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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이 봉쇄한 호르무즈 해협을 역봉쇄하기 시작했다. 직접적 군사적 충돌이 아니라 돈줄을 끊겠다는 것이지만 미국도 함께 고통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누가 더 오래 경제적 압박을 견뎌내느냐의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군의 해상 봉쇄로 인한 추가 군사 충돌이 없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미국이 불리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일각에서 나온다. 

미국과 이란의 '호르무즈 봉쇄'는 어떻게 결판이 날까 :  '누가 더 오래 버티냐'로 결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년 4월 11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국제공항에 도착해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14일 뉴욕타임스와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보도를 종합하면 미국 해군은 13일(현지시각) 10여 척의 군함을 투입하는 등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를 시작했다.

미군의 해협 봉쇄는 이란의 돈줄인 원유 수출을 틀어막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원유는 이란 전체 수출의 50% 이상을,  이란 정부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올해 초 이란에서 경제난이 시민들의 반정부 시위를 촉발한 것을 고려하면 경제적 타격이 이란 정부에 상당한 압박이 될 것으로 미국 쪽은 기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항복을 얻어내지 못할 경우, 마지막 카드로 경제난에 따른 이란 내부봉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한 달 반 전이나 지금이나 쉽지 않을 것이다”고 바라봤다.

이란전쟁으로 신정정권을 둘러싼 국민적 결속이 강해졌기에 민중봉기 가능성이 오히려 전쟁 전보다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이어져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유가가 상승하게 되면 미국을 비롯한 국제 경제에 인플레이션 압박을 줄 수 있다. 

국제유가의 지표 가운데 하나인 브렌트유는 13일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전장보다 4.37% 상승한 배럴당 99.36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전장과 비교해 2.6% 오른 배럴당 99.08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세 자릿수 가격에 근접한 모습을 보였다.

유럽 아일랜드에서는 지난주 치솟는 연료값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가 전국을 거의 마비상태로 몰아넣었다. 아일랜드 정부는 군을 투입해 고속도로와 항구를 강제개방하고 5억500만 유로(한화 약 8800억 원) 규모의 연료보조금 지급을 발표하기도 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사설에서 “이란전쟁 장기화로 걸프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유럽과 아시아 전반에서 인플레이션과 경제침체가 가시화되고 있다”며 “종전협상이 재개될 경우 이란의 지렛대(레버리지)는 더욱 강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이란의 '호르무즈 봉쇄'는 어떻게 결판이 날까 :  '누가 더 오래 버티냐'로 결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년 4월 11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카세야 센터에서 열린 UFC 327 경기에 참석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또한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가 장기화 되면 원유정제 산업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문제는 아시아 쪽 타격이 그대로 미국에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셰일가스 혁명으로 원유수급에서 비교적 자유로워 보이지만, 실상 이는 약점이 될 수도 있다. 

미국의 셰일가스는 경질유(비중이 작고 휘발 성분이 많은 기름)라서 항공유를 뽑아내기에 수율상 적합하지 않다. 이에 미국 서부해안 지역(캘리포니아·워싱턴·하와이)의 항공유 85%를 한국에서 수입한다.

한국에 있는 정유회사들이 해협봉쇄로 그동안 사용하던 걸프만 국가들의 중질유(밀도가 높고 점성이 강한 끈적이는 기름)를 받지 못하게 되면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국가들의 항공유 공급에 차질을 빚어 항공업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더구나 정제산업 시설의 특성상 기존에 사용하던 원유와 종류가 다른 중질유를 사용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원유마다 주요 성분이 달라 공정과 설비에 수정이 필요하고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는 이란을 괴롭힐 수 있지만 역으로 미국과 세계 경제도 고통을 피하기 어렵다. 

글로벌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맞봉쇄가 시간이 지날수록 이란의 목을 조이기보다 미국의 전략적 한계를 노출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시간은 이란편’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전쟁과 그로 인한 에너지 위기를 협상으로 종식하려면 전략적 비전, 인내심, 상충관계를 이해하고 동맹과 협력하는 능력이 필요하지만 난감하게도 그에게는 그런 자질이 없다”며 “이 때문에 미국의 군사적 강경책도, 경제봉쇄도 출구가 불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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