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식음료 시장은 단백질과 식이섬유 등 영양소의 다양성, 전통 원료와 감각적 경험 등 제품 자체의 차별화에 주목해왔다.
2027년에는 어떤 제품이냐보다 이 제품이 소비자의 건강 목표 달성에 얼마나 기여하느냐가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식품기업들도 개별 제품의 맛과 기능을 강조하는 데서 나아가 다른 산업과 협력해 소비자의 건강관리 전반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경쟁 영역을 넓혀갈 것으로 관측된다.
식음료와 건강기능식품, 디지털 기기 등을 활용한 통합 건강관리 서비스가 식음료업계의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AI 이미지
4일 시장조사업체 민텔의 '2027 글로벌 식음료 전망'에 따르면 내년 식음료 시장의 핵심 변화는 제품 중심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결과 중심으로 경쟁 기준이 바뀐다는 점이다. 민텔은 이를 '제품에서 시스템으로의 전환(Products to Systems)'으로 정의했다.
민텔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건강 목표에 따라 식음료와 건강기능식품, 뷰티 제품, 디지털 기기 등을 함께 활용하면서 산업 간 경계도 흐려지고 있다. 건강기능식품과 뷰티, 퍼스널케어, 기술 기업들이 기존 식음료 시장의 소비자를 두고 경쟁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앨리스 필킹턴 민텔 식음료 부문 연구원은 "소비자들이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 건강관리 기술, 맞춤형 정보를 활용하면서 식음료 시장의 경쟁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소비자들은 하나의 제품에 의존하기보다 여러 수단을 조합해 건강 목표를 관리하고 있다. 민텔에 따르면 건강 관리를 위해 기능성 식음료를 이용하는 영국 소비자 중 66%는 비타민이나 건강기능식품을 함께 섭취하고 있다. 54%는 운동 추적 기기를, 37%는 식단 또는 영양 관리 앱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음료가 독립적인 소비재를 넘어 건강관리 시스템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다.
체중 관리 시장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더욱 뚜렷하다.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이용자를 겨냥해 식음료뿐 아니라 비타민과 건강기능식품, 스킨케어 제품, 디지털 건강관리 도구까지 관련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과거 체중 관리용 식품에 집중됐던 소비가 이제는 체중 감량 과정에서 필요한 영양 보충과 피부 관리, 부작용 관리 등을 돕는 제품과 서비스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식품기업도 개별 제품의 판매를 넘어 소비자의 건강 목표 달성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특정 식사나 간식, 음료 소비 상황을 선점하는 것보다 소비자가 원하는 결과를 얻는 데 자사 제품이 어떻게 기여하는지가 중요해지고 있어서다. 단백질 음료 역시 다른 음료뿐 아니라 단백질 섭취와 근육 관리를 돕는 건강기능식품, 영양관리 서비스 등과 경쟁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식품기업과 건강기능식품, 뷰티, 헬스케어, 기술 기업 간 협업도 중요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서로 다른 제품과 서비스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소비자에게 명확하게 설명하고, 여러 선택지를 쉽게 활용하도록 돕는 것이 브랜드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협업 제품을 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가 실제로 원하는 결과를 얻도록 제품과 서비스를 연결하는 역량이 중요해지는 셈이다.
필킹턴 연구원은 "소비자들이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먼저 정한 뒤 이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방법을 역으로 찾아가고 있다"며 "식음료 브랜드가 다른 산업의 제품과 서비스가 자사 제품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이해하고, 소비자가 통합적인 건강관리 시스템을 쉽게 활용하도록 지원해야 장기적 충성도를 확보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