤버십 가격을 한꺼번에 2천원 올릴 때는 무료반품 혜택을 앞세우더니 화장실 들어갈 때 마음과 나올 때 마음이 다른 꼴”이라고 꼬집었다. 김아무개씨는 신선식품을 주문했다가 “우유는 터지고 토마토와 바나나 등은 상해서” 반품 요청을 했다가 “회원 자격이 정지될 수 있다”는 경고성 문자를 받았다. 포털사이트의 대형 카페 등에도 이들과 비슷한 일을 겪었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쿠팡 측에서 회원에게 날린 경고성 문자.
쿠팡 측에서 회원에게 날린 경고성 문자. ⓒ한겨레

유료회원에겐 30일 안에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료반품·무료환불을 해줬던 쿠팡은 지난 3월 블랙컨슈머에 대한 대책으로 무료반품 제한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쿠팡 쪽은 멤버십 서비스 이용약관의 금지행위 조항을 통해 ‘반품·교환 시 고의 또는 과실로 상품 전체 또는 일부를 누락하거나 임의로 사용·훼손하는 행위’ ‘진정한 구매 의사 없이 구매와 청약철회를 반복하는 행위’를 무료반품 제한 사유로 들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의 과실이나 단순변심이 아닌 상품의 품질문제로 반품이나 환불을 신청했는데도 회원 자격을 정지시키는 것은 부당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소비자는 “쿠팡 상품 구매 페이지를 보면 ‘입어 보고 결정하세요. 쿠팡 로켓배송 상품은 반품·교환이 무료’라는 문구가 버젓이 뜨는 등 이를 굉장한 혜택으로 내세운다”며 “악성 블랙컨슈머를 걸러낼 목적이라면 회원 자격정지 기준을 명확히 밝히면 될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이러한 “쿠팡의 변심”을 수익성 개선을 위한 조처로 풀이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지난해 최대 매출을 올렸지만, 적자 폭 또한 사상 최대를 기록했기에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시점”이라며 “무료배송·무료반품은 돈을 쏟아붓는 정책이라 초기엔 리스크를 감당하고 회원을 모집하더라도 누적되는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결국 잦은 반품·교환을 하는 회원을 걸러내는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쿠팡 쪽은 이런 비판에 대해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한겨레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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