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가 아침 식탁에 오르는 시리얼의 원료까지 바꾸고 있다.
세계적 식품기업 켈로그가 기상 변화에 따른 쌀 공급 불안정으로 영국에서 판매하는 일부 시리얼의 제조법을 변경하면서, 기후위기의 영향이 농업 생산을 넘어 가공식품의 원료와 소비자의 식품 선택에까지 미치고 있다.
4일(현지시각) BBC에 따르면 켈로그는 기상 변화로 쌀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자 영국에서 판매하는 라이스 크리스피와 코코팝스에 쌀알 대신 옥수수가루와 쌀가루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시리얼 이미지. (기사와는 상관 없는 사진) ⓒ픽사베이
보도에 따르면 켈로그 대변인은 3일 변경된 제조법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고객 의견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아시아 주요 쌀 생산국에서 건조한 날씨로 수확량이 줄고 가격이 오른 것이 원료 변경의 배경이다. 쌀을 완전히 빼는 것은 아니며, 쌀가루는 계속 사용한다.
켈로그는 기상 조건 변화가 시리얼에 사용하는 일부 쌀과 곡물의 품질과 공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일정한 제품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벼 이미지. ⓒ픽사베이
소비자가 확인해야 할 변화는 원료 목록에만 그치지 않는다. BBC 보도에 따르면 제조법이 바뀐 제품 포장에는 '밀 글루텐 함유' 경고 문구가 표시된다. 이는 밀이나 글루텐 섭취를 피해야 하는 소비자에게는 구매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정보다.
이번 조치는 영국에서 판매되는 제품에 해당한다. 켈로그 북미 사업부 대변인은 BBC에 미국과 캐나다에서 판매하는 라이스 크리스피는 제조법을 변경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켈로그의 원료 변경은 기상 변화의 여파가 농장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을 드러낸다.
쌀 생산을 위협하는 기상 요인으로는 엘니뇨가 꼽힌다. 엘니뇨는 적도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는 자연적인 기후 현상을 말한다. 이는 지역별 강수량과 기온에 영향을 준다.
엘니뇨의 영향으로 아시아 주요 쌀 생산지에서 작황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시아는 전 세계 쌀 생산량의 약 90%를 차지한다.
특히 세계 쌀 생산량의 4분의 1 이상을 담당하는 동남아시아에서는 강수량 감소와 고온 현상이 농업 생산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가뭄으로 농업용수 부족이 심화하고 수확량이 줄면 국제 쌀 수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 8월 발표한 전망에서 이번 엘니뇨가 매우 강한 수준으로 발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2027년 2월까지 지속될 가능성을 100%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