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을 탈출한 ‘산미치광이’ 호저 2마리 중 1마리가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27일 오전 9시쯤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한 버스정류장 인근에 야생동물 사체가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제주 동부소방서가 확인한 결과 해당 사체는 호저였다. 아사로 추정된다.
앞서 지난 5월 말 제주시 조천읍의 한 사설동물원에서 호저 2마리가 탈출했다. 이 동물원은 총 10마리의 호저를 사육 중이었는데, 개의 습격으로 우리가 망가지면서 호저 2마리가 탈출한 것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설치류로 불리는 ‘산미치광이’ 호저가 동물원을 탈출했다는 소식에 한 때 제주도는 두려움에 떨었다. 평소 소극적인 호저가 적을 만나면 길고 단단한 가시를 세운 채 돌진하는 성향이 있는데, 이 가시가 근육 속까지 파고드는 강력한 힘을 가졌기 때문이다.
한편, 동물원을 탈출했던 또 다른 호저 1마리는 여전히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남은 호저 또한 아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동물원에서 사료를 먹던 호저가 스스로 먹이를 구할 능력이 낮다고 본 것이다.
동물원에 평생 갇혀 있던 호저들이 어렵게 그곳을 탈출했지만, 생존 본응을 잃어버린 탓에 결국 굶어죽게 되는 비극을 맞았다.
도혜민 기자: hyemin.do@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