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주요 국가 정상들이 잇달아 중국을 방문하고 있다. '미국 패권주의'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폭주에 유럽이 그동안 소원했던 중국과 다시 손을 잡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이들 국가 정상은 최근 3개월 안에 잇달아 베이징으로 날아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악수를 나눴다. 계속 이렇게 가면 중국이 아니라 거꾸로 미국이 ‘국제 외톨이’가 될 수도 있겠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사진은 이해를 돕기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를 재편집한 것.
26일 독일 주간 슈피겔에 따르면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25일(현지시각) 중국 베이징에서 두 나라의 협력을 강화하는데 뜻을 모았다.
메르츠 총리는 "유럽의 관점에서 독일은 중국과 균형 잡히고, 신뢰할 수 있는 협력관계를 원한다"며 "독일은 중국과 관계를 개선하고 공정하게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메르츠 총리는 취임 뒤 이번에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진행했다. 폭스바겐과 BMW 등 주요 자동차 업체를 포함한 30개 기업 대표단이 함께 중국을 찾았다.
그는 중국 방문 첫날인 24일 베이징 공항에서 내놓은 연설에서 "중국은 강대국 반열에 올랐다"며 "오늘날 중국 없이는 세계적 과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태평양의 평화와 안보에 있어 중국은 결정적 변수다"고 말했다.
이번 메르츠 총리의 방중이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최근 유럽국가 정상들이 연달아 중국을 방문하는 일련의 상황의 연장선에 있기 때문이다.
앞서 페테리 오르포 핀란드 총리는 올해 1월25일 핀란드 정상으로는 9년 만에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났고,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같은 달 28일 8년 만에 50여 명의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 리창 총리 등 중국 지도부와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또한 지난해 12월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회담을 열기도 했다.
이를테면 유럽연합(EU)의 3대 강국인 독일 프랑스 영국의 정상이 잇달아 베이징을 찾은 셈이다.
이런 흐름은 유럽 주요국가 정상들이 중국과 관계개선을 원한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으로 국제구도와 질서에 변곡점이 다가왔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연히 이런 변화의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과 그린란드 위협이 자리잡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유럽의 전통적 주도 국가인 독일, 영국, 프랑스 등 '트로이카'의 고위급이 모두 중국을 방문한 것은 의미가 깊다"며 중국에 유리한 외교적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이동률 동덕여자대학교 교수는 올해 2월 동아시아연구원(EAI)에 기고한 글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부과와 동맹국에 대한 더 많은 국방비 부담 등의 공격적 외교 행태가 중장기적으로 미국의 패권약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중국학계에서 나오고 있다"며 "앞으로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질서가 이전처럼 적극적 지지를 받기 어려울 조짐이 보인다"고 분석했다.